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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KI Dec 31. 2017

2017년의 마지막 글

딱 1년 전, 2016년을 회고하는 글을 썼었다. 이렇게 빠르게 한 해가 지나가다니. 


올 한 해를 한 문장으로 말해보면.. '나는 많이 아팠다' 

정확하게 설 연휴 때부터 정말 어이가 없으리만치 계속 아팠다. 강력한 목감기가 지나가면 강력한 코감기가 오고, 지나가면 다시 장염이 오고, 장염이 지나가면 몸살이 오고 그러다 10년 만에 아토피까지 재발해서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보냈다. 회사를 못 나간 적이 여러 번이고 아침이 되어도 몸이 무거워서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이 힘들었었다. 아픈데 차도가 없으니 귀도 한없이 얇아져서 '이 약이 좋다더라' 하면 먹고 또 다른 약을 시도하고, 물난리가 잦았던 한남동 집이 문제인가 하여 1년 만에 또 다시 이사를 했고, 운동도 하고 살도 찌우고.. 그 과정에서 휴직을 해야하나 하는 고민도 여러 번 했다. 


그러다가 10월에 딱 나았다. 의사선생님들의 이야기와 네이버 검색결과들을 토대로 판단할 때에, 결국 올해 나는 면역력이 극도로 약해진 상태였던 거고, 그래서 어떤 병이 유행할 때마다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것 같다. 그리고 가장 큰 원인은 면역세포의 70%가 머무는 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했던 데 있었다. 그래서 프로바이오틱스, 프로폴리스, 비타민C 를 매일 두 번씩 열심히 먹고 있고 운동도 일주일에 두 번씩 꼬박꼬박 한다. 아직도 가끔 장에 탈이 나고 아토피가 올라오려고 하지만, 몇 개월 전에 비하면 아주 건강한 상태다.


8개월이라는 기간을 그저 아픔이 사라지기만을 바라며, 별다른 성과나 배움 없이 지나간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시 건강을 찾은 것 만으로도 2017년은 감사한 마음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같이 일하는 Altos team 에게는 미안함과 감사한 마음이 컸던 2017년 이었다. 그렇잖아도 작은 팀인데 그 중 한 명이 계속 비실비실거리니 별로 보기 좋지 않았을 거다. 이제 좀 괜찮아져서 일 할 만한가 싶으면 다시 또 아프다고 징징거리니 한 대 때려주고 싶었을수도 ㅎ 그런데도 전혀 내색없이 배려해주시고 지원해주셔서 감사했다. 지난 3년 반 동안 일하는게 지겹거나 회사가기 싫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특히 Moon이 조인하면서, 나와는 전혀 다른 경험과 역량들을 배울 수 있어서 올 해가 더 즐거웠었다. Han, Moon과 함께 셋이서 함께 테이블에 앉아 이것저것 논의하면서 핑퐁핑퐁 이야기 주고받는 순간들이 참 즐거웠다. 그리고 부모님 포함 내 주변 모든 사람들이 말하듯이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인경님 덕분에 나의 허술함이 큰 실수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 ㅎ 평생 다시 한 번 만나기 힘든 퍼펙트한 팀이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다. (물론 그 분들의 의사는 전혀 묻지 않고 순전히 내 기준에서) 


언제나 그러했듯이, 나만 잘하면 된다. 2018년엔 아프지 말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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