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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한 단어들이 현 시국을 말하고 있다.

by Balbi


오늘 글쓰기의 미션은 초성 ‘ㅊㅅ’ 이다.

떠오르는 단어가 없어 검색을 하니, 생소한 단어들이 줄줄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그 낯섦 속에서 지금의 한국 사회가 들리기 시작했다. 한자 속 숨은 의미들이, 우리가 겪는 현실을 기이할 만큼 닮아 있었다.



분노와 규탄


촉산 (促産) : 1 서둘러 해산을 하게 함. 또는 그 해산. 2 예정 날짜가 차기 전에 해산함. 또는 그런 해산.

促: 재촉할 촉 産: 낳을 산

--> 내란 동조 국민의 힘은 지금 당장 촉산하라!


책성 (責成) : 1 일의 책임과 부담을 지움. 2 남에게 맡긴 일이 잘되도록 다짐을 받음.

責: 꾸짖을 책 成: 이룰 성

--> 국민의 힘에게 지금의 사태에 대해 책성을 물어야 한다.


취소 (取笑) : 남의 웃음거리가 됨.

取: 취할 취 笑: 웃을 소

--> 민주주의를 지켜낸 국민은 자랑스럽다. 반면 윤석열은 세계적으로 취소되었다. 그는 그것을 알고 있을까?


초석 (礁石) : 물속에 잠겨 보이지 아니하는 바위나 산호.

礁: 숨은 바윗돌 초 石: 돌 석

--> 민주주의의 초석을 무너뜨리려 한 윤석열과 내란 동조 세력. 그러나 국민들은 그것을 지켜냈다!


촉슬 (促膝) : 무릎을 대고 마주 앉음.

促: 재촉할 촉 膝: 무릎 슬

--> 과거 정치권의 대립을 바라볼 때, 여당과 야당이 촉슬하고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믿음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철저하게 응징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슬픔과 자각


차상 (嗟傷) : 한탄하며 슬퍼함.

嗟: 탄식할 차 傷: 상처 상

--> 4월 4일 파면 소식에 축배를 들었지만, 내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차상하고 있다.


철소 (徹宵) : 잠을 자지 않고 밤을 보냄.

徹: 통할 철 宵: 밤 소

--> 비상계엄이후 많은 이들이 말한다. '철소의 밤을 보냈노라.'


취상 (就牀) : 잠자리에 들어 잠을 잠.

就: 나아갈 취 牀: 평상 상

--> 그가 파면되면 마음 편히 취상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다.



성찰과 직시


체시 (諦視) : 사물의 본체를 충분히 꿰뚫어 봄. 또는 사물을 상세히 살펴봄.

諦: 살필 체 視: 볼 시

--> 눈앞의 체시만을 보지 말고, 시류를 읽어야 한다. 시대를 꿰뚫는 눈이 필요하다.


침석 (鍼石) : 1 침술에 쓰는 바늘. 2 남을 타이르고 바로잡는 말.

鍼: 바늘 침 石: 돌 석

--> 국민의 침석에 정치권은 처절하게 귀 기울여야 한다.


참승 (驂乘) : 임금을 모시고 수레에 타던 일.

驂: 세말 멍에 멜 참 乘: 탈 승

--> 그를 감싸는 자들은 진정한 참승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



응징과 정의


척사 (斥邪) : 사악한 것을 물리침.

斥: 물리칠 척 邪: 간사할 사

--> 우리는 아직 척사의 과정에 있다. 방심은 금물이다.


최사 (摧謝) : 굴복하여 사죄함.

摧: 꺽을 최 謝: 사례할 사 물러나다 사 사양하다 사 쓰지않다 사 고별하다 사 사라지다 사 쇠락하다 사 제거하다 사 피하다 사 모자라다 사

--> 윤석열과 내란 세력들의 진정한 최사만이 용서의 길이다. 국민들은 안다. 진심을.


치송 (治送) : 짐을 챙겨서 길을 떠나보냄.

治: 다스릴 치 送: 보낼 송

--> 그가 진심으로 사죄한다면, 치송되는 그 순간에 우리는 최소한의 연민은 가질지 모른다. 지금은 아니다.


치산 (治産) : 1 집안 살림살이를 잘 돌보고 다스림. 2 재산을 관리하고 처분하는 일.

治: 다스릴 치 産: 낳을 산

--> 대통령이란 자리는 치산의 자리다. 윤석열은 호위호식으로 그 뜻을 저버렸다.



희망과 회복의 언어


차성 (次星) : 별자리에서 둘째로 밝은 별.

次: 버금 차 星: 별 성

--> 우리는 늘 1등, 가장 좋은 것, 가장 빛나는 것만 최고라 여기며 그 외의 것들은 무시했다. 그러한 생각이 사회 곳곳에 깔리다 보니 최고의 대학에서 공부하면 제대로 된 검증없이 인정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1등만 추앙하던 사회가 결국 오늘의 위기를 만들었다. 이젠 차성에게도 눈을 돌릴 시간이다.


채승 (綵繩) : 오색 비단실로 가늘게 꼰 줄.

綵: 비단 채 繩: 줄 승

--> 나라를 다시 일으킬 이가 있다면, 우리는 채승을 깔아주어야 한다. 그의 발길이 꺾이지 않도록.


춘소 (春宵) : 봄철의 밤.

春: 봄 춘 宵: 밤 소

--> 벚꽃이 날리던 밤, 민주주의를 외치던 이들과 춘소를 나누고 싶다. 언젠가 다시.



초성 하나로 시작된 글쓰기였지만, 그 안에서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다시 떠올렸다. 글은 결국 작가의 마음을, 동시에 시대의 결을 반영한다는 말에 오늘은 깊이 공감한다. 나는 정치인도, 법률가도, 언론인도 아니다. 다만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평범한 50대 시민이다. 그리고 이 사부작거림이, 어딘가의 누군가에게 작은 떨림이라도 닿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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