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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 캠프

by Balbi


9월이 시작되었지만 아침부터 푹푹 찌는 날씨는 여전하다.

그래도 어제의 공연 덕분인지 더위가 견딜 만하다. 공연의 여운으로 아직도 마음은 셀렘으로 가득하다.


지훈의 전역 후 완전체 첫 콘서트.

그동안 여러 일을 겪으며 덕심이 예전 같지 않았던 터라, 평소 같으면 토요일과 일요일 양일간 모두 보러 갔을 텐데 이번엔 일요일 하루만 다녀왔다. 완전체 무대, 8월의 마지막 날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저녁 공연을 위해 새벽 글쓰기 모임도 과감히 패스했다.

매번 공연을 갈때마다 그들의 성장과 준비과정이 보이기에 늘 큰 박수를 보내고 온다.

이번 공연 역시 그들이 얼마나 열과 성의를 다해 공연을 준비했고 팬들을 향한 마음이 단순 인사치레가 아니라는 것이 느껴졌다.

팬들이 아티스트에게 익숙해지듯, 아티스트도 팬들에게 익숙해져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들고 있다는 말이 무엇인지 실감했다. 인간관계에서 마음이 전해지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새삼 느꼈다.



공연을 다니다 보니 문득 궁금해졌다. 방송 활동 없이 공연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려면 팬 규모가 어느 정도 되어야 할까? 생각보다 공연만 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때 덕친이 알려준 숫자, 500명. 생각보다 적어서 놀랐다. 막연히 2,000명쯤은 되어야 가능할 거라 생각했는데 500명이라니.


그래서 쳇샘에게 물어봤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공연 활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데 일정규모의 팬덤이 확보되면 그게 가능한거 같더라구. 그 규모가 몇 명일때 그게 가능할까? 500명이라는 이야기가 있던데...”


쳇샘은 이렇게 답했다.

공연 활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려면 장르, 활동 방식, 티켓 가격, 굿즈 판매 여부 등 여러 조건이 영향을 주지만, 업계에서 흔히 언급되는 기준이 바로 500명 정도의 충성 팬이라고. ‘1,000 True Fans Theory’의 축소판쯤 된다고도 했다.


500명 기준의 의미는 충성 팬 500명을 의미한다. 그들은 한 해에 평균적으로 공연 2~3회 이상, 굿즈나 앨범까지 꾸준히 소비해주는 팬을 말한다.

예를 들어 1인당 연간 20만 원 정도를 쓴다고 하면, 500명 × 20만 원 = 연 1억 원 정도의 수익이 된다. 이 정도면 개인 아티스트나 소규모 밴드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티켓 가격으로 계산해 보면

티켓 5만 원 × 500명 = 공연 1회당 2,500만 원 매출.

연 3회 공연이면 7,500만 원. 여기에 굿즈 판매 수익까지 합치면 1억 원 이상도 가능하다. 물론 대관료나 마케팅 비용, 스태프 인건비 등을 빼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줄어든다.


500명에서 1,000명까지의 차이는 500명은 생계 유지 가능, 1,000명 이상은 투어, 앨범 제작, 대규모 프로모션까지 가능한 ‘확장 단계’라고 한다. 그래서 500명은 ‘기본 생계 라인’, 1,000명은 ‘성장 라인’ 정도로 보는 경우가 많다.

실제 인디밴드나 싱어송라이터들이 500~800명 정도의 충성 팬덤을 기반으로 소극장 공연, 온라인 음원 수익, 굿즈 판매 이 세 가지를 조합해 생활을 이어가는 경우가 흔히 있다.


500명도 결코 쉬운 숫자는 아니지만, 실력에 자신 있다면 한 번 도전해 볼 만하지 않나 싶다.


하반기 일정이 정신없이 몰려온다.

아들의 입시와 대회, 공연.

그리고 11월 1~2일 신승훈과 리베란테의 공연.

바쁜 하반기가 될 테지만 그 정신없음마저 즐겨보기로 했다. 공연에서 받은 에너지 덕분에 올가을은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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