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계 인정하기

by 서린

“사람들은 내가 누구인지는 알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른다.”


이 말의 주인공은 tvN 드라마 <마인>의 한지용이었다.
그는 대기업 사장이라는 겉모습만 놓고 보면 젠틀하고 능력 있는 인물이었다. 직원들에게도 인기가 높았고, 외형적으로는 완벽하게 ‘성공한 사람’의 이미지였다. 하지만 실제로 그는 깊은 콤플렉스와 왜곡된 욕망을 안고 있었다. 길거리 불량배보다 못한 짓을 저지르며,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사람들을 1:1로 싸우게 하고, 돈을 미끼로 죽기 직전까지 서로 때리게 하는 것을 즐겼다. 결국 그는 감정을 절제하지 못한 채 비극적인 사건을 일으켰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파국을 만들었다.


중요한 것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는 사람의 본질을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는 사회적 상황에 맞는 일부 모습만 보여줄 뿐, 다른 사람의 한계나 내면까지는 알 수 없다. 사람들은 외형적 이미지를 기반으로 평가를 내리지만, 정작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깊게 아는 경우는 드물다.


실제 범죄자를 연구하면 놀라운 점이 있다. 그들의 주변인들은 대부분 ‘우리 아이는 그런 아이가 아니에요’라고 말한다. 평소에는 착하고 조용하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바로 한계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스스로를 어떻게 조절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을 떠올리면, 다른 사람들이 나의 한계를 알 수 없는 것도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려 한다. 그러나 결국 나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뿐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나 역시 일을 하면서 종종 나의 부족함을 느낀다. 별다른 노력 없이 척척 해내는 동료와 비교될 때,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부족함을 깨닫고 부딪히며 민망하고 괴로운 과정을 겪은 뒤에야, 내가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제대로 알게 된다.


회사 업무는 사회와 트렌드의 변화에 민감하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경험을 쌓아 인사이트를 키우는 것은 필수다. 나 또한 늘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며, 그 과정에서 실수와 좌절을 반복했다. 멘토가 있으면 더 쉽게 배울 수 있었겠지만, 현실은 대부분 스스로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결국 나의 한계를 아는 것은, 내가 무엇을 채워야 하고,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과거의 나를 돌이켜 보는 일은 부끄럽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새로운 일에 조금씩 도전하고, 결과가 좋든 나쁘든 경험을 쌓는 과정을 반복하며 지금의 나를 만들어 왔다.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다. 한계를 인정할 때 삶은 조금 편해진다. 이번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절박함보다는 여유를 가지고 접근할 때, 일이 더 잘 풀리기도 한다. 조급한 마음으로는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

또 한계를 아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용기도 준다. 끝까지 혼자 버티기보다는, 필요한 순간에 질문하고 의견을 나누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다. 나이나 경험이 많다고 해서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것을 망설일 필요는 없다. 새로운 기술과 지식은 늘 등장한다. 함께 고민하고 논의할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삶을 최선을 다해 살고 싶어 한다. 단지 방법을 잘 모르거나 실패와 좌절에 지쳐 있을 뿐이다. 그럴 때는 내 한계를 인정하고, 일단 끝까지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완벽함보다는 완성을 목표로 삼아도 된다. 이번 결과가 기대보다 못하더라도, 과정 속에서 배운 점은 분명 다음번에 더 나은 성과를 만들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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