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그리고 수험생 여러분 화이팅입니다!
제가 수능을 보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긴장이 될일인건지.
해마다 수능시험을 봤으니까 늘 이런 시기가 있었는데요.
그 동안은 사실 본격적인 업무의 시작?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수능이 끝나면 대학별고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니까요.
수능시험 이후~수시최조합격자 발표까지의 짧은 시간동안 면접과 논술, 실기 등 온갖 수시업무의 실무가 정신없이 이어지거든요.
그래서 사실 수능시험은 고된 야근+주말근무의 서막 정도의 느낌이 컸습니다.
근데 올해는 마음이 다릅니다.
코로나 때문에 한번 미뤄졌던 사례가 있는데, 인터넷에서는 계속 미뤄질 것을 예견하고, 미뤄져아한다는 주장의 글이 올라오고....
차라리 과중한 업무가 시작되는거 다 괜찮으니 수능 빨리 봤음 싶은거지요.
불안감이 너무 커서요.
게다가 올해는 대알못이라는 글을 쓰면서 저도 모르게 감정이입을 더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제가 마치 중상위권 수험생의 엄마가 된 느낌이 들어서 진짜 너무너무 걱정이 되는거지요.
그래서 어제 (아무도 관심 없는데 혼자...) 뉴스를 얼마나 새로고침을 하며봤는지 몰라요.
그런데 아무일도 없이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12월 3일이 온것이지요.
(실제의 저와는 완전 다르지만.. 이런 기분입니다 지금!!)
해마다 하는 연례행사인데도 이렇게 감개무량할 일인건지.
코로나로 정말 우리 모두의 일상이 완전히 흐트러졌지요.
늘 마스크를 써야하는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여행은 고사하고 편하게 가던 커피숍도 가기가 힘듭니다.
오직 집에서만 지내야합니다.
학교를 못하는 아이들과 24시간 지내야하는 엄마들
혹은 아이는 학교를 못가 집에 있는데 나와서 일을 해야하는 엄마들의 마음은 헤아리기조차 힘듭니다.
저의 지인(이라고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아는 분)은 외국회사로 이직이 결정되어 중간에 쉬는 중에 이런 일이 벌어져 본의아니게 전업맘이 되신 분도 있습니다.
우리 인생에서 너무도 큰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는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경제상황같은건 그냥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할 수 없는게 너무 많고, 해야만 한다는게 너무 많으니까 그 동안 전혀 중요치 않았던 일들이 중요해지고, 자꾸 주의가 분산됩니다. 집중을 할 수가 없어요.
일상이 정리가 안됩니다.
나쁜점 힘든점 이야기하면 한도 끝도 없지요.
코로나블루가 일상용어니까요.
그래도 긍정적인 면이 분명 있네요.
12월3일이 아무일없이 밝아 기분이 좋은 김에 오늘은 감사일기 겸 긍정적인 면을 한번 찾아보았습니다.
일단 범사에 감사하게 되었어요.
원래 계획되었던대로 수능시험 보는 것 뿐인데, 정말 세상 감격스럽네요.
(물론 지금 현재 아직 시작도 안했지만요)
무탈한 것이 정말 얼마나 좋은것인가. 당연한게 절대 아니었구나 이런 생각을 말만이 아니라 진심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업무에서도 다이어트가 된 느낌이 듭니다.
업무 중 많은 부분이 온라인으로 변경되어 시간과 비용이 많이 절약되고 있습니다.
사실 온라인으로 변경하는 과정이 고통스럽긴 했습니다.
기본적인 환경이 만들어져야 오프라인에서 당연히 취해왔던 것을 누릴 수 있으니까요.
또 심리적인 적응기간도 필요했지요.
그런데 막상 온라인으로 구현이 되기 시작하니 좋은 점도 많더라구요.
말로만 듣던 4차 산업혁명시대를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게 되었지요
물론 아직도 그 과정 중이긴 하지만 마음으로 적응했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합니다.
그러면서 생각의 방향? 길도 많이 변경되고 있어요.
그 동안 온라인으로 많은 부분을 진행해와서 그런지 온라인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논술채점위원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를 위해 채점위원분들을 한 자리에 모시는게 참 어려웠습니다. 저희야 입시가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지만 채점위원분들은 아닐수 있잖아요. 선순위에서 밀리니까 이런저런 경우들이 많아서 사실 그 조정이 힘들었습니다. 논술채점이야 24시간 오픈되어있는 채점장에 위원이 편한 시간에 와서 채점을 진행하면 되지만 설명회는 딱 한번 뿐이니까요. 또 채점기준에 대해 학과별로 별도의 논의를 해야하는데 위원분들이 모일 수 있는 시간을 정하는 것도 힘들었구요.
그런데, 인터넷실시간강의가 일반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논술채점관련 설명회나 학과별 회의도 자연스럽게 화상으로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게 이상하거나 부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것을 보니 진짜 짧은 시간 많은 변화가 있었네요.
제가 조심스럽게 예상을 하자면 올해의 이런 일들을 몸으로 겪으면서 2022학년도 입시는 아주 조금이지만 변할 것 같습니다.
2022학년도 입학전형시행계획이야 이미 확정이 되었으니 아주 소소한 디테일밖엔 변경이 힘들겠지요. 아마 그런 작은 것들부터 바꾸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연스럽게 수능을 중심으로 움직였던 수시의 대학별고사도 변경이 있지 싶습니다. 저만해도 저도 모르게 2022학년도에는 이렇게 해야겠다, 저렇게 해야겠다 궁리를 하고 있으니까요. 아니 2021학년도 정시에는 이렇게 해야겠다. 라고 고민중이니까요.
암튼 오늘 수능시험을 보게 된것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수험생 여러분 공부한 것보다 100배, 1000배 좋은 결과 나오길 기원합니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