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리베란테 김지훈, 진원 생일 기념 조향샵 후기
7월은 덕질하는 리베란테의 멤버 지훈(21일)과 진원(31일)의 생일이 있는 달이다.
작년(2023년) 진원의 생일을 계기로 덕친들과의 만남이 시작되었으니,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수많은 공연과 행사를 함께하며 새로운 덕친들을 만났고, 몇몇과는 오래된 친구보다 더 자주 연락하는 사이가 되었다. 좋아하는 사람을 함께 응원한다는 공통점 하나만으로도 쉽게 친해지고, 공연장이나 이벤트 현장에서 우연히 마주치면 반가운 인사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덕질을 시작하기 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관계들이다.
올해는 뜻이 맞는 덕친들과 함께 멤버들의 생일카페를 기획하고 오픈했다.
공연을 보러 가거나 굿즈를 모으는 것만큼이나, 생일이라는 특별한 날을 축하하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누군가는 작은 선물을 준비하고, 누군가는 팬레터를 쓰며, 또 다른 누군가는 생일카페를 열어 아티스트와 팬들이 간접적으로나마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우리도 평범한 카페보다는 조금 더 의미 있는 공간을 찾고 싶었고, 고민 끝에 조향샵을 선택했다.
이곳은 미디어아트로 꾸며진 세 개의 방에서 향을 골라 나만의 향수를 만드는 곳으로, MZ세대 사이에서 아이돌 생일 이벤트로 인기 있는 장소였다. 평소 향수에 관심이 많았던 나로서는 이곳에서 멤버들을 기념하는 향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는 점이 더욱 흥미롭게 느껴졌다.
덕질은 단순히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을 넘어, 다채로운 감각적 경험을 포함한다.
공연장에서 듣는 라이브 음악, 눈앞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무대, 그리고 팬들과 나누는 즐거운 대화까지. 그 모든 순간이 기억으로 남지만, 향은 특히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공연장에서 풍겼던 이상한 냄새로 공연의 감동이 반감되었던 기억도 있다.)
좋아하는 사람이 사용한 향수나 익숙한 냄새는 순간적으로 그와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공연장에 가기 전 설레는 마음으로 향수를 뿌리면, 그 향기는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니라 특별한 감정을 담은 장치가 된다. 그래서 이번 생일카페의 테마가 '향기'라는 것이 더욱 의미 있었다.
무엇보다도 아티스트가 직접 조향한 시그니처 향수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그가 선택한 향을 뿌릴 때마다 함께하는 듯한 기분 좋은 상상을 할 수 있으니, 팬들에게는 그 어떤 굿즈보다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지훈의 경우 군 복무 중이라 직접 조향이 어려웠기에, 그의 생년월일과 이미지를 바탕으로 AI가 조향한 향수가 탄생했다. 반면, 진원의 생일에는 그가 직접 조향한 향을 느낄 수 있었다.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를 맡으며, 그들과 함께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좋은 향기는 사람의 이미지를 좌우할 뿐만 아니라, 기분에도 큰 영향을 준다. 이번 생일카페를 계기로 향수에 대해 더욱 궁금해졌다. 향수가 단순한 사치품이 아니라, 문화와 역사를 품고 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향료와 식물에서 추출한 오일을 종교 의식, 장례식,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사용했다. 이때부터 향기는 신분의 상징이 되었다. 메소포타미아와 고대 그리스에서도 향수는 활발히 사용되었으며, 특히 그리스에서는 향이 의학적 용도로도 활용되었다. 중세 유럽에서는 향기가 질병을 예방한다고 믿어, 향수를 애용하기도 했다.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향수 제조가 더욱 발전했고, 18세기에 프랑스는 향수의 중심지가 되었다. 19세기에는 합성 향료가 등장하며 향수의 대중화가 이루어졌고, 20세기에는 패션 산업과 결합하여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오늘날, 향수는 특정 계층만의 전유물이 아닌 개인의 매력을 강조하는 문화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향수는 단순히 '좋은 냄새'를 넘어 시대와 문화를 반영하는 하나의 언어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기억하고 추억하는 또 다른 방식이 되었다.
아티스트가 직접 뿜어내는 향이 아니어도, 팬들에게는 아주 작은 연결고리조차 소중하다.
AI가 조향해준 지훈의 향수는 묘하게 그의 이미지와 어울렸고, 진원이 직접 조향한 향수는 그가 선택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오늘도, 내일도.
찜통더위로 힘든 심신을 위로해줄 그들의 향기와 함께 한다.
이 여름의 끝자락에서도, 우리는 같은 향기를 공유하며 서로를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