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현지인 맛집으로 유명한 부안상설시장 내 동진식당은 식객 허영만과 천만 유튜버 쯔양도 반한 차돌박이갑오징어볶음 찐맛집이다. 사장님 손맛이 제대로 배인 차돌박이갑오징어볶음이 어찌나 매콤하고 맛있는지 먹다 보면 저절로 소주 한 잔이 땡긴다는 건 안 비밀이다.
전북 부안상설시장 내 골목 속에 꽁꽁 숨어있어서 원래는 현지인들만 알음알음 즐겨찾는 맛집이었던 동진식당은 식객 허영만과 천만 유튜버 쯔양 덕분에 전국구 맛집으로 유명세를 탄 숨은 맛집이다. 이 집에서 허영만은 쭈꾸미 샤브샤브를, 쯔양은 차돌박이갑오징어볶음을 각각 먹었더랬는데, 매콤한 음식을 좋아하는 내 마음을 이끈 것은 바로 쯔양표 차돌박이갑오징어볶음.
얇게 썬 차돌박이와 신선한 갑오징어를 매콤한 양념에 볶아낸 부안 동진식당 시그니처메뉴 차돌박이갑오징어볶음은 육고기와 해산물이 결합한 색다른 식감과 맛이 특징인 요리다. 차돌박이의 고소한 맛과 갑오징어의 쫄깃한 식감이 한데 어우러져 함께 먹으면 입안 가득 행복을 선물한다는데, 아쉽게도 내 경우 절반 정도 밖엔 맛을 볼 수가 없었다. 너무 잘 나가는 메뉴다 보니 내가 방문했을 땐 재료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차돌박이가 마침 똑 떨어졌기 때문이다.
부안 변산마실길에 예쁘게 피어난 샤스타데이지 군락지를 배경으로 노을 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촬영하느라 정신이 팔려 너무 늦게 찾아간 게 문제였다. 영업마감을 한 시간 남짓 남긴 저녁 8시 무렵 부랴부랴 방문했더니만 안타깝게도 차돌박이 재료가 똑 떨어져 제대로 된 요리를 만들 수가 없었던 거다. 이에 내가 크게 실망하는 표정을 짓자 사장님은 궁여지책으로 차돌박이의 빈 자리를 갑오징어 한 마리 추가로 대신해 갑오징어갑오징어볶음을 만들어 주셨다.
덕분에 차돌박이가 선사하는 고소한 육고기 맛 결핍은 좀 아쉬웠으되 갑오징어가 따블로 들어가 쫄깃함은 한층 배가된 쫄깃매콤한 볶음요리를 맛볼 수 있었는데, 한 입 먹어본 순간 재료 하나가 빠졌다는 아쉬움보다는 이 맛난 요리를 안주 삼아 소주 한 잔 기울일 수 없다는 아쉬움이 더 컸을 정도(술꾼들은 알 거다, 이 느낌이 뭔지). 음식점 위치가 부안이 아닌 우리집이 있는 전주권만 됐어도 대리운전을 부를 요량으로 한 잔 마셨을텐데, 아쉽게도 왕복 두 시간은 소요되는 먼 거리라 그럴 수가 없어서다.
그만큼 맛이 있었다. 한 입 먹는 순간 재료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차돌박이가 빠졌다는 사실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들만큼 이 집 사장님 손맛이 깃든 양념이가 입맛을 확 사로잡아 버리는 마성의 맛이라고나 할까. 앞서 원래 요리맛의 절반 밖엔 맛볼 수 없었다고 표현했었지만 사실은 이 볶음요리에선 차돌박이나 갑오징어보단 손맛 깃든 양념 지분이 70~80%는 차지하지 않을까 하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을 정도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늦은 시간임에도 현지인들로 보이는 중장년층 남성들 두 팀이 권커니 자커니 하며 맛난 음식들을 안주 삼아 술 한 잔 나누고 있는 모습도 마음에 들었다. 원래 진짜배기 맛집은 계절 따라 소문 따라 잠시 다녀가는 여행객들로 들끓는 곳이 아니라 동네 사람들이 꾸준히 단골로 드나드는 음식점임을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알기 때문이다. 현지인들이 "그 집 그거 방송 나오면서 소문만 요란하지 맛은 별로얏!" 하는 집은 정말 별로인 경우가 많았다는 얘기되시겠다.
올해로 13년째 영업 중이라는 부안 현지인 맛집 동진식당은 오전 10시30분부터 저녁 9시까지 문을 연다. 다만 전통시장 골목 안 음식점 특성상 저녁손님이 없을 경우 일찍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늦은 시간에 방문할 경우 사전에 전화예약(063-581-2077)을 하고 가는 걸 추천한다. 주차는 부안공설시장 공영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골목길 안쪽 깊숙이 숨어있어 초행길엔 찾기 힘든 만큼 시장 상인분들에게 물어물어 찾아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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