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짧지만 웨이팅줄은 긴 천안 박순자아우내순대
충남 천안의 명물 병천순대거리 내 가장 유명한 맛집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박순자아우내순대 본점은 지난 2016년 백종원의 3대천왕에 소개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게 된 순대국밥 맛집이다. 백종원 이름값이 예전에 비하면 하한가에 하한가를 거듭해 거의 바닥에 달라붙다시피 하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3대천왕 소개맛집이라는 타이틀은 여전히 적지않은 힘을 발휘하고 있는 덕분일 거다.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천안 명물인 이곳 병천순대거리에는 1967년 경 가장 먼저 문을 연 것으로 알려져있는 청화집을 비롯해 충남집 등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름난 맛집들이 많은데, 50여 년쯤 됐다는 박순자아우내순대는 이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은(?) 후발주자 격이지만 반면에 손님들 웨이팅 줄은 가장 긴 것으로 소문난 맛집이라는 것.
청화집과 충남집을 직접 가보지 않았으니 주관적이건 객관적이건 그 맛이 어디가 더 좋다 나쁘다 비교평가할 수는 없어도 방송국놈들을 구워 먹었건 삶아 먹었건, SNS 인플루언서들을 데쳐먹었건 튀겨 먹었건 간에 손님들을 끌어모으는 장사수완 면에서는 박순자아우내순대가 한 수 위라는 반증 아닐까 싶다.
버뜨(but),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맛이 뒷받침될 때나 가능한 일이라는 건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특히나 요즘처럼 인터넷과 SNS가 발달한 시대에는 방송국놈들과 인플루언서 몇 명이 아무리 맛집이니 어쩌니 떠들어댄다 해도 직접 다녀온 손님들이 안 좋은 후기들과 평점을 줄줄이 남기면 말짱 도루묵일 수밖에 없어서다.
더군다나 그 음식점이라는 게 이제 막 개업해 몇 개월 혹은 1년쯤 장사한 신생업소라 안 좋은 소문이가 쌓일 시간이 부족했다면 또 모를까, 50여 년이나 되는 긴 세월동안 꾸준히 장사를 해온 집이라면 소문이가 안 날래야 안 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 소문이라는 놈은 발 없는 소문이 천 리 간다는 속담마따나 누가 어떻게 막을 도리도 없는 녀석이어서 오래도록 꾸준히 장사 잘 해먹기를 꿈꾼다면 꿈속에서라도 반드시 경계해야만 하는 대상.
그런 의미에서 박순자아우내순대는 50여 년이나 되는 그 오랜 세월 장사를 해오면서 꾸준히 맛집 평판을 더해와 검증될 만큼 검증된 믿을 수 있는 노포 맛집이다. 성공한 많은 노포 맛집들이 그러하듯이 순대국밥과 모듬순대 단 두 가지 메뉴만 판매를 하는 게 특징인데,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두 가지 메뉴에만 집중을 하다 보니 이것저것 잡다하게 파는 음식점들보다는 한 수 위의 맛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
이곳 박순자아우내순대에서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순대만 들어가는 순대국밥과 모듬순대 한 접시. 가격은 각각 1만 원과 1만6천 원으로 그리 싸다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국밥과 모듬순대에 담아내는 푸짐한 순대 양을 보면 가성비나 가심비 면에서는 충분히 만족할 만한 맛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장 중요한 맛은 '그 유명한 병천순대거리 안에서도 가장 웨이팅 줄이 긴 맛집이라고 하더니만 역시나 다 이유가 있었구낫!'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 맛. 회전률이 좋아 재료가 신선한 덕분인지 잡내나 군내 나는 돼지고기류 음식은 잘 못 먹는 편인 까탈스런 내 입맛을 만족시킬 만큼 깔끔한 맛이었고, 쫄깃한 식감에 속이 꽉 찼으면서도 입 속에 들어가면 부드럽게 녹아드는 느낌이 들 정도로 혀끝에 착 감겨드는 맛을 선사했다.
한 가지 주의할 건 바로 옆 아우내장터(이름이 낯익다 싶은 분들이 많을 건데 유관순 열사께서 만세운동을 전개했던 그 아우내장터 맞다) 오일장 장날인 끝자리 1, 6일과 주말 혹은 공휴일이 겹치는 날은 피해서 방문하는 게 좋다는 거다. 내 경우 어찌어찌하다 보니 오일장 장날과 주말이 겹친 날짜에 이곳을 방문하게 됐는데, 차 한 대 주차할 곳 찾기 힘들 만큼 정말 온 동네가 차량 정체와 주차난으로 난리법석이 벌어졌고, 박순자아우내순대는 물론 다른 이름난 순대국밥 맛집들도 웨이팅 행렬이 길게 늘어서 밥 한 그릇 사먹기 아주 매우 많이 힘든 상황이 벌어졌었다.
천안 명물 병천순대거리 내 웨이팅이 가장 긴 맛집으로 소문난 박순자아우내순대는 매일 오전 8시10분부터 저녁 7시까지 문을 연다. 브레이크타임이나 정기휴무일은 따로 없으며, 제법 큰 규모의 전용주차장을 갖추고는 있으나 음식점 바로 앞이 아니라 도로 맞은편 상가 뒷골목 쪽에 위치해있어 처음 가는 여행객은 헤매는 경우가 많다. 첨부 사진을 참조하거나 바로 옆 회전교차로에 있는 현대오일뱅크 주유소를 끼고 오른쪽 골목길로 100여미터 정도 가면 오른쪽에 주차장이 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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