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하되 기대는 하지 말 것.’
몇 년 전부터 이 말을 마음에 새기고 살아왔다.
되돌아보면, 내 마음을 가장 아프게 했던 건 언제나 ‘기대’였다.
결과에 대한 기대, 사람에 대한 기대.
그저 순간순간 최선을 다 하고 결과는 운명에 맡겨야 한다.
모든 것에 나의 노력과 의지가 온전히 다 반영되지 않는다.
그래도 사람인지라 가끔은 기대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기대가 나를 무너뜨린다.
무너지지 않으려 무던히 애를 쓰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 앞에서 느끼는 좌절감은
최소 일주일은 지나야 사라진다.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건,
스스로 상처받지 않으려는 일종의 방어기제다.
감정을 최소화하고 덤덤하게 평정심을 유지하며
기대를 살포시 내려놓는다.
기대를 하지 않았을 때 좋은 결과가 찾아오면,
그 감동은 배가 된다.
아이들의 콩쿨이나 대회에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준비하는 과정에 더 무게를 둔다.
준비가 철저했음에도 결과가 좋지 못하면,
‘이번에는 이만큼의 운이었구나’ 하고 생각하고 털어버린다.
성장을 가로막는 후회와 미련을 떨쳐내기 위함이다.
사람에 대한 기대도 일찌감치 내려놓았다.
만남의 순간에 진실 된 마음으로 대하고,
그 마음이 잘 전달되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내 마음이 이러하니 너도 나와 같아야 한다’는 생각은
욕심이고 집착이다.
진심이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조금 더 섬세하게 배려한다.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때,
서로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서로를 바라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