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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무계획 8천원 청국장 맛집, 전주 시골가마솥집

by 글짓는 사진장이


전주 중인리 방면 모악산 등산코스를 즐겨찾는 사람들 사이에서 맛집으로 입소문이 난 시골가마솥집은 최근 전현무계획2 전주편 방송에 소개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손님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줄을 서지 않으면 밥 한 끼 먹기 쉽지않은 전국구 맛집이 됐다. 방송 덕분에 시그니처메뉴로 자리매김한 청국장찌개백반과 제육볶음이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로 인해 중인리 코스를 통해 모악산 등산을 즐기던 등산객 단골손님들이 본의 아닌 피해를 입고 있을 정도란다.




전북의 명산 모악산 산자락에 위치해 예로부터 등산객들로부터 사랑받아 온 전주시 완산구 중인리 시골가마솥집은 얼마전 방송된 전현무계획2 전주편에 소개된 덕분에 최근엔 웨이팅이 발생할 만큼 손님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청국장과 제육볶음 맛집이다.


전현무 팬들에게 돌 맞을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그곳을 찾아간 건 엄밀히 말해 전현무계획2 방송 때문은 아니었다. 주말을 맞아 집 가까운 곳 어디에 맛집이 없을까 검색하던 중 방송 영향 알고리즘 때문인 듯 시골가마솥집이 여러 후보 중 하나로 검색돼 나왔고, 그 정겨운 가게 이름에 마음이 끌리던 차 아내가 "여기 예전에 내가 모악산 자주 다닐 때 언니들이랑 자주 갔던 그 집 같은뎃!" 하고 곁에서 한 마디 한게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다시금 전현무 팬들에게 돌 맞을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나는 그의 입맛에 대해선 별로 믿음을 갖고 있지 않다. 예능인이나 MC로서의 능력은 출중하다 인정하지만, 그 입맛이라든가 음식맛 평에 대한 부분은 별로 신뢰가 가지 않아서다. 중산리 시골가마솥집에 가게 된 이유는 전적으로 가게 이름에 대한 내 마음의 끌림 플러스 아내의 한 마디(가본 결과 그 집은 아니었다) 때문이라는 얘기되시겠다.


시골가마솥집에 대한 내 첫 느낌은 시골 어머니집 같다는 거였다. 주차장에 빈 자리가 없어 인근 골목길에 차를 세운 뒤 천천히 걸어가다 보니 오래된 흙벽 위로 소담스레 기와를 올리고 있는 한옥 담벼락을 배경으로 오랜 세월의 무게가 묻어나는 노포 느낌 음식점 외관이 포근하고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왔다고나 할까.


나중에 뭐라도 참고할만한 게 있을까 싶어 전현무계획2 방송을 본 뒤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곳 시골가마솥집은 사장님이 서른두 살 젊은 시절부터 30여 년간 꾸준히 문을 열어온 만만치 않은 이력의 노포 맛집이었다. 우리나라 음식점들 5년 평균 생존률이 20% 안팎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30년이라는 오랜 세월동안 손님들로부터 꾸준히, 그리고 충분히 검증을 받아온 맛집이라는 의미다.


전현무계획2 방송 전까지는 아마도 모악산을 오가는 등산객들이나 동네 주민들이 단골로 꾸준히 드나들었을 걸로 추정되는데, 그분들 입장에서 보면 '전현무 그 오살할 놈 때문에(내가 한 얘기 아니다. 순천편에 출연한 짱뚱어탕 맛집 욕쟁이 할머니 말씀이니 오해 없으시길)' 졸지에 단골집 가서 밥 먹기가 아주 매우 많이 어려워진 셈이라 불만이 많지 않을까 싶다.



이날 우리가 주문한 음식은 방송 이후 이 집 시그니처메뉴가 돼버린 청국장과 제육볶음. 주문을 하면서 벽에 걸린 메뉴판을 찬찬히 살펴보노라니 청국장찌개백반을 비롯해 된장찌개백반, 김치찌개백반, 순두부찌개백반, 보리비빔밥 등 밥 종류가 모두 8천원이어서 눈길을 끌었는데,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 요즘은 어느 식당을 가나 만원 이하짜리 밥은커녕 냉면이나 짜장면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아주 매우 많이 '혜자로운' 가격이 아닐 수 없었다.


더 좋았던 건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과는 반대되게 음식들 퀄리티도 꽤 좋았다는 거다. 청국장의 경우 잘 발효돼 깊은 맛이 느껴지는 국물 베이스에 묵은지와 채소 등을 썰어넣고 그 위에 고춧가루를 얹어 매콤한 맛을 더했는데, 청국장콩을 좀 더 듬뿍 넣었음 훨씬 맛나지 않았을까 싶어 약간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수준급 맛을 선사해줬다. 그 약간의 아쉬움은 사실 진한 청국장국물을 선호하는, 이를테면 같은 전주권 내 청국장 맛집 옴팡집 같은 곳을 더 선호하는 내 취향 문제일 수도 있다.


제육볶음은 단맛이 별로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입안에 착착 감겨드는 맛난 매콤함으로 우리 입맛을 사로잡았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요즘 물가를 감안하면 300그램에 1만5천원이라는 '혜자로운' 가격만 해도 감사하기 그지없는 일인데, 거기에 채소를 듬뿍 넣어 다른 곳에선 쉽게 맛보기 힘든 맛있는 매콤함을 더해준 덕분에 내 경우 밥까지 비벼 배가 불룩해질 만큼 더더욱 맛나게 먹을 수 있었다.


한 가지 재밌는 건 전현무계획2 촬영 당시 서빙을 맡았던 이 집 아드님에게 출연진 중 누군가 어머니 뒤를 이어 음식점 계속할 생각이냐고 묻자 "일이 너무 힘들어서 물려받을 생각이 없다"고 단호박 답을 했었더랬는데, 내가 방문했을 땐 주방과 홀에서 5명 정도가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일손이 부족할 정도로 손님이 많아진, 소위 대박이 난 상황이라 그의 대답이 여전히 유효할까 궁금하다는 것. 뭐 그거야 두고 보면 알 일이다.


전북의 명산 모악산에 오르는 대표적인 등산코스 중 하나인 전주시 중인리 버스종점 바로 앞에 위치한 '혜자로운' 맛집 시골가마솥집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30분까지 문을 연다. 오후 3시부터 4시까지는 브레이크타임이며, 매주 수요일은 정기휴무다. 식당 뒤에 7~8대쯤 차를 세울 수 있는 전용주차장이 있긴 하나 점심시간이나 주말엔 찾는 손님이 너무 많아 주차하기 힘들고, 바로 앞 버스종점 인근 공터나 골목길에 주차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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