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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라 봄 Sep 25. 2024

이스오타 : 채용 쪽으로



입사 배경


퇴사를 결심하고 이직할 회사를 알아보고 있었다.


업무적으로 통화를 자주 하는 각각 은행 담당자들에게 은행 입사 방법도 살짝 물어보았지만 특정 은행 하나만 정직원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나머지 은행들은 모두 은행 협력사 소속 정직원으로 은행으로 파견 나온 분들이었다.


B2B 쪽이 금융권이라고보단 반쪽짜리라는 인식이 강할 때였다.


은행 쪽으로 고민하던 중 민B를 만났다. 


파벌 싸움 후 퇴사는 하셨어도 자주 연락을 하고 지냈었다.


별생각 없이 "부장님 쪽 자리 있습니까?"라고 했는데 마침 있다고 면접을 보러 오라고 했다.


별 기대 없이 면접을 보러 갔다. 


개발자 과장님 두 분, 차장님 한 분이 들어왔다. 


ASP에 대해 잘 아는지 이전 회사는 업종이 무엇이며 수익구조가 무엇인지 열심히 대답을 했다. 


면접을 보고 민B를 만나서 점심 식사를 했다. 


민B가 "잠시만 기다려요 대표님 면접을 바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러시길래 


당일 대표님 면접까지 보게 되었다.



주홍글씨


필자는 공고 출신이다. 


현재 프리랜서로서 인터뷰를 보면 공고 나온걸 문제 삼진 않지만 


정직원 면접을 보면 항상 같은 얘기 먼저 나온다.


"공고 출신이네..?!"


대표님 면접 때 이력서를 보시더니 처음 나온 말이다. 


나는 항상 같은 답변을 했다. 


"공고 출신이지만 대학은 컴퓨터공학 전공하였습니다."


대표님은 "현재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상태여서 많이 바쁠 텐데 괜찮겠냐"라고 물어보시기에 


"이전 회사에서도 밤새워서 야근한 적이 더 많습니다. 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이렇게 채용 쪽으로 입사를 하게 되었다.


내가 선택한 공고였지만 나의 자식들에게만큼은 실업계는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내가 낙하산?!


민B의 추천으로 들어와서 상황을 보니 민B는 아주 몹시 높으신 직책이었다.


실장님이셨고 실장님 밑에 개발팀, 디자인팀, 기획팀, 기술지원팀 다 거느리고 계셨다.


입사하고 나서 별생각 없이 민B와 담배를 피우고 오면 다른 분들이 나보고 "실장님이랑 무슨 얘기 했어? 내 얘기는 안 했지?!" 이런 질문을 너무 받아서 실장님 눈치를 볼 정도로 높으신 분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민B와 담배를 피우러 가지 않았다.


입사하기 한 달 전에 민B 밑에 직원들에게 "제가 이 전 회사 있을 때 일 제일 잘하던 친구가 곧 들어올 거예요"라고 하셨다고 한다. 


그렇다, 나는 실장님이 디렉트로 꽂아 넣은 낙하산으로 되어 있었다.


나는 당당히 면접을 보고 들어왔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분들 인식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그룹사 내규 기준으로 초대 졸 기준 연봉 이렇다며 기존에 받던 연봉에 300만 원도 깎이고 입사했는데 왜 내가 낙하산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짜증이 났었다. 


항상 개발팀 과장, 차장님은 나에게 기대감을 가지고 계셨다.


하지만 나는 우물 안에 이제 갖 나온 개구리였을 뿐이었다.



대규모 개편 작업


입사 당시 대규모 개편 작업 중이었다. 


기업 파트 소속으로 대규모 개편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다행인 건 민B가 선호하는 개발 방식이 있었는데 여기도 민B의 개발 방식이 비슷하게 녹아 있어서 적응하는 데 오래 걸리진 않았다.


하지만 개발 일정에 관해서는 이전 회사 기준에선 개발 한 달짜리인데 현재 회사에서는 1주일이었다.


업무시간에 풀로 집중해서 개발해야 맞출 수 있는 일정이었다.


내가 맡은 영역의 개편 작업을 완료 한 후에 기초를 흔드는 기획적인 문제가 생겨서 기획팀 대리와 한바탕하고 처음부터 싹 다 뜯어고치게 되었다.



신기술


그 당시 최신 기술인 jQeury, ajax, jsonPattern이 모두 접목되어 있는 사이트였다. 


나는 이 전 회사에서 javascript밖에 경험하지 않았지만 새로운 기술들을 극 실무적으로 배웠다.


jQeury는 웹사이트에 자바스크립트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오픈소스 기반의 자바스크립트 라이브러리이다.


Ajax(Asynchronous JavaScript and XML, 에이잭스)는 비동기적인 웹 애플리케이션의 제작을 위해 아래와 같은 조합을 이용하는 웹 개발 기법이다.


 JavaScript Object Notation (JSON)은 Javascript 객체 문법으로 구조화된 데이터를 표현하기 위한 문자 기반의 표준 포맷이다.


최신 기술을 습득했다는 거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는 시기였던 것 같다. 



DB 튜닝(속도 개선)


DB(DataBase)는 MS-SQL을 사용하였는데 단순 쿼리가 아닌 SP(StoreProcedure)를 사용하였다. 


SP의 장점은 쿼리 문의 집합체이며 SP 안에서 조건문, 반복문을 사용할 수 있기에 로직을 구성하는데 강력하였다. 


