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인생 첫 부산 여행기

by Balbi


그동안 국내 여행지를 다니며 반가움이나 즐거움을 느낀 적은 많았지만, ‘이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바로 부산이었다. 제주도를 처음 방문했을 때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받았고, 단숨에 내 마음속 ‘다시 가고 싶은 도시’ 1순위에 올랐다.


제주도는 해외 같은 이국적인 분위기에 한 달 살이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망상은 넓은 바다와 유난히 평안해 보이고 안정감을 주는 느낌에 석 달 살이를 하고 싶게 만든다. 반면, 이번에 처음 다녀온 부산은 거주지를 옮기고 싶은 마음이랄까. 여행을 하며 ‘아, 여기로 이사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정말 처음이었다.


대부분의 첫 여행지에선 ‘이곳은 이런 풍경이구나’, ‘우리 동네랑 크게 다르진 않네’ 정도의 감상이 전부였다. 하지만 부산은 처음부터 달랐다. 내가 살고 있는 인천도 부산과 같은 항구도시고 광역시지만, 비교자체가 불가한 어떤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다. 부산이 고향인 사람들이 왜 그렇게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지, 처음으로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2025년 2월 22일부터 23일까지, 인생 처음으로 부산에 다녀왔다. 기차 한 번이면 갈 수 있는 내륙 도시를 이제야 처음 가봤다는 말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기해했다. 약간의 사치를 부려 KTX 특실도 처음 타보았는데, 17년 전 대전 출장길에 처음 타본 KTX 일반실과는 차원이 달랐다. 돈이 좋다. 널찍한 좌석은 쾌적한 여행을 위한 최고의 선택이었다.


처음 도착해서 본 부산역의 규모에 깜짝 놀랐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라는 걸 단번에 실감하게 한 순간이었다. 부산역에서 바라본 하늘은 너무나도 푸르고 아름다웠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 물론 뿌옇고 흐린 날도 있겠지만, 왠지 이곳은 늘 이런 하늘만 간직하고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첫 부산 여행에서 현지인의 도움은 정말 감사한 일이었다. 1박 2일의 짧은 일정 동안 부산의 유명 관광지를 거의 다 훑을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부산 이야기만 나오면 아는 척이라도 조금은 할 수 있게 되었다.


부산에서 처음 방문한 곳은 광안리 해수욕장이었다. 그동안 많은 바다를 봐왔지만, 이곳은 달랐다. ‘바다도 다 똑같은 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풍경을 묘사하자면, 거리와 바다를 잇는 모래사장이 생각보다 짧아 주변의 고층 건물과 바다가 닿아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건물들은, 그동안 동해를 여행하며 봤던 아담한 규모의 숙소나 상점들이 아니라, 대도시의 일부를 떼어다 바닷가에 붙여놓은 듯했다.


광안리에서의 한순간은 지금도 웃음이 난다. 2~3미터 앞에 있던 어떤 아이를 보고 ‘어머, 우리 아들 왜 여기 있지?’ 하고 깜짝 놀란 것. 전국의 중학생 패션은 정말 똑같다. 검정 패딩에 통 넓은 바지, 두 눈을 다 가린 앞머리까지. 10대들만의 멋진 패션을 낯선 곳에서 마주하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다음으로 간 곳은 황령산 전망대였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부산의 풍경은 마치 홍콩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비록 야경은 보지 못했지만, 부산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엔 충분한 장소였다.


말로만 듣던 해운대 역시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했고 ‘우와’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지만, 개인적으로는 광안리가 더 마음에 들었다. 바다와 맞닿은 해동용궁사도 인상 깊었다. 그곳에서 기도하면 왠지 모든 소원이 이루어질 것 같은 묘한 믿음을 갖게 하는 장소였다.


그리고 부산의 유명한 다리들—광안대교, 부산항대교, 영도대교—을 모두 건너본 경험은, 아마 현지인의 안내 없이는 절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언제 또 부산에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엔 꼭 가족과 함께 이 아름다움을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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