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많은 학생들이 희망하는 미래의 직업으로 초등학교 선생님을 꼽습니다. 이유는 다양하죠. 초등학생들을 잘 돌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교사가 적성에 맞는 것 같아서, 안정적인 직업이어서, 편한 것 같아서 등등. 그런 생각들이 옳고 그르고,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초등교원 양성기관 입학의 문을 두드립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초등학교 교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떤 학교에 입학을 하고 어떤 시험을 거치면 될까요?
우리나라에서 초등교사가 되려면 초등교육을 전공해야합니다. 당연히 초등교육전공 과정이 있는 학교에 진학을 해야겠죠? 초등교육전공 과정이 설치된 학교는 많지 않은데요. 먼저 ‘교육대학교’가 있습니다. 교육대학은 <고등교육법 제41조(목적) ① 교육대학은 초등학교 교원을 양성함을 목적으로 한다.> 라는 법률을 근거로 설치가 된 학교입니다. 교육대학교의 졸업생에게는 초등 2급 정교사 자격증을 수여하며 초등교원임용경쟁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죠.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사가 될 수 있는 중등 2급 정교사 자격증과는 다르게, 교육대학교를 졸업한 사람은 무조건 초등학교 교사의 자격만 주어집니다. 교육대학교의 학과는 모두 초등교육과입니다. 교육대학교는 신입생에게 1지망부터 12지망까지 자신이 소속할 심화전공을 선택할 기회를 줍니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미술, 음악, 체육, 실과, 컴퓨터, 윤리, 교육학이 심화전공의 종류인데요. 저는 윤리를 선택해서 윤리심화과정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편의상 윤리교육과라고 지칭하지만 중등교원양성기관의 윤리교육과와는 차원이 다른 개념입니다. 저는 초등교육을 전공하고 심화과정으로 윤리교육을 공부했을 뿐입니다. 교육대학교는 원래 ‘사범학교’로 개교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특성화 고등학교 정도로 비교가 가능합니다. 한국 전쟁 직후에는 교원 수급이 턱없이 힘들었기 때문에 사범학교에 최대한 많은 학생이 들어올 수 있도록 홍보를 했지만 인기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962년에 2년제 대학으로, 1981년에 4년제 대학으로 편제를 바꿉니다. 지금 현재의 교육대학교도 4년제 대학이고 특수 목적 대학교로 분류가 됩니다. 전국에 있는 교육대학교는 10개입니다. 경인교육대학교, 공주교육대학교, 광주교육대학교, 대구교육대학교, 부산교육대학교, 서울교육대학교, 전주교육대학교, 진주교육대학교, 청주교육대학교, 춘천교육대학교가 있습니다. 전국 골고루 교육대학교가 설치가 됐는데요. 특정 지역의 교육대학교를 다닌다고 해서 그 지역에만 임용시험을 지원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부산교육대학교에 다녀도 서울에 지원을 한다면 임용시험에 합격 후 서울발령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고등교육법상 유일한 종합교원양성대학인 한국교원대학교도 초등교육을 전공할 수 있습니다.
고등교육법 제43조(종합교원양성대학)
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특별한 필요가 있는 경우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의 목적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대학을 설립할 수 있다.
② 종합교원양성대학에 관하여는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외에는 이 법 중 교육대학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
대통령령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한국교원대학교 설치령
제1조(목적) 이 영은 「교육기본법」 제11조제1항 및 「고등교육법」 제18조·제19조에 따라 국립학교인 한국교원대학교의 설치·조직 및 운영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설치) 교육부장관의 관할 아래 각급 학교의 교원양성, 교원의 재교육 및 교육연구기능에 관한 사항을 담당하기 위하여 한국교원대학교를 둔다.
제4조(운영의 원칙) 한국교원대학교의 운영에 있어서는 고등교육법 제43조의 규정에 의한 종합교원양성대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교육의 기회균등과 자율성이 보장되도록 하여야 한다.
다른 교원양성기관과 다르게 대통령령을 두면서 교원대학교를 설치한 근본적인 목적은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을 통합 발전시켜 정예 교원을 양성하고 교육연구의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종합교원교육기관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1980년에 프랑스의 고등사범학교(ENS)를 모델로 하는 국립사범대학교의 설립이 건의됐는데요. 프랑스에서는 1대학, 2대학 등으로 대학을 분류합니다. 교원대는 이러한 시스템을 지금도 따르고 있습니다. 1대학은 교육학 및 유·초등 교원의 양성을, 2대학은 중등 인문·사회 계열 교원의 양성을, 3대학은 중등 이학·공학 계열 교원의 양성을, 4대학은 중등 예술·체육 계열 교원의 양성을 담당합니다. 이후 1982년 문교부에서 1991년으로 예정된 중학교 의무교육 전면 실시에 대비하여 적정 수의 교원 확보와 배치를 위해 교원양성종합대학교의 설립을 확정하고 기본 계획안을 발표합니다. 이후 1984년 3월에 한국교원대학교가 설립됩니다. 한국교원대학교는 유·초·중등 사범계 학과가 모두 모여 있으며 본 과정을 마치는 졸업생에게는 희망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공립학교 교원에 임용될 수 있는 혜택이 있었습니다. 이후 1991년부터는 교원 임용시험을 통과해야 교원이 될 수 있도록 바뀌었는데요. 교원 임용시험이 도입된 이후로 매년 많은 수의 합격자를 배출하여 전국 교원양성기관 중 전체 정원 대비 교원 배출 비율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특징은 복수전공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역사교육과로 한국교원대학교에 입학했지만 초등교육을 복수전공해서 초등 임용 시험을 치러 초등 교사가 될 수 있는 길이 있는 것이죠. 제 주변에도 교원대학교를 나온 선생님은 원래 전공이 초등 교육이 아닌 분들도 있습니다.
일반대학교에서도 초등교육 전공을 운영하는 곳이 있습니다. 제주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입니다. 제주대학교 초등교육과는 본래 제주교육대학교로 다른 교육대학교처럼 독립되어 있었으나 제주대학교와 2008년 통폐합 되었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은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유일은 사립대학입니다. 본래 교육대학교는 사범학교였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이 시절에 4년제 대학으로는 유일하게 초등교육전공을 만들었기 때문에 그러한 과정이 유지가 되면서 현재까지 유일한 사립대의 초등교육과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제주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역시 교육대학교와 한국교원대학교처럼 초등교육과의 인기가 매우 높습니다.
저도 교육대학교에 처음 입학할 때 그동안 상상했던 대학교와 조금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교육대학교는 수업 시간표가 고등학교처럼 정해져서 나옵니다. 이 때문에 교육대학교 1학년 신입생을 고등학교 4학년이라고 농담 삼아 부르기도 합니다. 교육대학교는 여학생의 비율이 남학생의 비율보다 높습니다. 제가 입학한 해에 신입생 중 미술심화전공을 선택한 남학생은 단 두 명이었습니다. 나머지 20명의 학생은 모두 여학생이었죠. 모든 학생은 같은 과목을 배우고 같은 공부를 하며 같은 시험을 목표로 하는 동질감이 있습니다. 훗날 같은 직업을 가질 확률도 높기 때문에 대학을 졸업하고도 유대관계가 지속되는 경우가 많죠. 또 학교가 워낙 작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대게 서로를 잘 압니다. 아무튼 이러한 초등교원양성기관의 특성이 한 교사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초등교원양성기관의 질이 높아질수록 교사 직업 수행의 역량도 발전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