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여는 풀빛. 풋콩 톳 영양밥

더 행복한 건강생활 25

by 이영인

영양사・식생활연구가 이영인


본격적인 가을의 시작점이자 열다섯 번째 절기인 백로(白露) 즈음, 농촌 마을은 가마솥에 한가득 풋콩 삶는 내음으로 풍요롭다. 깍지째로 입안에 넣어 알알이 콩알을 빼 먹는 재미도 좋고, 소금물에 데쳐 짭짤해진 콩깍지를 잘근잘근 씹으며 달큰한 풋내까지 알차게 누리는 것도 즐겁다. 9월에는 맛과 영양이 가득한 풋콩 요리로 환절기 건강까지 챙겨 보자.



여름의 여운이 서린 풋콩

깍지째로 수확한 어린 콩을 풋콩이라 한다. 이달의 식재료인 대두의 풋콩은 아직 성장 중인 시기라 엽록소의 연둣빛이 남아 있으며, 단당류와 수분 함량이 성숙한 대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 은은한 단맛을 촉촉하게 즐길 수 있다. 품종에 따라 재배 시기는 다를 수 있지만 주로 7월 말에서 9월 중순 사이 짧은 기간에 농산물 직판장이나 로컬푸드 마켓에서 신선한 것을 구할 수 있다. 급속 냉동 한 가공식품이 자숙대두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므로 사시사철 대체재로 활용할 수 있다.


풋콩은 무더위를 겪은 환절기의 신체에 영양을 공급하는 훌륭한 식재료다. 먼저 식물성 단백질이 면역력을 높이고, 알파 리놀렌산과 같은 식물성 오메가-3 지방은 체내 지질대사를 돕는다. 장 건강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 유익한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또한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라 불리는 이소플라본이 많아 갱년기 증상 완화나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땀을 통해 배출된 칼륨을 보충해 주므로 피로 해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풋콩을 즐겨 먹는 나라는 단연 일본이다. 일본어로는 에다마메(枝豆, えだまめ)라고 하는데, 줄기[枝]가 달린 콩[豆]을 뜻하는 말이다. 여름날 맥주와 함께 즐기는 간식의 대명사로,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식 선술집에서 제공되는 기본 안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일본 가정식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되며 갓 지은 밥에 풋콩을 섞어먹는 풋콩밥부터 무침, 계란말이 등의 반찬 혹은 샐러드의 부재료로 넣기도 한다.


풋콩을 고를 때는 색이 선명하고, 수분감이 있어 유연하게 구부러지는 것을 고르면 신선하다. 반면 깍지에 흠이 많거나 억세고 뻣뻣하면 맛이 떨어진다. 구매 후 최대한 빨리 섭취하는 것이 좋으나, 3개월 정도 장기 보관 하는 것도 가능하다. 깍지콩 그대로 소금물에 30초 정도 데쳐 물기를 말린 후 지퍼백에 밀봉하여 냉동 보관 하면 된다. 생풋콩을 손질할 때는 꼭지를 따고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조리 시 소금을 넣고 데치면 풋콩의 연둣빛이 더욱 짙어져 맛깔스러워 보이지만, 너무 오래 익히면 고유의 아삭한 식감이 사라지고 색상도 누렇게 변할 수 있으니 1~2분 이내로 깍지째 짧게 데치는 것을 추천한다.



톳으로 바다의 풍미를 더한 영양밥

이번 달에는 쌀에 제철 식재료와 간장 베이스의 소스를 넣어 지어 낸 일본식 영양밥 레시피를 소개한다. 여러가지 반찬을 만들어 곁들일 필요 없이 채소와 콩, 해조류, 고기 혹은 생선 등 다양한 재료를 전기밥솥에 한데 넣어 취사 버튼만 누르면 든든한 한 끼가 뚝딱 완성된다. 집에서 간단하게 국이나 수프를 끓여 함께 식사해도 좋고, 주먹밥을 만들어 도시락 메뉴로 활용해도 손색이 없다. 풋콩은 밥을 지을 때 넣으면 특유의 싱그럽고 푸른 색상이 변하므로, 식혀 둔 풋콩을 갓 지은 밥에 바로 섞어 먹는 것이 좋다.


이달의 레시피에서는 풋콩의 설익은 단맛이 다른 재료들과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깊은 바다 향과 미네랄이

풍부한 톳으로 감칠맛을 더했다. 단백질을 보강하기 위해 담백한 두부면을 추가했으나, 열량 고민을 하지 않

는다면 두부면 대신 채 썬 유부로 대체해 고소함을 더할 수 있다. 당근 외에도 우엉이나 연근 등 뿌리채소를

넣어도 잘 어울리며, 된장국과 함께 식사하면 더욱 따뜻한 조합으로 즐길 수 있다.



풋콩톳영양밥.JPG 풋콩 톳 영양밥



재료(4인분)

풋콩(깍지에서 뺀 것) 80g

마른 톳 10g

당근 60g

만가닥버섯 100g

두부면 80g

쌀 360g

물 360mL

국간장 2큰술

참치액 1큰술

맛술 1큰술

매실청 1작은술

참기름 조금(선택)



만드는 방법

1. 쌀을 깨끗이 씻어 30분간 불린다.

2. 마른 톳을 찬물에 10~15분 불린 후 체에 밭쳐 물기를 제거하고 3cm 정도 한 입 길이로 썬다.

당근은 3cm 길이로 채 썰고, 두부면과 만가닥버섯도 3cm 정도 길이로 썰어서 준비한다.

3. 끓는 소금물에 풋콩을 1분 정도 살짝 데쳐 식혀 둔다.

4. 전기밥솥에 1의 불린 쌀과 2의 재료를 얹고 국간장, 참치액, 맛술, 매실청을 섞은 소스를 골고루

부어 백미 코스로 취사한다. 밥이 다 되면 3의 풋콩을 넣고 잘 섞어 5분 정도 뜸 들인다.

5. 영양밥을 그릇에 덜고 취향에 따라 참기름을 조금 첨가해 섞어 먹는다.



image.png ⟨더행복한건강생활⟩ 2025.9월호, 대한보건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