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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어머니의 쓸쓸했던 장례식
소소잡썰(小笑雜說)
by
글짓는 사진장이
Jun 16. 2021
1년여 전 일입니다.
친구처럼 지내는 회사 동료에게서 오랜만에 연락이 왔습니다.
차를 두고 와서 그런데 집까지 한번 태워줄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참고로 저희 회사는 시내버스도 드문드문 다니는 시 외곽에 있습니다.
평소 뭘 부탁하는 친구가 아닌지라 선선히 그러마고 했습니다.
분명 뭔가 그럴만한 사정이 있을거라 생각했죠.
그렇게
내 차를 타고 함께
이동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습니다.
한동안 격조했으니 비슷한 또래 자녀들 안부도 묻고, 세상 돌아가는 얘기 등 이런저런 시시콜콜한 얘기도 나눴습니다.
집 앞에 도착해 내릴 쯤이 됐을 때 그는 말했습니다.
"사실은 오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어"라구요.
그러면서 덧붙여 말하기를 "장례식장이 서울 근교라 아무한테도 얘기 안했어.
코로나 때문에 문상도 일체 안받을 생각이야"라고요.
예기치 못했던 갑작스런 얘기에 저는 잠시 뭐라 말해야 좋을지를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몇 년 전 비가 너무 많이 와 적잖이 고생했던 우리 아버지 장례식과 요 며칠 새 많은 비가 내렸던 날씨가
떠올라 고작 해준 말이 "그나마 큰비 피해서 좀 다행이네. 어머니 잘 보내드려" 정도였네요.
쓸쓸한 뒷모습으로 멀어져가는 친구의 뒷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며,
텅 빈 장례식장에서 외로이 어머니를 보내드려야 할 그의 힘없이 처진 어깨를 떠올리며
하지 말라는 광화문집회 열어 나라 전체에 코로나 폭탄테러를 가한 광신도들이 참 원망스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외출이나 여행을 마음대로 못하는 불편은 차라리 사소한 것이라 치더라도
그들 때문에 우린 앞으로도 오래도록 사람과 사람 간에 거리를 유지해야 하고,
결혼식이나 장례식 같은 기쁨과 슬픔도 함께 나눌 수가 없게 돼버렸으니까요.
*불과 1년도 안된 작년 8월에 썼던 글인데, 까마득한 옛날처럼 느껴지네요.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쳐 하루 빨리 코로나를 극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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