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림이라곤 1도 모르는 사람이다. 르누아르 그림은 좋아하지만 그가 인상파라는 사실조차 전혀 알지 못했다. 보다 정확히는 인상파가 뭐하는 건지도 몰랐다는 게 옳을 거다.
자연 그림 전시회 따위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 나였다. 그림을 모르니 그림 볼 줄도 모르고, 그림 볼 줄을 모르니 전시회에 가봐야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던 나를 <카페 게르부아에서 인상파를 만나다> 전시회로 이끈 건 신문에 난 모네의 그림 한 장이었다. <파라솔을 든 여인-카미유와 장>이 그것이었다. 그 그림을 사진기사로 접하는 순간 난 전시회에 가봐야겠단 결심을 했다.
예의 모네 그림이 왜 내 발길을 이끌었는진 정확히 설명 못하겠다. 굳이 설명하자면 신문기사에 실린 작은 사진 한 장으로 보기보단 색감과 질감이 제대로 살아있는 대형 그림으로 직접 보고 싶단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그렇게 전주 팔복예술공장에서 열리고 있는 <카페 게르부아에서...> 전시회장을 찾았다. 전시회 이름은 인상주의를 태동시켰던 화가들이 모여들었던 프랑스 파리 바티뇰가의 카페 게르부아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이 전시회에는 내 발길을 이끈 모네를 비롯해 마네, 르누아르, 세잔 등 6명의 인상파 화가들 작품 47점이 레플리카로 전시돼 있다. 나같은 문외한을 위해 참고로 설명하자면 레플리카란 '명화를 원화와 같은 사이즈, 질감, 색감으로 제작한 그림'을 의미한다. 원작에 비할 바는 못 되겠지만, 사진보다는 좀 더 원작 가까운 느낌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림에 문외한이긴 하지만 전시회를 둘러보다 보니 눈에 익은 작품들도 몇 점 보였다. 마네의 <피리부는 소년> 등이 그것이었다. 원작은 아니지만 레플리카로나마 그 유명한 작품을 직관한다는 건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다.
교과서에서나 봤을 법한 인상파 대가들의 작품을 원작 느낌으로 즐긴다는 건 그리 흔한 기회는 아닐 거다. 그림 좋아하는 분들은 한번 관심을 갖고 찾아가봐도 좋을 거란 생각이 든다.
<카페 게르부아...> 전시회는 오는 6월25일까지 열리며, 전시회 장소는 전주시 팔복동 소재 팔복예술공장 A동 2층 전시실이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