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함의 극치

by Balbi


SNS에서 뻔뻔한 사람들의 사연을 접할 때마다 ‘설마, 정말 이런 사람이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는데, 지난 주말 그 장면을 직접 목격하고 말았다.


우리 아파트는 음식물 쓰레기장을 이용한 뒤 손을 씻을 수 있도록 간단한 수도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쓰레기를 버린 후 손을 씻거나, 쓰레기통을 세척하거나, 놀이터에서 논 아이들이 손을 씻는 용도로 자주 사용된다. 여름철에는 아이들이 물총에 물을 채우기도 한다. 두 개의 수도 중 하나에는 경비아저씨들이 단지 청소를 위해 호스를 연결해 두었다.

근처 다른 단지에는 없는 시설이라, 편리하고 참 유용하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하지만 이 시설이 엉뚱한 용도로 사용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날, 가족들과 외출을 하며 나는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1층으로, 가족들은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차가 올라오기를 기다리는데, 수도 옆에 차를 대고 옆면을 닦는 여성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단순히 얼룩을 닦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설마... 세차?’ 하는 의심이 들 무렵, 그녀도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물을 잠그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이동하려는 척하다가 곧 비상등을 켜고 멈추었다. 눈치만 보다가 내가 떠나면 다시 시작하려는 눈치였다. 그 순간 가족이 타고 있는 차가 올라왔고, 나는 차에 탑승했다.


“자기야, 지금 지나온 저 차 말이야. 수상해.”

“뭐가?”

“지금 주차장에서 차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잖아. 나 음식물 쓰레기 버리고 기다리는데 아줌마가 차를 닦는거야. 그래서 뭐가 묻어서 닦나 했는데 넘 오래 닦는거야. 그런데 내 시선이 의식되었는지 차를 빼는 척하고는 저렇게 비상등 켜놓고 있는거야. 나 가고 나면 다시 세차 하려는거 같아.”

“정말? 그럼 확인해 봐야지. 시간도 괜찮은데 한바퀴 돌아서 보면 되지.”

“설마 그러겠어? 그냥 가자.”

“아니야. 보면 알겠지.”


우리 아파트는 가운데가 동그랗게 되어 있다. 운전대를 잡은 남편은 확인을 하겠다며 단지를 한바퀴 돌아 원래 장소로 돌아갔고, 내 예상을 틀리지 않았다. 나의 의심이 실현되고 있었다. 그 여성은 다시 수도 앞에 차를 세우고 세차를 이어가고 있었으며, 옆에는 경비아저씨가 서 있었다. 누군가가 이미 민원을 넣은 듯했다.


그 상황을 내 눈으로 확인하니 너무 어이없고 기가 막혔다. 공공시설을 사유물처럼 쓰는 저 뻔뻔함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나는 남편에게 궁시렁거렸고, 남편은 바로 관리실에 전화를 걸었다. 이미 민원이 접수되어 경비아저씨가 출동한 상황이라고 했다. 내가 본 건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사람이 과연 처음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과도 그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공공시설은 모두의 편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특정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아이들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공공질서를 해치고 공동체의 신뢰와 배려를 무너뜨리는 행동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


아이들도 아는 기본적인 것을 어른이 모를 수 있는 걸까?

수십 년을 살아온 사람이 그렇게 이기적이고 양심 없이 살아야 잘 사는 거라고 믿는 걸까?


집순이라 평소엔 이런 상황을 직접 본 적이 없었는데, 이런 일이 비일비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눈에 불을 켜고 단지를 지켜볼 것이다. 자주 내다보고, 자주 둘러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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