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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약 Dec 29. 2021

선한 영향력의 힘

미얀마 난민 학용품 기부 

내 그림 굿즈가 입점해있던 우리 지역의 제로 웨이스트 숍에서 미얀마 난민 학용품 기부를 한다는 게시글을 보았다. 평소 미얀마 시위를 안타깝게 여기기도 했고, 어차피 이삿짐도 싸야 하는 상황이었다. 마침 작업을 한다는 핑계로 작업실에 야금야금 모아둔 미술용품들이 많았다. 물건이 많다고 작업이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알기에, 쓰던 물건이긴 하지만 아이들이 바로 쓰기 편한 것들로 선뜻 짐을 꾸렸다.


작업을 위해 구매한 물품들이 많기에, 그래도 나름 브랜드도 있고 색감도 좋은 질 좋은 재료들이 많았다. 또 미술 강의를 뛰면서 짜잘히 남은 재료들도 모여 있었다. 나도 몰랐는데, 사용하지 않은 새 물건도 반쯤이나 되었다. 이전에도 친한 작가님이 몽골에 정기기부를 한다고 해서 기부하기도 하고, 다른 작가님이 아동 학원을 해서 괜찮은 것들을 추려 기부하기도 했었는데, 그새 또 이렇게 모였다.


평소 취미가 많아서 이것저것 구매한 물품들도 많았다. 예쁘게 쓰겠다고 구매해서 뜯지도 않은 색색깔의 실들과, 신기해서 한 번 두 번 구매해본 재료과 주변에서 이것저것 선물해준 것들까지. 아직 미혼이기에 진짜 아가들이 어떤 학용품이 제일 필요한지는 알 턱이 없으나, 그저 귀하게 써주면 좋겠다 싶다. 내게 와 아주 가끔 세상 구경을 하는 것보다, 꼭 필요한 아이들이 닳도록 쓰는 게 맞겠다도 싶다.


 내 공간에서 자리만 차지하다 이제는 진짜 주인들을 만나러 가는구나. 모아놓으니 차까지 두 번은 나눠 옮겨야 할 양은 되었다. '내가 이렇게 스케치북과 드로잉 북이 많았나?' 보다 보니 선물 받은 것도 꽤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지인들의 마음이 고마워졌다. 어쨌든 남에게 필요한 활동을 한다는 건 꽤나 보람찬 일이다. 앞으로도 미술이란 매개로 다양한 사람들에게 밝은 희망을 건넬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살수록 선한 방향성으로 사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친절히 대하고, 나름 남들을 도우며 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신기한 것은 나눌수록 내게 곱절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인복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그렇다. 솔직히 가끔은 더 좋은 기회를 기대하면서 기부를 하기도 한다. 없을 때 나누는 베풂은 특히나 효과가 좋다. 분명히 효과가 있는 일이다. 


나는 매달 수입을 정리한 후, 내 능력으로 번 돈의 10%는 가장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사회 이슈에 지원한다. 중요한 것은 평소 사회에서 받는 게 아주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나누는 것이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정기기부도 3-4군데 하고 있다. 안타까운 사연을 보면 댓글이라도 남긴다. 주변인이 힘들어하면 위로를 하고, 줄 수 있는 게 있으면 나누고, 사람들에게는 최대한 친절하게 굴려한다. 


신기하게도 세상엔 먼저 받고 주는 게 아니라, 먼저 주고받는 것들이 많다. 나는 꽤나 인복이 좋은 편이고, 이번에 아파트도 시세보다 몇 천은 저렴하게 들어왔고, 미얀마 기부 다음날 프리랜서 계약 섭외가 들어왔다. 뭐 엄청나게 이타적으로만 사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매번 이런 식이다. 선한 방향성은 무엇보다 힘이 세다. 이런 복잡한 세상에서 선하게 산다는 것은 아주 강해지는 방법이기도 하다.


나는 스스로 운을 만들 수 있다고 굳게 믿는 사람이다. 사람들의 눈은 다 비슷하다. 내 생애를 바쳐서 남들을 도우라는 게 아니라, 이왕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는 것들을 넓혀갔으면 좋겠다. 무거워 보이는 짐을 조금 들어준다거나, 친구의 고민을 공감해 준다거나, 집에 맛있는 게 있으면 나눠 먹는다거나 하는 일상의 간단한 것들은 내 생애의 다양한 보험이 되어 준다. 


세상의 다양한 기회들이 착착 날아와서 내 몸에 붙을 수 있게 하는 방법은, 당연하게도 내가 먼저 남들에게 기회를 찹찹 날려주는 것이다. 그런 작은 선행들은 모이고 쌓여 스스로에 대한 기대를 만든다. 이는 자존감이 되기도 하고 미래에 대한 기대가 되기도 한다. 반짝이는 사람은 어둠 속에서도 빛나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서있는 자리에서 조금만 더 주변에 관심을 기울이면 된다.


어떤가, 당신도 이런 내가 나중에 어떤 사람이 될지 궁금하지 않은가? 글 몇 줄로 남이 날 궁금하게 했다면 성공이다. 혹은 나도 조금 선하게 살아볼까, 라는 마음이 들지 않는가? 글 몇 줄로 앞으로 선하게 살 다짐을 하게 했다면 그것마저 성공이다. 선한 영향력이 궁금해 이 글을 클릭한 당신은 분명 선하게 살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지금은 조금 더 강해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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