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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May 04. 2023

이 사진 한 장을 위해 난 <부안 마실축제>에 갔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정말 비효율적인 짓이라 할 수 있을 거다. 왕복 120km, 편도 1시간은 가야 하는, 그것도 지역축제엔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교통체증까지 감수하는 대가로는 말이다.


그걸 잘 알면서도 몇 년 전 내가 <부안 마실축제> 갈 결심을 한 건 이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해서였다. 축제 부대행사 중 하나로 열린 <물동이 이고 달리기> 사진이 그것이었다.


지자체 주관 축제들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부안 마실축제도 매우 다양한 볼거리들을 갖고 있고, 즐길거리도 넘쳐나는 지역 대표축제다.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냥 구경꾼 모드로 설렁설렁 걸어다니기만 해도 절로 눈과 귀가 즐거워지는 행사라고나 할까.


하지만 사진에 매우 진심인 편인 내겐 한 가지 안 좋은 습관이 있다. 어쩌다 지역 축제에 가게 되면 가장 마음에 드는 부대행사 1~2개에만 올인하는 게 그거다. 모든 부대행사를 다 쫓아다니기엔 체력 부담이 있는 데다가, 딱 꽂히는 거 외엔 셔터 누르기조차 귀찮아 하는 귀차니즘 병이 있어서다.


그런저런 이유로 몇 년 전 부안 마실축제가 열린단 소식을 듣고, 부대행사 목록에서 <물동이 이고 달리기>를 보자마자 난 딱 그거 하나 볼 욕심으로 행사장을 찾았다. 요즘은 물동이 인 모습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데다가, 각 마을 대표들이 출전해 마을 대항으로 펼치는 이 부대행사는 아주 볼만한 그림이 머릿 속에 그려져서였다.


역시나 기대했던 대로 행사는 아주 만족할 만한 결과를 보여줬다. 살살 걸어도 물이 엎질러질 판인 물동이를 인 채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소속 마을의 승리를 위해 있는 힘을 다해 달리는 참가자들 모습은 올림픽 출전 선수들 못지 않게 아름다웠다.   


부대행사 하나에 올인하느라 내 경우 제대로 다 즐기진 못했지만, 부안 마실축제는 축제 이름이 보여주 듯이 부안군 관내 마을들이 주축이 돼 펼쳐지는 지역주민 축제다. <물동이 이고 달리기> 같은 마을대항 각종 경연대회들이 열리기도 하고, 각 마을 특산품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들이 선을 보이기도 한다.


2023년 올해의 경우 <아가, 너는 속상한 거는 생각도 하지 말고 이쁜 거만 봐라>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따뜻한 할머니 품에 안기 듯 마음의 안정과 위로를 받으며 쉬는 축제를 지향하며 행사를 기획했다.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 중 하나인 바다를 다스리는 거신(巨神) <개양할미>를 모토로 이야기 할머니가 들려주는 개양할미 얘기 <할매스토리>, 할머니가 직접 만든 시원한 음료와 간식을 제공하는 <할매점방>, 이 지역에서 생산된 좋은 재료를 활용해 직접 요리를 해먹는 <텃밭할매 팜파티>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돼 있다.


축제기간은 오늘(5월4일)부터 6일(토)까지 3일 간이며, 부안 매창공원 일원에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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