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주
인턴으로 근무한 지 어느 새 2주가 지났다. 한 주가 지났다고 근무부서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사내 분위기가 어떠한지 등 파악이 되더라. 무엇보다도 사무실에 앉아있는 시간보다 외근 시간이 더욱 길어 예술교육 현장을 생생히 눈에 담을 수 있어 좋다.
하지만 아직까지 적응이 안되는 것이 있다. 출퇴근길에 마주치는 사람들의 지치다 못해 그대로 녹아내릴 것 같은 모습을 보는 것과 나 역시도 그 사람들 중 한 명이라는 것.
21학점씩 꽉꽉 채워듣던 수업시간표로 1시간 30분씩 통학을 하면서도 이렇게 지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말이지. 내 돈내고 가는 학교와 남의 돈 받기 위해 가는 회사 차이인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아빠를 떠올리는 횟수가 잦아졌다. 고작 2주하면서 어떤 식으로라도 징징대는 나와 달리, 밥알을 가만히 씹어삼키며 무심히 수저를 들었다내려놓는 아빠는 수십년간 일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지, 뭐 그런 생각들이 문득문득 스쳐지난다.
사실 생각했던 것만큼, 딱 그만큼의 무료함과 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느끼고 있는 중이다. 다음 셋째 주 역시도 대체로 유쾌한, 무탈한 한 주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