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멀리 있어 더 아름답다

이야기가 있는 풍경

by 글짓는 사진장이

달을 가리켜 <달나라>라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그만큼 지리적, 심리적으로 멀게 느껴져서다.

루이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60여년 전까지만 해도 달은 미답의, 미지의 별이었다.


달이 더 멀게 느껴진 건 성능 좋은 망원경 힘을 빌지 않는한 가까이 볼 기회가 없어서였다.

육안으로 그 표면에 난 어렴풋한 무늬만 볼 수 있다 보니 "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다"는 전설까지 전해 내려왔다.

달이 토끼 운운하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면 코웃음을 쳤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던 달이 어느 순간부턴가 우리 곁으로 아주 가까이 다가왔다.

과학기술 발달에 힘입어 인류가 달 표면에 우주선을 상륙시킨 덕분도 있을 거다.

또 고배율 망원경 보급이 늘어나면서 친구놈 여드름 구멍 들여다 보듯 달 표면을 세세히 관찰할 수 있게 된 덕분도 있을 거다.


거기다 요즘은 한 술 더 떠 스마트폰 카메라로도 코앞에 놓고 보듯 달을 볼 수 있게 됐다.

디지털 줌이라곤 해도 100배 줌 기능을 탑재한 녀석으로 최대한 줌인하면 화면 가득 꽉 찬 달을 볼 수 있게 된 거다.

그러니 요즘 사람들 입장에선 달이 아파트 옆동이나 별 다름없을 정도로 가깝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실 달은 예전과 똑같이 아직도 저 먼 하늘 위에 두둥실 떠있다.

대다수 인간들이 예나 지금이나 지구라는 땅 위에 거의 못박혀 살아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심리적 거리는 좀 줄었을지 몰라도 물리적 거리는 조금도 줄지 않은 거다.


그런데 그 어찌해 볼 수 없는 거리감이야말로 달을 비로소 달답게 만드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문득 해본다.

예전보다는 한결 가까워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경외감을 갖게 만드는 거리감 말이다.

덕분에 보름달 뜨는 밤이면 우리 여린 인간들이 가만히 소원을 기대보는 우리들의 <달님>으로 남아있는 거 아닌가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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