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행복한 건강생활 05
영양사·식생활 연구가 이영인
시련을 마주할수록 아름다움을 연마하는 보석처럼, 추위를 견뎌 내며 강한 생명력을 농축하는 채소가 있다. 남해의 거친 해풍에 얼었다 겨울 햇살에 녹기를 여러 차례. 자연의 담금질에 스스로 영양소를 배가하는 섬초가 그 주인공이다. 초록의 생기를 한가득 머금은 섬초 요리로 청룡의 해를 더욱 푸르게 맞이해 보자.
바다의 생동감을 닮은 시금치. 섬초
시금치는 겨울이 제철인 잎채소로, 칼슘과 철분 등 무기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유지하고 싶은 사람과 임산부에게 추천하는 식품이다. 베타카로틴·엽록소 등 기능성 물질과 비타민 C·비타민 E 등도 다양하게 함유하고 있다. 시금치 중에서도 전남 신안 지역의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섬초는 특히 1월에
단맛이 좋고 영양소도 월등히 많다고 한다. 이번 달에 장을 볼 때, 유난히 길이가 짧고 뿌리 색이 자줏빛을 띠는 섬초를 보면 꼭 바구니에 담기를 권한다.
단, 시금치를 장기간에 걸쳐 과량 섭취 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신장이나 방광과 관련하여 건강 문제가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시금치의 수산(oxalic acid) 성분이 체내에서 칼슘과 결합하여 불용성염을 만들어 결석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끓는 물에 데치면 수산이 물에 녹아 상당 부분 제거되므로 물에 삶아 조리해 적당량 먹는 것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페스토
이탈리아 만능 소스인 페스토(pesto)는 ‘찧다, 빻다’라는 이탈리아어에서 유래한 말로, 허브나 채소를 올리브오일·견과류·마늘·치즈 등과 잘 섞은 후 으깨어 만든 소스를 뜻한다. 바질잎을 주재료로 한 이탈리아 제노바 지역의 바질 페스토가 가장 대표적이며, 식문화의 발전에 따라 그 종류도 다채롭게 개발되어 왔다. 바질 외에도 선드라이드 토마토·버섯·아티초크·케일 등 지역 특징이나 선호에 따라 주재료를 달리하여 특색 있게 만들 수 있다. 요리 활용법 또한 다양한데, 주로 파스타나 피자의 소스로 이용하며 라자냐·뇨키·수프 등에 가니시로도 사용한다. 생선 요리·육류 요리 등에 맛과 향, 색을 더하기 위해 곁들여 내기도 하며, 빵을 찍어 먹거나 샌드위치 소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
초록빛 섬초 페스토 파스타
한식에서는 섬초를 나물로 무치거나 국에 넣어 먹지만, 이탈리아 조리법을 활용하여 파스타를 만들어 먹는 것도 색다르다. 리가토니 파스타를 구하기 어렵거나 취향이 다르다면 일반적인 스파게티니 면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파스타 면 대신 두부 면·곤약면·해초 면 등으로 대체하면 섬초 페스토를 더욱 담백하게 즐길 수 있다.
한편, 열을 가하면 진한 초록빛이 줄어들고 섬초의 풍미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파스타에 페스토를 버무리는 과정은 최대한 짧은 시간에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남은 섬초 페스토는 열탕 소독한 유리병에 냉장 보관 시 일주일, 큐브 형태로 소분하여 냉동 보관 시 한 달 안에 소비하는 것이 좋다.
재료
섬초 페스토
섬초 100g
견과류(아몬드 50g·잣 20g)
마늘 2쪽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80mL
소금 1/2작은술
그라노 파다노 치즈 50g
파스타 (2인분)
리가토니 파스타 면 150g
올리브오일 2큰술
마늘 2쪽
양파 100g
섬초 페스토 4큰술
소금·후추 적당량
토핑(선드라이드 토마토·모차렐라치즈 등 적당량)
만드는 방법
섬초 페스토
1. 섬초는 뿌리를 다듬고 깨끗이 씻은 다음, 뿌리 부분부터 끓는 물에 닿도록 하여 30초~1분 정도
데친다. 데친 섬초를 찬물에 헹군 후 물기를 꼭 짜 둔다. 견과류는 마른 팬에 약불로 노릇노릇해
질 때까지 볶은 후 식힌다. 그라노 파다노 치즈는 그라인더에 곱게 간다.
2. 1의 데친 섬초에 볶은 견과류·마늘·올리브 오일을 넣고 믹서로 곱게 간다. 갈아 둔 그라노 파다
노 치즈를 넣고 주걱으로 잘 섞는다.
파스타
1. 끓는 물에 소금을 1작은술 넣고 리가토니 파스타 면을 15분 정도 삶는다.
2. 파스타가 익는 동안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편으로 썬 마늘을 넣고 타지 않도록 약불에 가
열하면서 기름을 낸다. 마늘이 익으면 양파를 다져 넣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후 양파가 투명
해질 때까지 중불에 볶는다.
3. 1의 삶은 리가토니 파스타 면을 팬에 넣고 면 삶은 물을 적당량 넣어 촉촉하게 볶는다. 불을 끈
후, 만들어 둔 섬초 페스토를 리가토니와 잘 섞어 접시에 담아낸다. 취향에 따라 후추·모차렐라
치즈, 선 드라이드 토마토 등 토핑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