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막으로 유명한 고장 전남 보성 벌교 대표 맛집인 국일식당은 지난 1952년 개업해 70년 넘게 그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꼬막정식 노포 맛집이다. 2012년 농림부와 한식재단이 함께 선정한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한식당 100선> 목록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전설의 맛집이기도 하다.
<전라도 노포맛집 어디까지 가봤니>란 제목으로 전자책까지 냈을 만큼 전라도 노포 맛집들을 좋아하는 내 입장에선 언젠가 한 번 꼭 가봐야겠다고 벼르고 있던 곳 중 하나였는데, 최근 보성 숲정원 윤제림에 수국꽃이 만발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수국도 볼겸 겸사겸사 찾아 나섰다.
앞선 방문 이유를 보는 순간 이미 짐작한 분들이 많았을 거라 생각되지만, 벌교 국일식당의 시그니처 메뉴는 꼬막정식이다. 벌교 앞바다에서 채취한 싱싱한 참꼬막을 활용해 데친 꼬막과 꼬막전, 꼬막초무침 등 다양한 요리를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차려내는데, 아무런 양념없이 그저 데쳐내기만 했을 뿐인 참꼬막만 해도 특유의 단맛과 부드러운 식감으로 입맛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초장 등 양념을 더한 꼬막초무침은 각종 채소들과 어우러진 맛 위에 새콤하면서도 매콤한 양념맛까지 더해져 식욕을 마구마구 자극하고, 피자에 토핑하듯 참꼬막을 올려 부침개 스타일로 바삭하게 부쳐낸 꼬막전은 고소한 맛까지 한 차원 업그레이드 돼 소주 한 잔을 마구마구 땡기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꼬막정식을 주문하면 양푼 느낌 의문의 빈 그릇 하나가 따라 나오는데, 이는 비빔밥 좋아하는 사람들의 경우 꼬막초무침 등을 넣어 취향껏 비벼 드시라는 의미다. 맛집 좋아하는 사람들 중엔 고기니 쭈꾸미니 맛난 음식을 배불리 먹고 나서도 마무리는 비빔밥 류 탄수화물이 들어가줘야 한다는 이들도 많으니 그런 취향을 배려한 거라 판단된다.
벌교 국일식당 음식맛의 전반적인 특징은 과하지 않음이라고 얘기하는 이들이 많다. 나 역시 그런 느낌이었는데, 원래 전라도 음식, 그 중에서도 남도 음식은 간이 상당히 센 편임에 반해 국일식당 꼬막정식의 경우 강한 양념보다는 참꼬막 본연의 맛과 식감을 살리는데 중점을 뒀다는 느낌이 들었다.
같은 연장선상에서 꼬막 특유의 쫄깃한 식감을 잘 살리기 위해 너무 과히지 않게 적당히 잘 삶은 것도 이곳 국일식당 음식맛 특징 중 하나다. 70년 간 꼬막 하나에 모든 걸 걸고 식당을 운영해 왔으니 그 노하우가 남다를 것이란 건 불문가지의 일이니 얼마 만큼 삶았을 때 꼬막이 가장 쫄깃하고 맛있는 지에 대해선 이 집만큼 잘 아는 곳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서두에서 언젠가 한 번 꼭 가봐야겠다고 벼르던 끝에 찾아간 집이라 얘기를 하긴 했었지만, 사실 벌교 국일식당은 과거 이 지역 여행길에 한 번 가본 적이 있는 '또간집'이다. 다만 그때는 맛집 기록 같은 거엔 별 관심이 없어 그저 여행기분에 취해 맛난 밥 한 끼 먹는 정도로 그냥 스쳐 지났기 때문에 사진 한 장 남은 게 없었다.
그때 그 경험에 비춰볼 때 조금은 아쉬웠던 게 음식가격은 오른 반면 상 위에 오르는 꼬막 양은 줄어든 느낌이 들었다는 거다. 요즘 물가상승률이 천정부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 십분 이해는 가지만, 더하여 인당 2만5천원이라는 가격 대비 현재 밥상도 충분히 '혜자롭게' 넉넉하게 차려낸다고 생각하지만, 예전에 경험했던 전라도 밥상답단 생각 드는 아주 매우 많이 묵직한 밥상을 생각하면 조금은 아쉽단 생각이 들었다.
꼬막의 고장 전남 보성 벌교를 대표하는 노포맛집 국일식당은 매일 오전 8시부터 저녁 9시까지 문을 연다. 다른 유명 맛집들과는 달리 브레이크타임은 따로 없으며, 정기휴무일 역시 없어 아무 때고 원할 때 방문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메뉴는 시그니처인 꼬막정식을 비롯해 백반 대 중 소, 대구탕, 전골백반, 짱뚱어탕 등이 있으며, 과거엔 좌식 테이블이 주를 이뤘으나 현재는 일부 공간을 리모델링해 입식 테이블 선택도 가능하다. 전용 주차장은 따로 없으나, 인근에 소설태백산맥문학거리 공영주차장이 있어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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