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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하 Nov 12. 2020

대알못 엄마들에게14: 수능 올인인데요?

정시 배치표에 대하여


내신으로는 도저히 승부를 볼 수 없으니 수능만으로 대학을 생각하는 아이들도 꽤 많습니다.


특히 경쟁치열한 고등학교 들어간 아이들은 내신 전쟁에서 몇 번 실패를 겪고 1학년 말이 되면 수능에 올인해야되겠다는 생각을 슬슬 하게 됩니다.


수능올인하는 학생들은 그럼 대학과 학과를 어떻게 결정하면 좋을까요



저희 때는 배치표가 있었잖아요.


지금도 있어요.


(심지어 수시에도 있어요. ㅎㅎㅎㅎ 이건 진짜 이해 불가)


일단 이번엔 정시 배치표에 대해서 말씀드려보겠습니다.


Y축엔 점수가 써있습니다. X축엔 대학이름이 써있고 학과마다 점을 찍어 표시해놓았습니다.




점수의 진위여부는 나중 문제입니다.


나름대로 배치표를 만드는 업체에서는 열심히 노력해서 만들었을테니 그 점수의 출처나 진위여부는 차치하고 그냥 배치표에 대해서만 말씀드릴께요.


배치표의 점수는 보통 백분위 점수입니다.


(표준점수나 원점수를 쓰기도 하지만 이들은 해마다 달라지는 점수라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난이도를 해마다 완전 똑같이 조정해야 쓸수 있는 자료니까요)


그것도 국어, 수학, 탐구(두 과목의 평균)의 합입니다. 영어는 등급제니까 백분위를 알 수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총합이 300점입니다.  


이해는 합니다. 전국의 모든 대학을 한 표 안에 같은 기준으로 넣어야하는 상황이니까.

그리고 표점이나 원점수 쓰는것보단 백분위쓰는게 최선의 방법은 맞으니까요






하지만 실제로 대학에서 수능으로 학생을 뽑을 땐 대부분 표준점수를 씁니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이 받은 원점수가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점수입니다.


(물론 다 이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69565&cid=43667&categoryId=43667




그냥 동일한 원점수라도 시험이 어려우면 표준점수가 높게 나오고, 시험이 쉬우면 표준점수가 낮게 나온다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니까 백분위점수와 비슷한 개념이예요. 내가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있나 정도를 표준편차까지 고려하여 좀 더 자세히 표현한 것 뿐.





그런데 실제 대학에서는 각 영역별 단순히 표준점수의 합을 내어 학생을 선발하진 않습니다.


여기서 나아가 영역별로 가중치를 다르게 둡니다.


내신에서 단위수가 다른 것과 비슷한 개념이예요.

인문계열이라면 국어는 30%, 영어는 20%, 수학은 30%, 사회가 20% 이런 식이지요.




서울대는 표준점수*영역별가중치를 계산해 합을 내더라구요. 영어는 등급별로 감점만 주고요.



하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대학들은 한 번 더 표준화를 시킵니다.


표준점수 만점에서 본인의 표준점수로 나눈 후에 영역별 가중치를 곱해줍니다.


표준점수를 가지고 백분위를 내는거죠.




그럼 서울대를 제외하고 모든 대학이 이렇게 환산하냐? 그럴리가요.


아직 백분위를 쓰는 대학도 꽤 있구요,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섞어 쓰는 대학도 있습니다.


그나마 국어와 수학은 대부분 표준점수를 씁니다.


탐구는 과목이 워낙에 다양하니 표준화가 특히 더 필요합니다.


대학마다 표준화 방법이 조금씩 다릅니다.


영어와 한국사는 등급만 나오니까 등급별로 환산표를 만들어 반영하는 학교, 혹은 감점하는 학교 등등 정말 천차만별입니다.




그런데 이 복잡한 과정들을 다 없애고 보여주는게 배치표입니다.




길게 설명했지만 결국 배치표는 실제로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내 아이의 위치가 어느 정도일지 정말 하나도 모르는 경우(가 있을 리가 없는 것 같지만)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실제 원서를 쓰기 위해 대학과 학과를 정할 땐 도움되진 않습니다.





문제는 배치표에 점수와 대학별 학과가 세밀하게 써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저절로 착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 아이의 백분위 점수의 합이 271점이니까 가군은 소신지원으로 273점대로, 나군은 안정지원으로 265점대, 다군은 하향지원으로 260대로 해야되겠다. 이런 식으로 말이죠.


우리 대학 입시 때처럼 자로 줄을 쫙 그어서 그 선에 맞춰 대학을 선택하는 경우가 충분히 있을 수 있는거죠.


(그런데요 271점이면 백분위 평균 90%입니다 2등급 초반이예요. 정말 갈 수 있는 대학이 수두룩 뺵빽인데, 실제로 배치표 보시면 ..........)




심지어 배치표의 대학별로 머리와 꼬리(각 대학별로 대장학과/꼴찌학과를 그렇게 부르더라구요)를 아주 명확하게 표시해놨는데. 백분위점수로만 환산한거라고 합니다.


가중치 없고 심지어 영어점수는 넣지도 않은거예요.


점수를 워낙 세밀하게 해놔서 그 점수 차이가 고작 백분위 평균 1점 차이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 표를 보는 순간 이 학과는 너무 높아서 안되겠다,


이 학과는 낮으니까 빼박 합격이네 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놓았습니다.


마음속에서 이미 딱 범위를 정해놓게 됩니다.


그리고 배치표의 결과는 작년 점수입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올해 수능을 봤어요. 분명 간극이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세밀하게 써놓으니 진짜 왠지 엄청 정확한 정보인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팍팍팍 올수밖에 없는거지요.


사람이니 어쩔수 없이 그렇게 됩니다.


진짜 신기하게 그렇습니다.  


가뜩이나 정보도 부족해 무엇이든 눈에 확 들어오는걸 보고 싶어하는 학부모와 수험생에게는 배치표만큼 편한게 없으니 더욱 위험한 물건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알게 되었으니 괜찮습니다!






그럼 정시지원은 도대체 어떻게 하느냐구요????



너무 길어지니 다음편에 이어 쓸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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