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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Feb 27. 2023

화장실 안에까지 찾아온 봄

어느덧 봄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었다



볼 일을 마친 뒤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오는데

낯선 무언가가 내 눈길을 잡아끌었다. 

고추장을 담았던 게 아닐까 싶은 투박한 병에 꽂힌

개나리 가지 하나였다.


주변 어디에서도 아직은 개나리를 본 기억이 없는데

웬 녀석일까 싶었다. 

어쩌면 동료직원 중 누군가가 여행길에 마주친

이른 봄풍경에 취해 가져온 걸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하구한 날 죽어라 일만 하는 동료직원들에게

잠시나마 봄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던 걸거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이제 갓 꽃을 피워낸

가지를 함부로 꺾어온 건 맘에 들지 않았지만, 

동료직원들을 생각하는 그 마음이 좋아보여 좋게,

감사하게 보기로 했다. 

화장실 안에까지 애써 봄을 배달해 준 누군가 덕분에

한층 따뜻하게 느껴지는 오늘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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