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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버 Oct 21. 2018

젊은 날의 열등감

그 서늘하고 비릿한 감정

'걔 무슨 대학 갔대.' '걔 많이 예뻐졌더라', '걔 무슨 일 한대.'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말들이 내 안에 고이기 시작할 때, 그 때가 바로 열등감의 시작이다.


외모가 뛰어나다거나, 미처 닿지도 못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 얄미울 정도로 성숙하거나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을 가진 사람들을 볼 때면 초면 혹은 구면에 죄송하지만, 그 쪽 지금 되게 꼴보기 싫어요.

어릴 때는 동네친구가 많고 운동도 곧잘 하는 오빠에게, 4학년 때는 아역배우를 하는 어여쁜 친구에게, 중학생 때는 수학을 잘하는 친구에게, 대학생 때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있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지금은 타인과 보다 깊은 관계를 유지하며 자신만의 태도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열등감을 느낀다.


나에게 열등감을 주는 대상은 다른 얼굴을   어디에나 존재했다. 그들은 나에게 긍정적인 오기를 심어주기도 하고  열심히 살게 하는 자극이 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단정한 마음을 갉아먹는 벌레가 되어 자격지심에, 피해의식으로까지 나아갔다.

무엇보다 가장 속상했던 것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까지 열등감을 느껴 온전히 내 감정을 그에게 던지지도 못했다는 것.


그 때 깨달았다. 열등감이란 건 흘러넘칠 정도로 내버려둬서는 안된다는 걸.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받아들이지 못해 더 이상 내 쪽으로 넘어오지 못하게 선을 긋는 일은 참 슬픈 일이다.


열등감, 그 서늘하고 비릿한 감정. 독이 되어 남기 전에 건강하게 배출하는 법을 누가 좀 알려줬으면!


내 안의 다정한 부분, 귀여운 부분, 가끔은 대담한 부분을 살뜰히 챙기는 일부터 해볼 생각인데 잘 할 수 있을지는 진짜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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