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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Apr 25. 2023

철쭉꽃이 필 때면 지리산 바래봉에 가야 한다

모르면 못 가도 알고는 안 갈 도리가 없는 <지리산 바래봉 철쭉제>



지리산 바래봉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철쭉>이다. 산의 모습이 나무로 만든 스님들 밥그릇 '바리때'를 엎어놓은 것처럼 생겼다 하여 바래봉이라 이름 붙었다는 것 따윈 요즘 젊은 친구들 말로 '아웃 오브 안중'이다. 대한민국을 통틀어도 철쭉 풍경으로는 단연코 넘버 원 투를 다툰다는 곳이니 무리도 아니다.


자연 철쭉꽃이 만개하는 이 맘 때면 지리산 바래봉 가는 길은 등산객들로 넘쳐난다. 전국 각지에서 각급 산악회를 필두로 산 좀 탄다는 사람들은 물론이요, 평소 산이라곤 동네 뒷산도 잘 안 올라가는 사람들까지도 저 죽을 줄(?) 모르고 떼를 지어 몰려든다. 이 맘 때만 매년 평균 50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문제는 지라산 바래봉이 그리 만만한 코스가 아니라는 거다. 산 좀 탄다는 사람들이야 험산준령 빼빽한 다른 악산들에 비하면야 바래봉은 밋밋한 능선 수준이라 하품이 나올 정도라 말하는 사람조차 있지만, 평소 산을 안 타던 사람들에겐 악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제법 힘든 코스다.


해발만도 무려 1167미터에 달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리산허브밸리 주차장 출발 기준 왕복거리만 10km에 달하고, 평균 산행 시간도 5~6시간은 걸린다. 3시간이면 충분하다는 사람도 있는데 흉내내다간 자칫 죽는 수가 있다. 살아남아야 천상의 화원을 구경하든가 말든가 할 거 아닌가.


특히 나처럼 평소 산을 잘 안 타던 사람이라면 가다가 중간에 주저앉고 싶을 정도이고, 어렵게 어렵게 산 정상까진 올라갔다 치더라도 내려오는 길엔 다리가 후들거려 고생 좀 하기 딱 좋다. 그렇다고 지레 겁먹고 포기할 필요는 없는게 바래봉 철쭉 보러 갔다가 힘들어 죽었다는 사람이 있단 얘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나중에 다리에 알이 배겨 절뚝거리며 다녔다는 사람들 얘긴 좀 들어봤지만...


하지만 그 모든 걸 상쇄하고도 남을 천상의 화원이 그곳에 있으니 모르면 몰라도 알고는 안 갈 도리가 없다. 바래봉 초입부터 시작해 하나둘 눈을 채우기 시작하는 연분홍 철쭉 화원은 '이 녀석아, 천상의 화원이 코앞에 있다. 게으름 피우지 말고 어서 가랏!' 하고 지친 다리에 채찍질을 가한다. 다리는 힘든데 눈이 즐거오니 어찌어찌 걷다 보면 저절로 바래봉 정상까지 올라와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나 할까.



예년의 경우 4월 말부터 산 중턱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5월 초중순경 바래봉 전체가 연분홍빛 철쭉꽃으로 물들곤 했는데, 올해의 경우 이상기온으로 꽃이 빨리 피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바래봉 철쭉제도 예년보다 일주일이나 빠른 4월22일부터 시작했다고 하니 여행 가실 분들은 참고하면 좋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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