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로 프로불편러였네
나는 '불편함역치'가 사람들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불편함 역치란, 일상생활 중에 뭔가 불편한 환경&상황 들을 마주했을 때 이를 얼마나 견딜 수 있는가.. 하는 건데, '대체 왜 이 불편한 상황이 해결되지 않고 지속되는가, 시대가 어느 땐데!' 가 하고 탄식하는 상황이 매일 최소 2-3번은 발생한다. 택시탈 때, 화장실갈 때, 발렛비를 현금으로 낼 때(내가 내는 건 아니고 누가 내는 상황을 볼 때) 등 일상에서 '왜 아직도 불편해야 하나!' 를 외치게 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이런 나에게 최근 불편함역치를 가장 건드리는 것은 바로 '스마트폰' 이다.
스마트폰이 '전화하는 수단' 을 넘어서 '내 손 안의 컴퓨터' 가 된 것이 벌써 10년이 되었는데 아직도 스마트폰 OS제조사들은 '전화가 스마트폰의 가장 중요한 기능' 이라고 생각하는지, 스마트폰으로 중요한 것을 하고 있다가도 전화가 오면 모든걸 멈추고 걸려온 전화에 대한 결정(받거나, 끊거나) 을 한 후에 원래 하고 있던 것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놨다. 되게 중요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거나 게임을 하고 있을 때에 전화가 와서 화면을 가득 메우면 정말로 짜증이 순간 확 치솟는다. 나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고 강제로 전화를 받게 만드는 이 UX는 과연 옳은 것인가, 이 시대에 맞는 판단인가 하는 생각을 하며 자유를 박탈당한 패배감을 느낀다. (좀 오바인가..)
합리적으로 생각해보자. 무려 6년 전인 2012년 방송통신위원회가 조사한 '스마트폰 기능별 사용시간 비중'에서 전화는 겨우 5위(12%)를 차지했다. 인터넷서핑, SNS, 음악감상, 게임 다음이 전화란 말이다. 한국인의 한 달 평균 통화시간은 60분 미만이란다.. 하루에 스마트폰 들여다보고 있는 시간이 (겨우) 한 시간 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전화통화' 가 스마트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0 수준인거다. 그런 부수적인 기능이 아직까지 '스마트폰 우선순위' 에서 왜 최상위를 차지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음모론에 도달한다.'이런 멍청하고 비합리적인 UI/UX를 OS사, 통신사들이 할 리가 없다, 모종의 계략이 있는거다' 라는 의심...통신사들이 정부로부터 받는 받는 뭔가의 혜택을 지속해서 유지하기 위해서.. "스마트폰의 가장 중심기능은 통화이고, 부수적인 기능이 제공되지만 결국은 '전화기'" 라고 주장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 더 찾아보려고 하다가 '굳이 뭘 또..' 하는 소시민적 결론에 도달하며 이 글을 마친다.
아, 근데 스마트폰에서 짜증나는 것 중 또 하나가 더 있다. 앱스토어들의 끊임없는 '로그인시도 팝업' 이다. 어떤 문제로 인해(이 문제도 내 문제라기 보다는 너네의 문제겠지 앱스토어,통신사,제조사 짜식들아!) 앱스토어 로그인이 끊긴 상황에서 앱스토어는 굳이 로그인이 필요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로그인 실패, 다시 로그인 해라' 하는 팝업을 띄운다. 하루에도 수 십번 넘게 팝업이 떠서 결국 '내가 더럽고 치사해서 로그인 한다!!' 하고 굴복하게 만든다. 솔직히 이거 불법 아닌가? 이런 건 왜 국감에서 뭐라고 안하냐? 필요하지도 않은 로그인을 강제로 요구하고(반강제적 아니고 이 정도면 90% 강제적이다) 이를 통해 나의 데이터를 지속해서 가져가려하고 본인들의 가두리 안에 나를 계속해서 가두려고 한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