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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장훈이 물벼락을 자청한 이유
아주 특별한 사진 #5
by
글짓는 사진장이
Jul 22. 2021
메르스 감염 공포로 전국이 온통 뜨겁게 달아오르던 2015년 여름 어느날,
전북 순창시장 한복판에 마련된 간이무대에 오른 김장훈이
다짜고짜 행사 관계자 한 명을 찾았다.
그가 오자 김장훈은 생수 한 모금을 입을 문 뒤
푸~~우우 하고 그의 얼굴에 뿜었다.
그리고 그에게 부탁했다.
"자, 이제 당신이 저한테 똑같이 해주세요"라고...
상대가 주저하자 김장훈은 말했다.
"이건 우리 고장 순창을 위한 겁니다.
순창에서 생산한 농산물이 안전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한 겁니다.
오늘 저는 노래 몇 곡 부르러 온 게 아니라 우리 순창이,
순창에서 생산한 농산물들이
메르스로부터 안전하다는 걸 증명하러 온 겁니다"라고...
상대가 얼마간의 망설임 끝에 결심했다는듯 눈을 질끈 감은채
입에 머금은 생수를 푸~~~~우 하고 얼굴에 내뿜자 김장훈은 활짝 웃었다.
"다른 몇몇 고장에서도 같은 퍼포먼스를 했지만,
한 달째 저는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이 사진을 부디 널리 퍼뜨려 주셔서
막연한 감염 공포나 불필요한 오해를 막아주세요"라며...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공포로 물들어가고 있는 요즘,
나는 문득 그날, 그 시장 한복판에서
메르스 감염 공포에 당당히 맞서
물벼락을 맞으며 껄껄 웃던 김장훈을 떠올렸다.
정말 무서운 것은 코로나 같은 전염병이 아니라
서로 믿지 못하는 마음, 무지와 오해,
그리고 그로 인해 비롯되는 필요 이상의 공포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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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시장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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