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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버 Jan 05. 2017

2017 서울돈화문국악당_수어지교2

오경자'散(산)-흩어지고 내리치는 琴(금)'


어제 2017 서울돈화문국악당 공동기획 프로그램, 수어지교 시즌2-오경자'散(산)-흩어지고 내리치는 琴(금)'을 감상하고 왔다. 이 프로그램은 물과 물고기의 만남과 같이 서울돈화문국악당과 예술가가 상생의 무대를 만들어간다는 데에서 의미가 새롭다.


사실, 이전까지만 해도 난 단 한번도 국악공연을 육안으로 본 적이 없다. 어릴 때, 국악을 좋아하는 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방학과 새해맞이 기념할 겸 기분전환도 할 겸해서 티켓을 얻은 친구를 따라 나섰다.


'산조' 이름은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정확히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찾아봤다.


 느린 장단에서 빠른 장단으로 배열된 3∼6개의 장단 구성에 의한 악장으로 구분되며 반드시 장구 반주가 따른다. 산조는 전라도를 비롯하여 충청도·경기도 남부의 민속악인들이 주로 연주하던 곡으로, 과거의 연주가들의 대부분이 이 지역에서 출생했다. 산조는 19세기 말 김창조의 가야금산조를 효시로, 거문고산조·대금산조·해금산조, 1950년경 아쟁산조의 순으로 발생하였다.

 산조는 여러 가락과 장단의 예술적인 결합체이며, 그 가락의 예술성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인 조성(調性, mode)도 여러 가지가 있어, 산조 연주가들은 여러 조성을 적절하게 배열하면서 연주 또는 작곡을 한다. 따라서 어느 한 조성에서 다른 조성으로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데 그 예술성이 있다. 전체적으로 죄었다 풀었다 하는 긴장과 이완의 대비의 멋이 들만하다. 따라서 산조에 쓰이는 장단은 주로 진양조·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이지만, 산조의 종류나 바디에 따라 엇모리·굿거리·휘모리·단모리 등의 장단이 삽입되기도 한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봐도 무슨 말인지 아리송하지만, 공연보기 전에 조금이라도 찾아봤으면 그 흥과 멋이 더했을 것 같다. 그 부분이 참 아쉽다.


 관객들의 숨소리만 들리는 작은 공연장에서 오경자 명인이 등장했고 55분 동안의 거문고 산조 공연이 시작되었다. 원래 산조는 장구 반주가 있어야 하지만, 술대를 이용하여 거문고를 연주하기 때문에 별 다른 장구 반주없이도 산조 특유의 멋과 흥을 느낄 수 있을 거라는 말씀을 하셨다.


 거문고 특유의 애절하고도 구슬픈 가락이 한 현, 한 현 뜯음과 동시에 흘러나왔다. 오경자 명인의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손 끝을 보자니, 외줄타기를 하는 줄광대가 떠올랐다. 얇디얇은 줄 위에서 자신의 몸을 맡기고 노는 외로운 줄광대 말이다. 산조의 가락도 줄광대처럼 외롭게 들렸다.


중간 중간, 추임새를 넣으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처음에는 다소 의아했다. 하지만 듣다보니 추임새와 산조가 조화롭게 어우러져서 원래 그것이 하나의 완성된 공연인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중고등학교 때 판소리나 국악공연은 공연자와 관객이 같이 호흡하면서 이루어진다고 얼핏 들은 것 같은데 그것이 진짜였나보다! 추임새를 넣고 싶어도 산조의 예상할 수 없는 박자 탓에 나는 내적댄스만 추어야했다 ;)

초반에 느린 장단에 여운을 남겨가며 서정적인 감정에 심취했다면, 중후반으로 갈수록 보다 빠른 장단이 숨겨진 나의 흥을 돋우었다.



 솔직히, 공연의 도입부분을 처음 들었을 때 이전에 들어보지 못한 가락과 박자였기 때문에 낯설었고 어색하기만 했다. 산조가 내가 즐겨듣는 가요나 최신 음악처럼 듣기 쉬운 음악이 아님은 분명하다. 하지만, 어색함도 잠시 공연 중반부터 어느 새 발가락과 손가락이 꼼지락거리기 시작했다. 내적댄스를 추기 시작한 것이다 ! 나 스스로가 신기했다. 처음에는 어떻게 반응을 해야하는지도 몰랐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움직이고 있었다.

그만큼 국악은 집중력있고 흡입력이 있다. 인내심있게 앉아서 집중하다보면 느리고 빠른 장단 조절의 묘미를 느낄 수 있고, 다음 가락의 진행이 기대가 되기도 한다.

 

국악이 지루하다고 치부하기에는 그 아름다운 선율에 녹아있는 정서가 너무 아깝다.

비록 이제서야 한번 접해본 국악 공연이었지만 나와 친구를 흥취에 젖게 하기엔 충분한 공연이었다.



http://sdtt.or.kr/user/ _ 서울돈화문국악당 홈페이지

공연 일정표를 참고해서 국악공연을 접해보기를 추천합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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