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디폰 추가
전에는 집사람의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 웃었습니다
마치 그게 뭐 대수야? 그럴 수도 있지
항상 집에만 있는 사람이...
짐짓 위로하는 투이었을 것입니다
요즈음 들어서는 제게도
심지어 집에만 있는 사람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종종 이런 일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많던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리적인 거리가 달라진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제 쪽에서도 다르지 않습니다
연락처 항목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단지 연락할 사람이 딱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저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라고 생각합니다만)
단지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노파심에 선뜻
예전처럼 연락하고 만나기가 꺼려질뿐입니다
아마도 그들도 저와 전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서로 배려하느라 뜸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렇듯 채 사용되어지지 않은 제 데이터는
제 딸아이가 사용합니다
아이는 자기 데이터를 아끼느라 제 핸드폰으로
여러 일을 합니다
궁금한 것 필요한 것 보고 싶은 것 모두를
저와 집사람의 데이터로 알뜰하게 해결합니다
아마도 아이의 요금제가 저희 중에 가장 박 할 것 같습니다
제가 가장 느슨합니다
그 아이는 거의 기본요금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자기는 그걸로 충분하답니다
나머지는 허술하게 새나 가는 제 엄마 아빠의 것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