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내음 가득한 봄의 맛. 주꾸미 리조또

더 행복한 건강생활 20

by 이영인

영양사・식생활연구가 이영인


벚나무에 꽃이 필 무렵부터, 꽃이 만개한 축제를 기다리는 4월의 공기는 늘 설렌다. 또다시 찾아오는 봄비에 꽃이 지고 녹음을 준비하기까지, 이달의 풍경은 그 어떤 계절보다 변화의 폭이 크다. 다가오는 벚꽃철 에는 봄날의 다채로운 모양을 닮은 제철 주꾸미 리조또를 먹으며 아름다운 순간을 오래 기억해 보자.



봄 제철 식재료, 주꾸미

주꾸미는 문어, 낙지와 함께 문어과에 속하는 4월의 제철 식재료로, 문어와 낙지에 비해 크기가 작고 다리가 짧으며 탄력 있는 식감과 강한 감칠맛이 특징이다. 특히 주꾸미 먹물에 감칠맛 성분과 바다의 짠맛이 매우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므로 버릴 것 없이 통째로 섭취하는 것도 추천한다. 은은한 바다 내음이 매력적인 주꾸미는 영양 측면에서도 탁월하다. 봄철 피로 해소와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타우린 성분이 풍부하며,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건강하게 단백질을 보충하기에 좋다. 이외에도 체내 대사 작용에 필요한 철분과 DHA 등이 함유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친숙한 주꾸미 요리로는 매콤한 양념에 조리하는 주꾸미볶음이 있다. 숙회나 샐러드를 만들기도 하고, 국물 요리에 주꾸미를 넣어 신선한 바다의 맛을 즐기기도 한다. 단, 주꾸미를 너무 오래 조리하면 질겨질 수 있으므로 가열 시간을 짧게 하거나 살짝 데쳐서 활용하는 것이 좋다. 한편 생물이나 냉장상태로 유통되는 주꾸미를 구매할 때는 표면이 맑고 투명한 회색 빛을 띠며, 매끄럽고 윤기가 있는 것을 고르도록 한다. 손질된 상태로 냉동한 주꾸미도 시중에 많이 나와 있으므로, 봄 제철이 아니더라도 생물과 냉동 중 선호하는 가격대나 편의에 따라 취사선택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맛을 더해 보자

리조또(risotto)는 이탈리아 북부의 전통 요리로, 육수를 조금씩 넣어 가며 천천히 익혀 만드는 쌀 요리이다. 육수를 한 번에 붓고 빠르게 익히지 않는 이유는 쌀을 ‘알 덴테(al dente)’로 조리하기 위한 것이다. ‘알 덴테’는 ‘이에 닿는’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로, 겉은 부드럽지만 속은 살짝 단단한 상태로 익힌 것을 말하는데, 씹는 맛을 살리기 위한 조리 방식이다. 쌀에서 새어 나오는 전분질 덕분에 크림처럼 부드러운 식감이 완성되기도 한다. 파스타와 함께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식사 메뉴로 여러 문화권에 알려진 리조또는 쌀 외에 해산물, 버섯, 채소 등 다양한 부재료와 향신료에 따라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


이달의 요리에서는 밀라노 지역을 대표하는 종류인 ‘리조또 알라 밀라네제’의 레시피를 응용하여 고급스러운 꽃향기와 황금빛 색감을 내는 향신료인 사프란을 활용하였다. 사프란이 생소하거나 구하기 어려우면 넣지 않아도 주꾸미의 감칠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으니 생략해도 무방하다. 사프란을 빼는 경우, 좀 더 진하고 구수한 맛을 살리기 위해서 치킨스톡 대신 멸치육수를 이용해도 주꾸미와 잘 어우러지니 레시피를 조정해 보는 것도 좋다. 봄의 색을 더해 줄 토핑으로 세발나물이나 파슬리, 딜, 바질 같은 허브 혹은 좋아하는 봄나물을 생채로 올려 싱그러움을 더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주꾸미리조또.JPG 주꾸미 리조또



재료(2인분)

주꾸미 250g (8~10미)

쌀 150g

밀가루 2큰술

버터 20g

양파 80g

마늘 2개

느타리버섯 60g

물 400g

치킨스톡 10g

소금, 후추, 샤프란 조금

토핑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가루 15g, 세발나물 조금(생략 가능)



만드는 방법

1. 쌀을 씻어 20분 정도 불려 둔다. 주꾸미는 밀가루와 함께 볼에 넣고 골고루 주물러 이물질을 제거하고 깨끗한 물에 헹궈서 손질한다. 손질한 주꾸미는 끓는 물에 1분 정도 데쳐서 건져 둔다.

2. 양파는 다져서 준비하고, 마늘은 편 썰기를 해 둔다. 느타리버섯은 젖은 키친타월로 이물질을 털어 내고 손으로 찢어 손질한다. 물 400g에 치킨스톡을 넣고 끓여 육수를 만든다.

3. 깊이가 있는 팬을 중불에 올려 버터 10g을 녹인다. 2의 양파와 마늘을 넣어 양파가 투명해질 때까지 볶은 후, 버섯을 넣고 소금과 후추로 간하여 버섯 숨이 죽을 때까지 익힌다. 남은 버터 10g과 1의 쌀을 넣고 3분 정도 볶는다.

4. 3에 화이트와인을 넣고 강불로 올려 끓이며 알코올을 날린다(생략 가능). 사프란을 넣고 쌀이 자작하게 잠길 만큼 1의 육수를 부은 후 끓으면 중불로 다시 낮춘다. 이후 육수를 조금씩 넣어가며 10분 정도 쌀을 익히고, 1의 데친 주꾸미를 넣고 저어 가며 2분 정도 더 끓인 후 부족한 간은 소금과 후추로 더한다.

5. 4의 리소토를 그릇에 담고 세발나물과 치즈가루를 뿌려 마무리한다.



image.png ⟨더행복한건강생활⟩ 2025.4월호, 대한보건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