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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버 Jul 24. 2017

8주간의 인턴일기

#셋째주

 장맛비는 서서히 그쳐가고 여느 여름날과 다를 바 없는 폭염이 고개를 쭈욱- 내밀었다. 지난 주와 달리 외근도 적었고 이렇다 할 업무도 없어서 할 수 있는 거라곤 사색뿐이었다. 사색에 잠기다 보니 책상이라는 외딴 섬에 나 홀로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았고 자연스레 기분도 깊은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괜스레 '나 잘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부터 시작해서 '(날씨를 핑계삼아) 흥미로운 분야에 지원해서 일하는데도 이렇게 금방 지치는데, 내가 직장에 들어가서도 잘 할 수 있을까' '계약직 선배님들은 어떠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걸까'하는 생각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 속을 유영할 때쯤이었을까.


한 선배님이 말씀하셨다.

"계약직이건 정규직이건 자신의 성향에 맞는 것이 있어요. 계약직이 맞는 사람이 있고, 또 아닌 사람도 있어. 다 자기 성향 나름이야."


 이 한 마디는 연무 속에 놓인 듯 했던 내 미래를 잠시 스치듯 지나가며 비춰주는 등대처럼 느껴졌다. 인턴을 하기 전에는 그저 계약직은 무조건 부정적인 것으로 지레짐작하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동시에 정규직이 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두려움 역시 있었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세상의 그것으로 내 미래를 점지하듯이 바라보았음을, 계약직이라는 것이 오답만은 아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던 한 주였다. 그럼에도, 시무룩하게 보냈던 지난 주의 나를 되돌아보며 성찰아닌 성찰 역시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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