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박 2일의 단독콘서트와 리더의 입대

2024.1.20~21 / 1년전 단독콘서트의 기록

by Balbi


오지 않을 것만 같은 시간이 순식간에 ‘훅~’하고 지나갔다.

힘들게 티켓팅을 하고 그 티켓을 받아들고 기다리던 우리의 단독콘서트.

첫 단독콘서트이고 콘서트를 끝낸 다음날 리더 지훈의 입대였기에 토, 일 이틀간의 콘서트를 모두 볼 수밖에 없었다. 한 시즌에 한번으로 만족했던 콘서트였는데 리베란테를 덕질하며 모든 게 달라졌다.


올림픽공원까지 양 이틀을 오가는 시간을 아끼고 콘서트를 보고 난 후의 여운을 덕친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생애 처음으로 1박 2일의 일정을 소화했다. 새로운 경험을 참으로 많이 하는 덕질이다. 쉴 새 없이 채팅으로 수다를 나누던 덕친들 이었지만 대면은 처음이었다. 처음 보는 이들과 함께 하룻밤을 보낸다는 경험은 살면서 처음 하는 일이었다.


토요일 첫 콘서트를 마치고 여운을 나누고자 20명 가량이 모여 치맥을 하며 수다를 이어나갔다. 수다는 끝이 나지 않고 새벽에 숙소로 들어가서도 이어지고 2~3시간의 짧은 취침을 했다. 이른 아침 눈을 떠서도 이어지는 우리의 수다타임.

이러한 시간이 없었으면 뭐라 표현할 수 없는 큰 여운이 가슴을 힘들게 했을 텐데 긴 수다는 마음을 달래주는데 아주 좋았다.


둘째 날의 콘서트 역시도 큰 감동이었고 멤버 중 전혀 예상치 못한 승원의 폭풍 눈물로 팬들 모두 눈물을 흘렸다. 완전체의 마지막 무대라고 생각하니 아쉬움으로 가슴이 에렷다. 그리고 추운날씨에 입대를 해 고생할 리더 지훈을 생각하니 맘이 아팠다. 나이를 먹고 나에게도 아들이 생기니 군대라는 곳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젊은 시절 남자면 당연히 군대에 가야지 했던 말을 후회하는 요즘이다.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입대로 맘이 아픈 것 보다 내 아들의 일이 될 거라 생각하니 더 관심이 가고 그곳의 생활이 궁금해졌다. 절친의 아들이 지훈과 같은 날 같은 훈련소로 입소를 했다니 더 남의 일이 아니라고 느껴진다.


첫째 날의 콘서트는 생각보다 빨리 끝나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무대였다면 둘째 날의 공연은 정말 마지막, 내일이 없을 것 같은 공연이었다.


[La Liberta Overture]가 흘러나오며 콘서트의 시작을 알렸다. 뒤이어 [너라는 이야기] 앨범의 타이틀곡을 현장에서 직접 라이브로 들으니 처음 음원이 발매되어 들었을 때가 생각나며 더욱 감동적이었다.

멤버들 개개인의 소개와 인사에서는 다른 팀과 함께 하던 갈라콘서트와 합동콘서트보다 더 감격스러워 하는 게 느껴졌다. 어제보다 더 열정적으로 노래하겠다는 현우와 내일이 없는 것처럼 노래하겠다는 리더 지훈의 멘트로 공연에 대한 기대는 더욱 높아졌다.

무대에서 더 오래 함께 하고 싶어 대본에 없는 말까지 하며 토크를 길게 하는 모습은 그들도 팬들과 긴 시간 함께 하고 싶어 함을 알 수 있었고 그러한 순간순간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전 다른 공연에서 선보이지 않았던 많은 새로운 무대들이 있었다. 일찌감치 커버해 유투브에 공개했던 [Ali di cartone]도 처음 라이브로 들려주었다. 그동안 수없이 들었지만 역시 노래는 라이브다. 녹음된 노래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동이 있다.


