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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Jan 31. 2024

마동석 스타일 재밌는 액션영화 <황야>

이미지출처: 넷플릭스 홈페이지



마동석 주연의 넷플릭스 영화 <황야>를 보던 중 나를 빵 터뜨린 대목이 하나 있다. 악당 하나가 납치 당한 여자애를 추적해 온 주인공 마동석을 향해 "네가 그 사냥꾼?" 하고 묻는 대목이 그것이다.


그러자 마동석은 전매특허인 시크한 표정으로 "그럼 사랑꾼이겠냐?" 하고 퉁명스레 내뱉는다. 마치 '내 생긴 걸 봐라, 이 베이비얏!' 하고 상대를 비웃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다른 사람이 했으면 별로 웃기지 않았을 거 같은데, 마동석이 하니까 빵 터지는 느낌이었다.


글로벌 영화부문 시청률 1위를 찍었다는 넷플릭스 영화 <황야>는 그런 영화였다. 마동석에 의한, 마동석을 위한, 마동석의 영화 그 자체였다. 마동석이라는 배우가 없다면 아예 성립하기가 힘든 영화에 가까운 느낌이라고나 할까.


이 영화를 연출한 허명행 감독 역시 대놓고 이를 표면에 내세우고 있을 정도다. 허 감독은 마동석에게서 세계적 액션배우 드웨인 존슨처럼 세계적으로 통하는 액션배우로서의 자질을 엿봤고, 유머까지 겸비한 그를 모든 나라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영화를 제작했다는 거다.


확실히 마동석이라는 배우는 액션배우로서 아주 매우 많은 매력을 갖추고 있다. 영화에 대해 잘 모르는 문외한이기는 하되 오래 전부터 액션영화를 즐겨운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봤을 때 그는 한국적 특성을 갖춘 액션배우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도 충분한 매력을 어필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이 든다.


이를테면 영화 <람보>와 <코만도>로 유명세를 얻은 실베스타 스텔론이나 아놀드 슈월제네거의 경우 우람한 근육질을 바탕으로 한 강인한 남성미로 팬들을 유혹했고, 리암 니슨은 점잖은 신사 이미지 위로 펼쳐지는 단호한 액션으로, 제이슨 스타뎀은 저게 인간의 몸놀림인가 싶을 만큼 경탄을 자아내는 화려한 액션으로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면, 마동석은 천근 바위라도 깨부셔 버릴 듯한 독특한 주먹 액션으로 시선을 끌고 있어서다.


그의 주먹에 걸리면 연약한 뼈와 살로 이뤄진 인간 악당 정도는 물론이요, 좀비가 됐건 괴수가 됐건 한 방에 유리그릇처럼 산산이 부셔져 버릴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 정도다.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그의 주먹에 직접 맞는 것보다 옆사람이 피떡이 되도록 맞는 걸 보는 게 더 무섭게 느껴질 정도로 공포스러운 주먹이라고나 할까.


간단하게 총으로 쏴서 죽이면 될 걸 굳이 주먹으로 두들겨 패 악당들을 죽이게 만드는 영화 <황야>의 스토리 전개는 그런 의미에서 지극히 '마동석적'이다. 범죄를 일삼는 못돼 쳐먹은 악당들에게 총 한 방에 의해 죽는 편안한 죽음을 내려주는 대신 무지막지한 주먹에 의해 고통스럽게 맞아 죽도록 만드는 류의 복수극에 가까운 쾌감을 선사해주는, 바꿔 말해 마동석이라는 배우가 가장 잘 돋보일 수 있도록 만든 영화가 바로 <황야>라는 얘기 되시겠다.


그러다 보니 스토리 전개에 있어 앞뒤 연관성이나 필연성 같은 부분은 다소 취약한 면들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무슨 영화제 출품을 위해 만든 '작품' 류도 아닌 터에 그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싶은 마음이 든다. 마동석에 의한, 마동석을 위한, 마동석의 영화답게 그의 액션배우로서의 매력을 관객들이 좀 더 잘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과 함께.


넷플릭스 글로벌 영화 시청률 1위라는 빛나는 대성공에도 불구하고 영화 <황야>의 관객 평점이 5점대 초반으로 낮은 것 역시 아마도 그래서일 거였다. 나 역시 이 영화를 아주 매우 많이 재미있게 잘 보긴 했지만, 솔직하게 말해 그저 재밌는 영화였다고 생각할 뿐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진 않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좋은 영화도 필요하고, 재밌는 영화도 필요한 법이다. 좋은 영화이면서 재밌는 영화라면 금상첨화겠지만, 보다 많은 세상 사람들이 원하는 건 재미없는 좋은 영화보다는 재미있는 나쁜 영화일 거다. 좋은 영화를 만들 자신이 없다면 마동석 주연 <황야> 류의 재밌는 영화라도 열심히 잘 만드는 게 세상 사람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되는 일이라는 주장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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