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간절하니 이렇게까지도 가능했다
‘빵원의 행복’
[명사] 2015년 12월부터 38주간 지속된 '주1~2회 지출 0원'으로 살아가는 스스로의 동기부여 및 지출통제 프로젝트
[2015년 12월 16일]
‘빵원의 행복’은 처음부터 의식적으로 실행한 건 아니었고 어느 날 우연히 깨닫고 시작하게 됐다.
‘종잣돈을 모으기 시작하면서 내가 정말 지출을 안 하고 있구나.’
라고 스스로 의식하게 된 날, 당시 활동하던 재테크 커뮤니티에 글을 남기고 시작한 것이다.
저때만 해도 댓글 12개 중에 칭찬과 격려도 있었지만, 고작 천 원인데 궁색하게 커피 마실 것까지 굳이 참아야 하냐는 댓글도 여럿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빵원의 행복’과 같은 의미의 ‘무지출데이 실천기’라는 내용의 네이버포스트를 본 적이 있었는데 정말 소름 돋게도 댓글 전체적으로 비판적인 내용들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생에 바빠 월세 받는 임대인의 삶이라는 발상 자체를 쉽게 떠올리지 못한다.
그렇기에 월세 받기 위한 필수과정인 첫 번째 단계, 종잣돈 모으기 또한 마찬가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었다. 나도 과거엔 그랬고 누구나 그랬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작 천 원’인데 라며 궁색 맞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 자신은 의식적으로 알고 있었다. 거의 2년 가까이 하루에 두 번씩 식후 커피를 습관적으로 사 마시고 있었다는 걸 말이다.
매달 22번 출근하고, 하루 두 번씩 천 원짜리 커피를 사 먹었으니 2년으로 계산해보면 무려 228만원이다.
그 당시 커뮤니티에서 유행하던 투자방식으로 228만 원이면 무피, 플러스피 투자도 흔하던 시절이었으니 월세 순익 15~25만 원 정도 나오는 빌라나 오피스텔 한 채 정도는 투자할 수 있었다.
무피 투자: 한자 ‘없을 無’에 영어 비용을 뜻하는 fee, 실투자금이 하나도 안 들어가는 투자
플러스피 투자: 집을 샀는데 오히려 목돈이 생기는 투자
[매매가<담보대출+보증금]일 경우 가능했다.
매일 사 먹던 커피는 사내 PB상품이라 저렴했다. 1천 원이 아닌 2천 원짜리 커피를 사 마시고 있었다면 2년에 456만 원이다.
이 돈이면 당시엔 월세 한 채 세팅하기 충분한 금액이었다. 이렇게 아끼게 되는 돈은 나중엔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빵원의 행복’을 하던 막바지엔 월세 3호기 투자를 위해 한창 왕성하게 부동산을 다니던 시기였다. 그때도 역시나 의식적으로 알고 있었다.
'세 번째 물건까지 투자하고 나면 더 이상 투자할 돈이 없는데 사라져 버리면 어떡하지?’
라는 조바심이 무의식을 사로잡던 시기이기도 했다.
지난 1년 간 재테크 커뮤니티에서 눈에 띄게 열심히 활동하던 분이었음에도 홀연히 사라지신 분들을 너무도 많이 봐왔기 때문이었다.
2015년은 '1년에 42,195페이지를 읽는 독서마라톤'으로 재테크 세계에서 사라지지 않겠다는 동기부여를 해왔다면,
다음 새해엔 무언가 새로운 동기부여 장치가 필요했다. 그렇게 '빵원의 행복'을 시작하게 됐다.
재테크 커뮤니티든 개인 SNS든 어디든 개인적인 목표를 공표하는 건 목표 달성을 위한 동기부여로 정말 중요한 거 같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빵원의 행복을 우연히 시작하게 됐지만 커뮤니티에 목표 선포 후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하다 보니 무지출데이 주1회는 너무 싱거운(?) 거 같아 18주차부터 38주차까진 주2회로 바짝 끌어 연속해서 달성해냈다.
계속하다 보니 마음만 먹으면 주3회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익숙해져 갔다. 실제로 주3회 무지출데이를 두 번 성공하기도 했다. 매주 커뮤니티에 빵원의 행복 달성을 알리며 꾸준하게 이어갔다.
“W H Y ??"
당시를 돌이켜보면 '사라지지 않기 위한 발악'이라는 한 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글을 읽고 혹 하는 마음에 시작할 순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결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내 그만두게 될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혹 하는 마음으로 재테크 카페에 왔다가 생각보다 잘 안되니 이내 사라져 버리고 마는 건 아닌가 싶었다.
그렇기에 평균을 벗어나야 하는 간절함을 먼저 찾아야 버텨낼 수 있다고 이전 글에서 여러 차례 강조했고,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실행력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아는 것과 실행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었다.
독서 마라톤이나 빵원의 행복은 소소하지만 위대했던 프로젝트들이다. 그 과정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 또한 당연히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나에겐 어떠한 ‘롱런의 버팀목’이 있을까. 실행력도 중요하지만 꾸준함 또한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기 위한 나만의 발악 장치(롱런의 버팀목)은 무엇이 있을까.
목표를 세우고 달려감에 있어 이러한 마인드 무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