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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버 Aug 21. 2017

8주간의 인턴일기

#일곱째주

한 주, 아니 정확히 말하면 4일밖에 남지 않아서 기분이 싱숭생숭하다. 더위는 언제쯤 물러가고 인턴은 언제쯤 끝나려나 했는데, 알게모르게 하늘은 높아지고 맑아지며 바람은 잦아지고 선선해졌다.


 마음속으로 하나하나 매듭을 지어가고 있다. 이내 인턴이 끝나 시간에 의해 퇴색되고 희미해져도 끝끝내 남는, 그 마지막 말은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이 말일 것이다.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면서도 마냥 행복하고 즐겁진 않을 거예요. 생각했던 게 아닐 수도 있고. 근데 나같은 경우에는 사람이 좋거나 좋은 경력으로 쓸 수 있거나 돈을 많이 준다거나. 이 세 가지를 생각하고 일을 하거든요. 세 가지 중에 한 두개만 만족하면서 그렇게 버티는 거예요.'


 여태껏 친구들, 교수님 심지어 부모님에게서도 들어보지 못한 말이었다. 버릴 것 하나 없이 단단한 알맹이만 가득 들어차 곱게 포장해서 주는 선물같은 말이었다. 가장 현실적이면서 가장 이상적인 말이었다.


 아무래도, 그 어떤 실무경험보다 값진, 좋은 사람들의 말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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