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식, 언양식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불고기인 광양식 대표
삼대광양불고기집은 '광양불고기'라는 지역특산품 느낌의 새로운 불고기 장르를 개척한 광양 대표급 맛집이다. 대전에 '노잼도시' 대전을 빵잼도시로 만든 성심당이 있다면 광양에는 1930년대부터 90여 년 간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터줏대감 맛집 삼대광양불고기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3대를 넘어 현재 4대째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이 집 특징은 서울식이나 언양식 등과는 구분되는 '광양식' 불고기라는 새로운 음식 장르를 만들어냈다는 것. 서울식은 가운데가 움푹 솟은 황동 불판에 불고기를 올린 뒤 가장자리에는 육수를 부어 전골처럼 익혀먹는 방식이요, 언양식은 다지듯이 썬 양념 소고기를 양면석쇠 사이에 끼워 구워내는 방식인 반면, 광양식은 종이장처럼 얇게 썬 소고기를 열 전도율이 좋은 구리석쇠 위에 올린 뒤 참숯불에 빠르게 구워먹는 방식.
내 경우 오래전 광양 여행길에 이 집을 처음 방문했었는데, 그때 아주 매우 많이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어 더더욱 강한 인상으로 남은 맛집이기도 하다. 불고기를 제대로 못 굽는다고 이 집 사장님한테 혼 아닌 혼이 났던 기억이 바로 그것이다. 광양불고기 특유의 스타일로 얇게 썰어져 나온 고기를 딴엔 태워먹지 않겠다며 이리 뒤집었다 저리 뒤집었다를 반복하고 있었는데, 지나가다가 이를 본 사장님이 대뜸 "어허 손님, 그렇게 구으심 안 됩니닷!" 하며 내 손에서 집게를 빼앗아 가는 황당한 시추에이션이 벌어졌던 것.
그러면서 사장님께서는 시범 보이듯 익숙한 손놀림으로 얇게 썬 고기를 넓직하게 펴서 살짝 구운 뒤 뒤집으면서 "저희 광양불고기는 이렇게 육즙이 빠지지 않게 한 번만 뒤집어서 구워먹어야 제맛이 납니닷!" 하고 말씀하셨다. 단순한 장사꾼이 아니라 자신들이 만들어 파는 광양불고기라는 음식에 대한 자부심과 철학 같은 게 느껴져 아주 매우 많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최근 광양 여행길에 다시 한 번 찾아가봤다. 그 전에는 혼나느라 정신이 없어 제대로 못 챙겨먹은 느낌이라 이번엔 제대로 한 번 먹어봐야겠다 마음먹은 채. 그 사이 더더더더 유명세를 탄 듯 삼대광양불고기집 들어가는 길은 골목골목마다 양쪽에 빽빽이 주차된 차들과 그 틈을 빠져나가려는 차들이 뒤엉켜 난리난리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닐 정도 난장판에 가까운 난리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어찌어찌 주차를 하고 난 뒤 삼대광양불고기집으로 향했는데, 그 입구에 들어선 순간 우리는 또 한 번 살짝 놀라고야 말았다. 손님들이 어찌나 많이 몰려들었으면 음식점 바로 옆에 거의 카페를 방불케 하는 제법 큼지막한 공간에 커피 등 음료까지 무료로 먹을 수 있는 웨이팅 전용 대기실이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가게 입구엔 호박엿을 파는 노점상까지 딱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이 '이 집 이거 보통 맛집이 아니구낫!'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들었다.
그렇게 얼마간의 웨이팅을 거쳐 어렵게 어렵게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앉을 수 있었는데, 기다림은 길었던 반면 음식을 차려내는 속도라든가 굳이 요청하지 않아도 제때제때 불판을 갈아주는 서비스 속도 등은 다른 음식점에선 접해본 적이 없을 만큼 전광석화 같아서 또 한 번 우리를 놀라게 만들었다. 대개 웨이팅이 긴 음식점들은 주문이 많이 밀려 음식 서빙 속도 또한 느린 게 일반적인데, 삼대광양불고기의 경우 언뜻 보기에도 일하는 직원수가 많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마치 컨베이어벨트 흐르듯 막힘없이 서비스가 이뤄지는 게 인상적이었다.
가장 중요한 맛 역시 아주 매우 많이 만족스러웠다. 좋은 고기만을 엄선해 사용한다는 음식점 측 설명마따나 마블링이 예쁘고 육질이 부드러운 고기 위에 90여 년 간 꾸준히 개발에 개발을 거듭했다는 비법양념이 곁들여지고, 품질 좋은 숯을 사용한 숯불과 열전도율 좋은 구리석쇠가 케미를 이루면서 최상의 광양식 불고기 맛을 보여줬는데, 그야말로 둘이 먹다가 셋이 죽어도 모를 맛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맛이지 싶었다. 오죽 고기가 연하고 맛있었으면 족히 연세 80대 중반쯤은 돼보이는 옆자리 어르신들까지도 힘든 기색 하나 없이 오물오물 맛있게 불고기를 드셨을 정도.
알고 보니 삼대광양불고기는 간장, 배, 마늘, 양파, 사과 등 10여 가지 재료를 비법 비율로 섞어 숙성시킨 특제 양념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며, 덕분에 소고기 본연의 부드러운 식감에 단맛과 감칠맛 등이 조화를 이룸으로써 다른 음식점들과는 차별화된 이 집만의 독특한 맛을 구현해내고 있다고 한다. '불고기가 다 거기서 거기지, 다르면 뭐가 또 얼마나 다르겠엇?' 하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건데, 그건 백문이 불여일먹이라 하였으니 직접 먹어보시고 나서 다시 말하라고 권하고 싶다.
'광양' 하면 '불고기'가 떠오를 만큼 광양식 불고기라는 새로운 음식 장르를 개척해오고 있는 삼대광양불고기는 매일 오전 11시부터 저녁 9시까지 문을 연다. 대기실은 제법 큼지막하게 만들어 놨으나 골목길 안쪽이라 공간 확보가 어려웠는지 전용주차장은 따로 없으며, 다만 150여미터 떨어진 광양대구볼테기라는 음식점 앞쪽에 50여대쯤 주차가 가능한 공영주차장이 있으니 이곳을 이용하는 걸 추천한다. 관행적으로 음식점 주변 골목길 주차들도 많이 하고 있긴 하지만, 양쪽으로 빽빽히 차들이 서있다 보니 자칫 마주오는 차라도 만나면 특히 초보운전자의 경우 적잖은 고생을 해야 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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