그리고 프로그램 단위로 저장해 놓기 때문에 최초 실행할 때 메모리를 할당받아 다음 실행 때는 실행 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었다.


기획팀의 기획안이 나에게 배정되어 개발을 하게 되면 SP도 작성하였으며 개발용 DB는 주기적으로 운영의 있는 데이터를 이관하여 실제 운영에 보는 데이터와 같이 테스트 환경을 만들어서 개발하였다.


테스트 환경에서 기획자 검토 후 운영에 반영할 때 SP의 권한 부여는 과장~부장급만 부여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자연스럽게 과장~부장급이 내가 만든 SP를 전체적으로 검토하였고 SP를 실행할 때 0.00초가 나오지 않으면 퇴짜를 맞았다. 


개발 DB도 운영 데이터 기반이기에 데이터가 몇십만, 몇백만 건이였기에 개발에서 실행했을 때 0.00를 보다 수행 시간이 더 걸린다면 운영에 올라갔을 땐 더 느려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실행 속도 0.00초가 떨어져야 운영에 SP 권한을 부여해 주셨다. 


민B는 항상 강조했던 말씀이


"사용자가 해당 사이트가 멈췄다고 생각, 인지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5초"라는 말씀을 항상 강조하였다. 


수단 방법 안 가리고 0.00초를 만들기 위해서는 집합적 사고방식으로 쿼리 조건절에 최대한 많이 걸러내는 조건을 우선적으로 작성하여도 실행 속도가 조금 빨라진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DB 테이블 구조를 확인하여 INDEX, INDEX 포괄열 같은 개념도 이해하며 활용하다 보니 실행 속도 0.00초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DB INDEX를 쉽게 생각하면 책 앞쪽의 목차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내가 보고 싶은 부분만 책 앞쪽의 목차만 보고 바로 그 페이지로 가서 보는 거와 같이 검색 성능 속도를 높여주는 자료구조이다.


채용 쪽에서 일하면서 속도 개선에서 막힌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어딜 가나 모난 사람은 있다.


가끔 회식이나 술자리가 있으면 우리 개발팀이 아닌 기술지원팀 차장님 한 분이 계셨는데 술만 마시면 나에게 "네가 여기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 이런 꼰대 같은 말을 항상 하였다. 


좋게 순화했지만 그냥 술자리에서 나만 보면 뭐라고 했던 사람이다.


대화가 안되는 사람이었다. 


내가 싫은가, 왜 나만 보면 못 잡아먹어서 안달일까란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 생각해도 내가 그 차장님 나이가 되었는데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퇴사


채용 쪽에서 1년 6개월 남짓 일하는 동안 첫 직장은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우선 개발팀 빌런이었던 이B가 퇴사를 하였고, 상장 후 부사장님이 퇴사하시고 공석이었는데, 기획팀 장B가 이사로 진급한지 1년 만에 부사장 자리까지 올라갔다.


이전 글에도 언급하였지만 기획팀 장B와 민B는 이전 회사 동료로 친분이 두터운 상태였다.


장B가 부사장이 되고 개발팀 팀장이 공석이기에 민B에게 재입사해달라고 요청을 하였다. 


타이밍이 절묘하다고 해야 하나, 대규모 개편 작업 이후 TV 광고, 라디오 광고도 투자하게 되어 매출 신기록을 계속 세우던 시기에 갑자기 대표님이 교체되면서 새로운 대표가 민B가 숨은 실세인 걸 알고 갑자기 조직개편을 계획하면서 반기를 든 민B를 회의에 참석도 못 하게 하고 마음대로 조직개편을 진행하여 운영 1실, 운영 2실 개발자들이 업무와 상관없이 뒤섞여 버리는 상황이 왔었다.


민B는 퇴사를 하고 첫 직장으로 재입사를 하였다.


민B가 나 또한 같이 재입사하자고 제안을 하셨는데 내 입장에선 여기가 좋았다. 


그 당시 최신 신기술도 배우고 기업 파트, 개인 파트 둘 다 개발을 진행했기에 많이 적응을 했기에 나갈 생각은 딱히 없었다.


운명의 장난일까 실장 대행으로 내가 제일 싫어하는 기술지원팀 차장님이 실장 대행을 하게 되었다..  


회의실에서 공표하면서 대놓고 나보고 잠깐 남으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나에게 "너 나 싫어하지? 넌 얼굴에 티가 나~ 어쩌냐 내가 실장인데?! 하하하" 이러길래 


바로 "하하하, 퇴사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막상 나간다고 하니 실장 대행인 차장님이 계속 나를 잡았다. 


"그룹사 최초로 연봉 600만 원 더 올려줄게"라고 해도, 첫 직장에서 이B 처럼 사람이 싫으면 일을 못한다는 경험을 해봤기에 퇴사하겠다고 말한 그 달에 퇴사를 하였다. 



재입사


퇴사를 기다리는 한 달 동안 민B에게 연락을 드렸다.


나에게 함께 가자고 말씀하셨을 때 나 같은 놈을 인정해 주시는 거에 감사함과 아직 배울게 많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부장님 재입사 아직 유효합니까?"라고 여쭤보니 


"네 오세요. 부사장님에겐 말해놓을게요."라고 하셨다.


나는 팀장급도 아니고 고작 대리급 이였기에 재입사가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첫 직장에서 퇴사하기 전까지 운영 메인 개발자이었기에 각 팀장들 만장일치로 나는 재입사하게 되었다.


우물 안에 큰 개구리가  밖으로 나와서 모진 풍파를 다 겪고 더 커져서 다시 우물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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