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영화 '매기스 플랜' 리뷰

by 니버

아이는 갖고 싶지만 결혼은 하기 싦은 매기. 가이의 정자를 빌려 인공수정을 결심한다. 하지만, 운명처럼 존이 나타나고 뜻하지 않은 사랑이 찾아온다. 결혼생활에 지칠대로 지친 존은 전 부인 조젯과의 이혼을 하고 매기와 새로운 가정을 꾸린다. 매기는 그토록 원하던 아이를 낳았지만 자신이 상상하던 행복한 가정생활은 아닌 현실에 점차 실망하게 된다. 결국, 매기는 조젯과 함께 존과 조젯의 재결합을 '계획'한다. 하지만, 상황은 그 누구도 예상치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계획들을 세운다. 하지만 애써 세워놓은 계획들은 마치 도미노 같아서 변수라는 방해꾼이 등장해 톡, 건드리면 와르르 쓰러지기도 한다. 사랑도 마찬가지이다. 사랑은 가변적이고 예측을 하지 못한다. 이성적이거나 논리적인 것이 아니다.


매기는 이러한 삶의 본 모습을 놓친 듯 싶다. 그녀는 어린 아이가 방학계획표를 짜듯 자신의 삶의 시간표에 구획을 나눠놓고 계획을 세운다. 결국 천진난만한 매기는 결혼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남편의 모습에 한 번, 그 모습에 변한 자신의 모습에 또 한 번 눈물짓는다. 하지만, 그녀는 이러한 변화 앞에 무너지기보다는 또 다른 기상천외한 계획들을 세운다.


이러한 매기의 모습에 씁쓸한 웃음이 번졌다. 나 역시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인생임을 알지만 항상 이러저러한 계획을 세우기 때문이다. 이렇게라도 나 스스로의 안정감을 얻기 위해서일까. 마치 뭐라도 해놓으면 이대로 될 것만 같은 기분좋은 착각 속에서 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기의 어린아이같은 순수함을 보고 있자니 부러움이 들기도 했다. 그녀가 세운 계획들은 항상 삶을 보다 흥미롭게 해주는 결과들을 낳는다. 그리고 바보같으면서도 당차게 플랜을 짜고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은밀하게 계획을 짜는 매기와 조젯

나는 계획을 세우지 말자는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다. 이것이 미래를 내다볼 수는 없어도, 대비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어쩔 수 없는 것들, 변하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좀 더 여유를 갖자는 말이다. 어차피 뜻대로 되지 않은 삶이라면, 끊임없이 출렁대는 파도 위에 잠시 몸을 맡기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