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비즈(Weekly Biz) 는 조선일보에서 매주 토요일 특집으로 발간되던 특집섹션이었다. '이 정도의 기획&섭외력과 콘텐츠 생산역량을 가졌다니' 하며 매번 감탄하며 보던 코너였다.
그러다 7개월 전, 위클리비즈가 유료화를 선언했고 그마저도 격주발행으로 바뀌었다. 격주발행이 아쉽긴 했으나 좋은 콘텐츠였기에 기꺼이 유료구독할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정말 유료로 구독하라는 게 맞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 조선닷컴 사이트를 접속했으나 신청배너도 롤링이라 찾기 힘들었고, 나를 이 페이지에서 저 페이지로 빙빙 돌릴 뿐 실제 결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유료구독 링크가 잘못 달려 있어서 며칠 간의 시도 끝에 겨우 신청했지만 위클리비즈만 따로 구독하는 사람이 없어 배달원이 계속 배달을 깜박했다. '조선일보를 구독하면 위클리비즈가 공짜인데..' 라는 몇 차례 상담원의 설득을 통해 결국 자포자기 심정으로 조선일보 구독에 이르렀다. 그리고 매주 보지도 않은 신문들이 고스란히 폐지함으로 들어간다.
처음에는 ‘아니 일을 어떻게 이렇게 처리하나..’ 라고 생각했으나 처음부터 조선일보 유료부수 진작을 위한 미끼로서의 위클리비즈유료화 였던 것일 터라 목적은 충분히 달성되었네,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렇게 위클리비즈를 받고 나서도 오프라인을 통해서만 콘텐츠를 볼 수 있을 뿐 온라인에서는 무료독자와 동일하게 2주가 지나서야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고, 실제 사이트 내 기사나열도 최신순이 전혀 아니라서 보기 매우 불편했다. 지금도 사이트 최상단에는 6월 기사가 나와 있고 오히려 네이버 뉴스스탠드로 보는 편이 최신기사에 접근하기 용이할 정도. ‘무엇을 위해 그 고생을 거쳐 유료구독했나, 결국 1만5천원에 월 2회 위클리비즈를 보는 셈인데 그 정도의 가치가 있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시작한다.
위클리비즈의 콘텐츠는 여전히 독보적이라 생각한다. 유료화 되기 전, 내 페이스북 피드에서 지속적으로 많이 공유되는 콘텐츠는 항상 위클리비즈의 것이었다. 자극적이지 않더라도 유니크하고 탄탄한 well-made 콘텐츠가 SNS에서도 충분히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서 응원하고 있었고,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나갈지 기대가 되었었다. 그렇기에 지금 위클리비즈의 행보는 너무나도 아쉽다. 몇 개의 계열사가 얽혀 있고 또 그 안에서의 이해관계들이 충돌하고 있기에 새로운 시도를 하고 당장의 이익이 보이지 않는 투자한다는 것이 쉬운 환경은 아니겠지만(그런데 저 정도의 콘텐츠와 확산력이라면 충분히 빠른 이익을 만들어볼 수도 있지는 않았을까..) 조선미디어그룹의 작년 매출액이 6000억에 순이익 500억 정도로 높은 순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앞으로의 성장을 위해서 새로운 시도에 투자하고 힘을 쏟았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렇게 할 수 있는 회사가 한국에 별로 없는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