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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버 Aug 13. 2017

8주간의 인턴일기

#밀려쓰는 다섯째주

 인턴으로 일하면서 단독으로 업무를 하나 맡았다. 보고서를 영상으로 제작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말에, 의미없는 끄덕임으로 만들게 되었다.


 첫 단독 업무라 긴장한 게 눈에 보였는지 선배님들의 '너무 열심히 하지 마요, 적당히 해요'라는 염려어린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하지만 나는 그 목소리가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상한 자존심이 생겼다. 하고 싶어서 한 일은 아니지만 '나도 잘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다'는 쓸데없는 오기가 발동했다.


 그래서 약 3일간의 영상제작에 몰입했고 사무실 컴퓨터로는 영상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할만한 사양이 되지않아 내 개인노트북까지 들고 와서 눈이 빨개지도록 집중해서 만들었다. 늘 그랬듯이, 잘한 적은 없지만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의 노력을 다했고 딱 그만큼의 결과를 얻었다.


'그렇게 열심히 안 해도 돼, 적당히 해'라는 말은 그 어감이 참 묘하다. 나같은 사람의 경우 '그렇게 해도 아무도 안 알아줘, 시간낭비 감정낭비야'라는 말로 썩 좋지 않게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나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창피하지 않을만큼 나름의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다. 이번 업무도 창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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