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8일, 아들이 활동하는 밴드 <이상>의 첫 단독 공연이 있었다.
신촌 201P 공연장은 작고 아담했다. 65명의 관객을 바로 코앞에 두고 하는 첫 번째 단독 공연이다. 작년에는 레드니스라는 팀과 함께 무대에 섰는데, 이번에는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이었다.
나는 밴드 <이상>의 행보를 지켜보면 유튜브 콘텐츠의 힘을 실감하게 된다. 올해 초 가수 카더가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카더정원의 <스쿨오브락 2기 시작합니다 (ft.유다빈밴드)>에 출연했고, 이를 계기로 CJ도너스캠프 ADVANCE-PRO 문화동아리로 선정되어 여러 지원을 받았다. 음원 녹음과 싱글 발매, 쇼케이스와 단독 공연까지 또래의 아이들이 쉽게 경험하기 힘든 시간들이 이어졌다. 감사한 일이다.
유튜브 출연 이후 노래하는 리더 형에게는 오디션 제안도 들어왔다고 한다. 유튜브와 개인SNS가 활발한 지금 시대에,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게 된다.
한 시간 동안 65명의 관객을 앞에 두고 진행된 첫 단독 공연은 기대 이상이었다. 공연의 셋리스트는 알찼고, 중간중간 이어진 멘트도 자연스러웠다. 10곡 중 2곡을 자작곡으로 채운 중고등생 밴드라니,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에는 카더정원 스쿨오브락에 출연했던 밴드들의 <제2회 스쿨오브락 가요제> 영상이 공개됐다. 7개의 팀 중 자작곡을 선보인 팀은 밴드 <이상>이 유일했다. 스쿨 밴드가 자작곡을 무대에 올린다는 건 용기와 자신감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용기와 자신감에 박수를 보낸다.
단독 공연 내내 악보 없이 자유롭게 연주하는 모습도 인상 깊었고, 관객과 밀착된 거리에서 호흡하며 만들어내는 무대에서는 청춘의 열정과 자유로움이 느껴졌다. 아이들의 연주와 공연 스킬은 작년과 비교해 확실히 성장했다. 무대에서의 시선 처리와 퍼포먼스에서도 어색함이 많이 사라졌고,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프로 뮤지션의 길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공연은 65명의 관객과 함께했지만, 앞으로는 650명, 6500명과 함께하는 밴드 <이상>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2025년을 단 이틀 남겨둔 오늘, 한 해를 돌아보니 만날 논다고 생각했던 아들은 생각보다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세 번의 대회에서 대상, 부문 대상, 본선 진출이라는 결과를 남겼고 여러 차례의 공연과 단독 공연까지 치러냈다. 나름 바쁘게 생활하고 많은 것을 해냈음에도, 나의 기준이 공부로 한정되어 있다 보니 ‘만날 노는 녀석’으로 고착되어 있었다.
단독 공연을 보고 온 뒤, 나의 시선과 기준을 좀 바꿔보기로 했다. 전에는 ‘하고 싶으면 해봐라’ 정도의 시선이었다면, 지금은 ‘이 길이 너의 길이구나’라는 생각으로 정착되었다. 비록 예고 진학에는 실패했지만, 그 실패를 발판 삼아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려 한다.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는 길이 고속도로가 될지,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선택하고 결정을 한 이상, 후회보다는 책임이 남는 길이기를 바란다. 어떤 길을 가든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좌절하지 않고, 뚝심 있게 밀고 나갈 정신력과 자신감을 갖추기를.
https://youtu.be/Eorh9DTMmTc?si=-uE6fpAmodsoduwr
https://youtu.be/p8sKmC-2Hao?si=y59pwS1BXEeyPjSf&t=2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