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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라 봄 Nov 10. 2024

늦게 배운 자전거 세상 : 즐거움


다시 미니벨로


기존에 타던 로드 사이클을 봉인하고 다시 미니벨로로 돌아가기 위한 인터넷 검색을 하였다. 


폴딩 미니벨로 위주로 찾다 보니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그리고 눈높이는 많이 올라가 있었다. 


자전거를 타기 전에 평일이든 주말이든 친구들을 만나서 술 마시는 금액을 자전거를 구매하여 토요일, 일요일 무조건 라이딩을 한다는 가정하에 1~3년 동안 꾸준히 탄다고 한다면 500만 원 ~ 2000만 원 까지는 커버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고민 끝에 버디(Birdy)라는 브랜드의 스포츠 모델을 구매하였다.


미니벨로도 로드 사이클처럼 지오메트리 키별 사이즈가 있는지 몰랐었다.


내가 구매한 버디 스포츠는 키 175 이상만 탈수 있는 사이즈였다.


아픈 기억이지만 그 당시 여자친구와 여행용으로 커플..로 구매를 하였다.



국토종주


버디를 구매할 때도 국토종주를 목표로 내 자전거에는 프런트 렉을 추가로 장착하여 가방을 달 수 있도록 세팅을 하였다. 



우선은 국토종주를 위해선 100km 이상 탈 수 있는 체력을 키워야 했다. 


(전) 여자친구와 라이딩을 할 때 조금씩 조금씩 라이딩 킬로수를 늘려 나갔다. 


그리고 나의 스타일이지만 국토종주에 대해 찾아볼 때 사진들은 찾아보지 않았다. 


내가 직접 보고 내 눈에 담아 가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서 지도와 숙박 포인트 위주로 계획하고 자전거를 폴딩 하여 기차를 타고 부산에 도착하여 서울로 올라왔다. 


국토종주를 시작할 때 경험자분들의 말 중에 "포기하는 것도 큰 결심이다"란 말을 가슴에 새기고 시작을 했다. 



부산에서 대구로 올라갈 당시 폭염주의보라서 앞에 땅만 보고 힘들게 간 기억이 있지만 "이러다 죽겠구나"란 생각은 들지 않았고 넉넉하게 5박 6일 동안 국토종주를 성공하였다. 


서울로 올라오는 중에 많은 사람들은 만났다. 


제일 기억나던 건 쌀집 자전거라고 불리는 스틸 재질의 자전거를 타고 온 고등학생 두 명이 기억이 난다. 


내가 안 힘드냐고 물어보니 "바퀴 두 개 달렸으면 다 자전거죠. 힘든 건 제 모자란 체력이에요"라는 말에 그동안 자전거에 눈만 높아진 나 자신에게 되물어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내 머리 땅 맞은 기분이었다.


나는  바로 편의점에 가서 에너지바, 과자, 빵, 음료 거의 거의 10만 원어치를 사서 고등학생 친구들 손에 쥐여주었다.


고등학생 친구들은 놀라면서 "왜 이런 걸 주세요?"라고 했지만 


"아 이 아저씨가 너희들한테 많이 배운 것 같아서.. 얼마 안 남은 거리 내려가는 동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해"라고 말하고 손에 쥐여주고 뛰어서 돌아갔다. 


그때가 부산에서 조금 올라온 상태였는데 그 친구들은 이미 서울에서 내려와서 부산이 코앞인 상황이여 어서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 주고 싶었다. 


3일 잡고 내려온 20대 친구도 있었고, 기부를 위해 국토종주를 하는 분들도 있었다.



매주 120km 


매주 나와 함께 라이딩을 했던 직장동료 형님도 나의 영향을 받아서 기존 로드 사이클을 봉인하고 버디를 구입하였다. 


형님은 기존 버디가 아닌 버디 클래식이라고 불리는 직선 프레임에 꽂혀서 중고나라에 계속 찾아다가 드디어 구입을 하게 되었다. 


기존 버디는 18인치인데 형님이 구매하신 버디는 20인치로 인치 없이 되어있고 직선 프레임이었다.


너무 이뻐서 나도 버디 클래식을 구매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중고장터에 몇 달 동안 매복을 하고 있었다.



형님과 라이딩을 하면서 킬로수를 조금씩 늘려가다가 팔당에 초계국수를 목표로 팔당까지 가서 초계국수를 먹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너무 좋아서 자연스럽게 우리의 라이딩 코스는 계양-팔당 총 120km를 타게 되었다. 


항상 토요일 아침 9시에 계양에서 만나서 팔당 가서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다시 계양으로 돌아가면 오후 5시 정도 됐던 것 같다. 


시간은 상관이 없었다. 


우리는 이미 속도보단 즐거움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팔당에서 돌아오는 길에 배가 불러서 한숨 자고 출발한 적도 있다. 


그냥 모든 제약 없이 타고 싶은 데로 탔던 것 같다.


그래도 장거리이기 때문에 운이 안 좋게 역풍 구간을 많이 만나게 되면 정말 힘들 때가 많은데 충분히 쉬고, 쉬는 동안에 에너지바 먹고 안 먹고 차이가 정말 천지차이로 느껴지면서 인체의 신비를 겪어본 적도 많았었다.



버디 클래식


자전거에 즐거움에 흠뻑 빠져 있을 때, 여자친구와 이별을 하였다. 


자전거의 시작부터 국토종주부터 모든 게 퇴색된 추억이 되어버렸다.


자전거 관련 블로그도 나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었고, 블로그를 초기화하고 


기존에 타던 버디는 봉인하고 술독에 빠져 살고 있었다. 


같이 라이딩을 하던 직장동료 형님에게도 몇 달 동안은 못할 것 같다고 하고 자전거는 잊은 체 술만 마시게 되었다. 


인간 좀비처럼 하루를 보내고 있던 중 주말에 누워 있는데 중고장터에 버디 클래식이 매물이 올라왔다. 


바로 구매자께 전화를 하고 뭐에 홀린 거 마냥 차를 가지고 성남으로 향했다.


그 당시 버디 클래식을 타고 친목카페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열 명도 안 되었었다.


신품도 아닌 버디 클래식을 400만 원 넘게 주면서 구매를 해왔다. 



완전 풀 튜닝 상태였고 대략적으로 계산만 해봐도 튜닝으로 1300만 원은 쓴 것 같았다.


기존 버디는 직장 대리에게 정말 싸게 팔고 술에서 다시 자전거로 복귀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다시 라이딩을 시작하였다.


이렇게 직장동료 라이딩은 형님과 버디를 구입한 대리 이렇게 셋이서 라이딩을 즐겼다. 


이별로 잠시 방황하였지만 다시 자전거에 대한 즐거움을 즐기게 되었다. 


그 당시 30대 내 인생에서 자전거를 타지 않았다면 참 무료한 인생을 살았을 것 같다.


자전거를 타면서 자전거 타는 거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았다.


주위 사람에게 자전거를 잘 타는 사람의 기준은 

"자전거를 즐기고 다음날 몸이 평소랑 똑같은 사람"이라고 들었다.

 

항상 라이딩을 하고 나면 다음날 엉덩이 통증을 하루 이틀은 겪었던 것 같다.

 

다음날에 일어나도 근육통 없을 정도의 거리를 찾으려 노력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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