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해산물 파스타. 홍가리비 콘킬리에

더 행복한 건강생활 27

by 이영인

영양사・식생활연구가 이영인


입동(立冬)이 있는 11월, 겨울에 접어드는 이 시기의 바다는 미식의 보고가 된다. 이때부터 한겨울까지 통통하게 살이 오른 제철 해산물은 깊은 맛과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며, 영양도 한껏 머금어 추위에 대비해 면역력을 기르기에 제격이다. 가을빛 추억이 담긴 붉은 단풍색의 홍가리비와 함께 건강한 겨울을 준비해 보자.



겨울의 시작과 제철 가리비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가리비는 대략 11월부터 제철이 시작되어 3~4월 봄까지가 가장 맛이 좋다. 시중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종류는 구웠을 때 맛있는 참가리비와 회로 즐기는 해만가리비, 찜과 탕 요리에 활용하는 홍가리비 등이 대표적이다. 가리비의 달큰하고 진한 감칠맛은 아미노산 성분인 글라이신에서 유래한다. 홍가리비 100g(껍데기 제외) 기준으로 단백질 함량이 약 15g에 달하며, 피로 해소,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및 혈압 안정화에 기여하는 타우린 성분과 해독 작용에 관여하는 아연, 항산화 성분인 셀레늄 등이 풍부하다. 이외에도 비타민 B12, 칼륨, 철 등 건강에 유익한 영양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 면역력이 저하되기 쉬운 추운 겨울철에 꼭 섭취하기를 권한다.


가리비는 건드렸을 때 입을 닫으면 싱싱한 상태라고 볼 수 있으며, 껍데기 속 살이 잘 올라 탄력 있고 투명한 빛을 띠는 것을 고르면 좋다. 가리비를 손질할 때는 패각 사이사이를 솔로 꼼꼼히 세척하고, 가위로 따개비 등 이물질을 제거해 씻은 후 30분 정도 찬물에 해감한다. 가리비는 조류를 먹고 자라는데, 최근 해수 온도 상승에 따라 유해 미세 조류가 유입되어 내장에 패류 독소가 축적될 수 있다. 특히 예소톡신 같은 패류 독소는 가열 조리를 해도 쉽게 분해되지 않으며, 간 독성 및 신경 독성을 나타낼 수 있으므로 검게 보이는 내장(중장선)은 제거하고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모든 조개류가 그렇듯 가리비도 되도록 신선한 상태에서 빠르게 섭취하는 것이 좋으나, 보관해야 할 경우에는 손질 후 살만 발라 밀폐 용기에 넣은 후 냉동한다.



조개 모양의 별미 파스타, 콘킬리에

콘킬리에(conchiglie)는 이탈리아 남부에서 유래한 파스타로, 조개, 소라를 뜻하는 콘킬리아(conchiglia)에서 비롯되었다. 조개 패각과 같이 여러 겹으로 팬 홈과 소라껍데기처럼 오목한 모양 덕분에 소스가 잘 배는 파스타 중 하나다. 또 안쪽에 부재료가 듬뿍 채워져 더욱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으며, 탱글한 식감까지 매력적이다.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인 콘킬리에와 모양이 비슷하지만 크기가 좀 더 큰 콘킬리오니와 작은 콘킬리에테도 있다. 콘킬리오니는 치즈, 다진 육류, 시금치 등의 속 재료를 채워 오븐에 구워 내는 요리에 주로 활용한다. 콘킬리에테는 수프 등 국물 요리에서 탄수화물과 든든함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


이달의 레시피에서는 제철 홍가리비의 감칠맛과 쫀득한 식감을 살리기 위해 부재료를 최소화하고, 올리브오일과 버터 위주로 단순하게 조리해 본연의 맛을 강조했다. 이 밖에 다양한 응용을 소개하자면, 토마토소스에 치즈와 바질을 더해 좀 더 깊은 감칠맛과 산뜻한 향을 더하거나, 크림소스에 베이컨과 버섯 등 부재료를 함께 볶아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로 변주해도 좋다.


파스타보다 가리비를 메인으로 즐기고 싶다면 가리비 양을 늘려 차가운 파스타 샐러드로 즐기는 방법도 있다. 아이들과 함께 먹는다면 화이트와인은 생략해도 무방하다. 토핑 또한 생파슬리 대신 타임, 딜, 로즈메리 등으로 이국적인 향을 더하거나, 깻잎 또는 부추 등 쉽게 구할 수 있는 향채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IMG_8182 2.JPG 홍가리비 콘킬리에

재료(2인분)

홍가리비 1kg

물 400mL

맛술 2큰술

레몬 1개

콘킬리에 파스타 150g

올리브오일 2큰술

양파 50g

마늘 3개

통페페론치노 5개

화이트와인 100mL

버터 30g

생파슬리 조금

후추 조금



만드는 방법

1. 홍가리비는 패각을 솔로 2~3번 문질러 씻고 가위로 따개비 등 이물질을 제거한다. 그대로 찬물에

담가 30분 정도 해감한 후 다시 한번 깨끗하게 헹군다.

2. 찜기에 400mL의 물을 붓고 끓여 김이 오르면 체망에 가리비와 편으로 썬 레몬을 올리고 맛술을

고루 뿌려 6~8분 정도 찐다. 장식용으로 쓸 가리비는 껍데기를 포함해 3~4개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는

살을 분리해 둔다. 그리고 찜기에 남은 맛국물은 체에 걸러 따로 식힌다.

3. 끓는 물에 콘킬리에 파스타를 10~12분 정도 삶은 후 건져 둔다. 마늘은 편으로 썰고 양파는

다져서 준비한다.

4. 팬을 중불에 올려 가열한 뒤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3의 마늘을 볶아 향을 낸 후 양파를 볶는다.

양파가 투명해지면 가리비와 페페론치노를 넣고 살짝 볶은 후 화이트와인을 넣고 끓여 한 김 날린다.

5. 2에서 식혀 둔 맛국물과 3의 콘킬리에 그리고 버터를 넣은 후 잘 섞는다. 맛국물은 원하는

점도가 될 때까지 조금씩 넣는다. 맛이 부족하게 느껴지면 소금과 후추로 간하고 3~5분 정도

더 끓인 후 그릇에 담아 낸다. 취향에 따라 잘게 썬 생파슬리나 올리브오일, 후추를 토핑으로 더해 먹는다.



image.png ⟨더행복한건강생활⟩ 2025.11월호, 대한보건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