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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Jun 04. 2023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덕분에 더 유명해진 천은사



천년고찰 화엄사, 쌍계사 등과 함께 지리산 3대 사찰 중 하나로 꼽히는 천은사는 인기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덕분에 한층 유명해진 곳이다. 드라마 에피소드 중 하나인 문화재 관람료 징수를 둘러싼 소송 실제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비록 해당 에피소드 촬영지는 제주도에 있는 한 사찰에서 이뤄졌지만, 그 에피소드 실제 주인공이 천은사란 게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해당 에피소드가 방영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아내와 함께 천은사를 찾은 적이 있는데, 살짝 놀랐다. 평소에 비해 관람객들이 눈에 띄게 확 늘어서다. 아내와 내가 좋아하는 절집의 고요가 확 깨진 느낌이 들 정도였다.

집에 있기 답답할 때면 아내와 나는 한 번씩 전남 구례 섬진강 쪽으로 드라이브를 가곤 한다. 그리고 그 길목에 천은사가 자리잡고 있어 가끔 들르곤 한다. 대웅전 맞은편에 자리한 빈 전각 안에 들어가 앉아 멍 때리며 넓은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 보노라면 세상 시름이 다 잊혀지는 느낌이 들어서다.

천은사를 처음 찾은 건 우연이었다. 드라이브 길에 한 번씩 절집의 고요를 즐기며 쉬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 전까진 화엄사가 주로 그 역할을 맡아 왔었다. 그런데 그날은 뭣 때문인가 화엄사 쪽이 많이 북적였고, 그걸 피해 한가로운 분위기를 찾다 보니 어찌어찌 천은사까지 가게 된 거였다.

성삼재 올라가는 지리산 일주도로 중간에 위치한 천은사는 첫 인상부터 좋았다. 들어가는 길이 아름다운 데다가 문화재 관람료 소송 사건 주인공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시리 문화재 관람료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처음 갔을 때 아내와 나는 이 사실이 신기하기도 하고 기분 좋기도 했다. 유명 사찰을 찾을 때마다 문화재 관람료를 꼬박꼬박 내긴 내도 기분은 늘 개운치 않았었기 때문이다. 무소유를 지향하는 종교가 필요 이상으로 돈 욕심을 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각설하고, 천은사는 신라 중기인 흥덕왕 3년(828년) 창건된 천년고찰이다. 인도의 덕운(德雲) 스님이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와 명산을 두루 살피던 중 지리산에 들어와 창건했다고 알려져 있다.

창건 당시 천은사의 이름은 <단 이슬이 있는 절>이란 의미를 담은 감로사(甘露寺)였다. 절 안에 마시면 정신이 맑아지는 샘이 있어서 그런 이름이 붙었는데, 1679년 절을 중건 할 무렵 샘가에 큰 구렁이가 자주 나타나 잡아 죽였더니 이후 샘물이 나오지 않았다.

이때부터 <샘이 숨어버려 샘물이 솟지 않는다>는 뜻을 담은 천은사(泉隱寺)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런데 절 이름을 바꾼 뒤 화재가 자주 발생했다. 이에 사람들은 절의 물 기운을 지켜주는 구렁이를 죽인 때문이라며 두려워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조선 4대 명필 중 한 사람 이광사가 수체(水體)라는 글씨체로 물 흐르는듯한 '지리산 천은사' 글자를 써주며 이걸 일주문 현판으로 달면 다시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그대로 따르자 정말 신기하게도 그 후론 천은사에 더 이상 화재가 발생하지 읺았다.

천은사 이름 앞에는 <남방제일선찰>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곤 한다. 고려 충렬왕 때 <남방제일선원>으로 지정된 게 그 유래다. 참선 수행을 통해 대대로 이름난 승려들을 배출해 낸 덕분이 아닌가 추정되는데, 아쉽게도 자료들이 많이 유실돼 남방제일선원으로 지정됐다는 것 외에는 더 이상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기 힘들다.

천은사에 가게 되면 꼭 한 번 둘러보면 좋은 장소도 하나 추천한다. 주차장 앞쪽에 자리잡고 있는 천은저수지 둘레길이 그곳이다. 3.3km에 달하는 이 길은 주변 풍광이 매우 뛰어나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멋진 길이다. 민족의 영산 지리산이 뿜어내는 맑은 정기를 폐에 가득 담을 수 있어 건강에 도움 되는 건 부소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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