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행복한 건강생활 06
영양사·식생활 연구가 이영인
양력으로 2월은 봄을 알리는 입춘이 있는 달이다. 겨울과 봄이 줄다리기를 시작하며 기온의 변덕이 활발해
지는 만큼, 여느 때보다 체온 유지를 위한 식습관이 필수다. 따라서 이 시기 면역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따뜻하고 영양가 높은 음식으로 식단을 꾸리는 것을 권한다. 아직 봄을 기다리는 이달에는 밥과 고명 위에 뜨거운 찻물을 훌훌 붓기만 하면 완성되는 간편한 오차즈케 한 그릇으로 식탁을 훈훈하게 데워보면 어떨까.
오차즈케로 갈무리하는 겨울
일본 요리인 오차즈케(お茶漬)는 대상을 높여 부르는 말인 오(お)와 차(茶), ‘담그다’라는 의미의 즈케(漬)가 합해진 말로, 찻물에 밥을 담가 먹는 음식을 뜻한다. 코스 요리의 마지막 식사로 내거나, 초대 손님을 환송하는 뜻이 담겨 있어 마무리를 의미하기도 한다. 차가워진 속부터 달래며 긴긴 겨울을 갈무리하기에도 제격이다.
오차즈케는 크게 밥·고명·찻물로 구성되며, 밥 위에 갖가지 고명을 올리고 찻물을 더하면 완성되는 간단한 요리다. 고명으로는 장아찌류와 생선 및 육류, 김가루나 향미가 있는 채소 등 간이 되어 있는 다양한 식품들을 올린다. 뜨거운 물만 부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조미한 고명과 차 분말로 이루어진 간편 식품 형태도 있다. 찻물은 일반적으로 녹차를 뜨겁게 우린 것을 사용하나 차갑게 식혀 먹기도 하며, 감칠맛을 더하기 위해 다시마와 가쓰오부시(가다랑어로 만든 포육)를 끓인 물을 섞어 만드는 경우도 있다.
담백한 등 푸른 생선 요리, 삼치 오차즈케
일조량이 낮아 피부에서 비타민D 합성이 어려운 겨울, 면역력을 지키기 위해 등 푸른 생선은 꼭 챙겨야 할 식재료다. 등 푸른 생선은 단백질과 지질 함량이 높아 열량 섭취에 효과적이며, 비타민D뿐만 아니라 DHA와 EPA 등 뇌 건강과 암 예방에 효과적으로 알려진 생리활성물질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영양적 측면에서 훌륭하다. 그중에서도 겨울이 제철인 삼치는 고등어·정어리·꽁치 등 다른 적색육 어류에 비해 비타민D 함량은 높고 지방 함량은 적다는 것이 이점이다. 또한 육질이 연하고 부드러운 특징을 가지고 있어 소화가 어려운 노인이나 아이들에게도 부담 없이 권할 수 있다.
일본에서 오차즈케 고명으로 자주 활용하는 생선은 연어·고등어·도미·장어 등이지만, 신토불이 제철 생선인 삼치를 활용해 보다 담백하게 즐길 수 있는 레시피를 소개한다. 맛국물을 만들 때, 참치액 대신 멸치 육수를 진하게 끓여 내면 조금 더 한국적인 맛을 낼 수 있다. 녹차의 카페인과 탄닌감이 부담스럽다면, 떫은맛이 적은 호지차나 곡물 향이 구수한 보리차로 찻물을 대신해도 좋다. 고명은 취향을 따르거나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를 활용해 종류와 양을 가감해도 무관하다. 남은 설 명절 음식을 데워 고명으로 활용하면 알뜰하게 잔반까지 처리할 수 있으므로 추천한다.
재료
삼치 100g
쌀밥 200g
고명(김가루·참깨·고추냉이·숙주·참나물 등)
물 700mL
참치액 1큰술
다시마 3g
무 50g
녹차잎 4g 혹은 녹차 티백 1개
만드는 방법
1. 삼치는 내장과 뼈를 제거하고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제거해 둔다. 구하기 쉬운 재료로 고명
을 준비하고 쌀밥을 짓는다.
2. 프라이팬을 약불로 달군 후 껍질 쪽부터 팬에 닿게 하여 삼치를 굽는다. 이때 기름은 두르지 않
는다. 10분 정도 잘 뒤집어 가며 삼치가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잘 굽는다.
3. 냄비에 물 500mL와 다시마, 무를 넣고 중불에 5~10분 끓여 맛국물을 준비한다. 뜨거운 물(85도)
200mL에 녹차잎을 3분 정도 우려낸 후 맛국물과 섞어 오차즈케 찻물을 만든다.
4. 쌀밥 위에 고명과 구운 삼치를 올리고, 찻물을 적당량 부어 삼치와 고명, 밥을 잘 풀어서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