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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보따리는 비록 가벼워졌지만...

아주 특별한 사진 한 장 #48

by 글짓는 사진장이

출근길이 본격 시작되기 전

두어 시간 남짓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

역 앞 너른 광장을 무대 삼아

도깨비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열리는 군산역 새벽시장.


장사가 잘 되는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남들보다 한 발 먼저 새벽 일찍 길을 나서

추위와 싸우며 정신없이 장사를 마치고 나면

어느덧 어머니 몸은 천근만근 무거워진다.


덕분에 돌아가는 길, 보따리는 한결 가벼워졌지만

몸은 물 먹은 솜처럼 무거워져

아쉬운대로 불편한 열차 좌석 위로 새우처럼 몸을 웅크린채

쪽잠을 청하는 우리 어머니들.


남들은 이제 막 출근하는 이른 아침에

파김치가 돼 기절하듯 쪽잠을 청하시는 그 고단한 모습에

문득 가슴이 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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