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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봉파파 Mar 14. 2019

어른들이 그림책을 읽어야하는 이유

강지해 作, <나는 힘이 들 때 그림책을 읽는다>

나는 이 책을 이렇게 이해했다. 어른들이 그림책을 읽어야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책. 그림책은 아이들만을 위해서가 아닌 인간을 위해서 존재한다. 즐거울 때, 슬플 때, 우울할 때, 짜증날 때, 위로받고 싶을 때, 도망치고 싶을 때, 너무 힘이 들어 좌절할 때 우리는 그림책으로 위로받을 수 있다. 그림책은 때로는 재미있게, 때로는 엉뚱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우리의 삶을 스스로 마주하게 만든다. 그러면서 토닥토닥 어깨를 치며 괜찮다고, 너도 할 수 있다고, 원래 그런거라고 말해준다. 이 힘들고 고단한 삶 속에서 예쁘고 아름답게 내 삶을 위로하는 그림책이라는 존재가 있다는 게 나에겐 행운이다. 이 책은 그 행운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줬다.

강지해 작가는 스스로를 평범한 엄마라고 소개한다. 그러면서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평범함이라. 그녀가 겪은 모든 일들은 작가의 말처럼 평범한 일들일 수 있다. 출산과 육아, 아내로서의 역할, 딸로서의 역할 등, 그녀의 이야기는 슈퍼스타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냥 우리처럼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다. 하지만 평범한 일들이라고 해서 어찌 무던할 수 있을까. 나는 그녀가 살면서 겪었던 아픔들, 어려움들, 힘듦을 무겁게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내가 공감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작가의 이야기가 정말 평범하지만 매우 힘든 우리의 일상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자신에게 있었던 어떤 일들을 그림책을 마주하며 곱씹는다. 엄마로서의 이야기, 가족 구성원들에 대한 이야기, 내면에 대한 이야기 등 삶의 순간들이 다양한 그림책으로 해석된다. 이런 감성이 이 책의 인기몰이를 하는 것이 아닐까. 작가는 다양한 상황들, 다양한 감정들을 그림책을 보면서 객관화한다. 그래, 이 감정은 이런 이유 때문에 생겼어. 이런 상황은 그림책에 나온 어린 주인공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거지. 그러면서 작가는 불쌍했던, 힘들었던, 어려웠던 자신의 상황들과 감정들을 마주보며 달랜다. 그림책 한 장 한 장이 따뜻함을 더해 작가에게 온기를 불어넣어준다.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잘 알아차려야한다. 그래야 덜 힘들어진다. 내 기분이 언짢거나 우울하다면 그러한 감정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무언가 문제가 있음을 스스로 알아차려야한다. 그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지,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마음을 먹어야하는지 스스로 발전시켜야한다. 만약 그 감정에 매몰되면 언짢은 대로, 우울한 대로만 행동하게 된다. 자신의 감정을 잘 알아차리게 만들어주는 훌륭한 친구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이 책을 통해 그 훌륭한 친구가 자녀에게 읽어주고 있는 그림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 스스로를 위로하고 어루만지기 위해서 그림책이 필요하다.

그림을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림책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친구다아이들에게 읽어주려고 꺼내든 그림책에서 문득 내면의 자신과 마주하는 순간이 있다.”

강지해 작가의 글을 읽으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며 마음속에 짊어진 아픔들을 꺼내보고 있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림책으로 스스로를 관찰할 수 있음을 깨달았고, 사랑의 감정으로 따뜻함을 전수받았으며, 내 마음을 어루만지고 내 삶을 위로하게 되었다. 이런 책을 써 준 강지해 작가에게 무한한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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