이어서 [Il coraggio delle idee]는 경연에서 듣고 리베란테에 입덕을 한 곡이라서 들을 때마다 감정이 차오른다. 지훈, 원, 승원 세 명이 불렀던 곡에 현우가 더해져 곡의 화음은 더욱 풍성해 졌고 공연이 거듭되며 더욱 안정감 있게 소화했다. 노래를 부르며 서로 간에 눈빛을 교환하고 화음을 맞춰갈 때는 서로를 믿고 의지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감동의 무대를 마치고 공연 소개를 해주는 그들의 토크.

경연을 마치고 길지 않은 시간임에도 리베란테라는 팀이 부를 수 있는 곡이 꽤 많이 쌓였다. 이번 셋리스트를 준비하며 많은 곡을 고민했는데 라 리베르타 앨범 곡들과 새로운 커버 곡들이 준비되어있다고 소개를 해주었다.


다음은 진원의 추천 곡으로 새로운 4중창 곡. [Cuore]

잔잔한 반주에 한명 한명의 목소리가 나오며 화음으로 쌓이는 순간은 마음을 울리는 감동을 주며 어떠한 곡도 다 소화가 가능한 팀이구나 느낄 수 있었다.

이어서 [Verita]. 경연부터 수없이 들었던 곡이지만 이 노래는 중간부분 거칠게 토해내는 승원의 마무리와 웅장함이 더욱 인상적으로 남았다.


[중간영상] VCR로 보여주는 그들의 약간은 어색한 연기에 객석에선 큭큭대는 웃음소리가 번졌다. 하지만 모든 팬들은 그런 모습도 귀엽고 사랑스럽게 바라보았다.


[솔로곡 타임]에서는 각각의 매력이 도드라지고 팬들이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준비한 것이 느껴졌다.

지훈의 입대 전 마지막 솔로 무대라서 그런지 [그 자리에]는 토요일보다 더 격한 감정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결코 과하지는 않은 표현의 노래 장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원의 [삶이 그대를 속일 지라도]에서는 토요일에 이어 눈물이 자동으로 또르르 맺혔다. 그의 포근한 목소리가 내 맘을 위로해주기에 충분했고 힘내라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해 주었다.

승원의 [Die for You]는 성악가가 이런 노래도 소화 가능하다고?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팝아티스트의 내한 공연 느낌도 나고 생각보다 자연스러운 그의 무대 매너에 ‘리베란테 하고 싶은 거 다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현우의 [대성당들의 시대]는 토요일은 불어버전으로 일요일은 한국어 버전으로. 개인적으로 이 노래만큼은 가사보다도 멜로디가 주는 감동이 커서 언어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묵직한 저음의 목소리가 매력적인 현우. 너무 멋지게 소화해서 정말 기립박수를 치고 싶은 마음이었고 토요일 처음 들었을 때는 정말 큰소리로 ‘현우 짱’을 외치고 있었다.


각각의 솔로무대가 끝나고 이어진 토크에서 현우의 무대가 끝나고 지훈, 원, 승원이 무대로 나오며 차세대 뮤지컬 스타가 탄생했다는 칭찬을 했으며 지훈과 현우의 짤막한 듀엣무대가 이어졌다. 지훈이 각자에게 어울리는 곡을 선곡했다는 칭찬에 지훈의 솔로곡도 너무 멋졌다는 원의 칭찬 릴레이. 리베란테 곡 듣다 중간에 끼워 스밍해 달라는 지훈의 깜찍 멘트까지 공연의 횟수가 거듭될수록 이들의 멘트도 더욱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생각되었다.


진원이 솔로곡 선곡 이유에 대해선 자기가 5수도 하고, 팬싱도 재수하고, 삶이 평탄하지 않았는데, 그럴 때 이 노래로 위로를 많이 받았다며 여러분께도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선곡했다고 했는데 그 마음이 온전히 전달되는 무대였다.


승원은 이런 무대를 한번쯤은 해보고 싶었다며 나중에는 돌출무대를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도 하고 다양한 무대를 선보이고자 했던 그들의 노력이 엿보였다.


현우는 불어 버전이 조금 더 편했다는 설명을 해주었다.


다음 곡은 지라 추천의 [Never Break]로 가사에 멤버들과 팬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가 다 들어있다는 느낌에 감동이 큰 무대였다. 그 다음은 불후의 명곡에서 선보였던 [만약에]로 라이브로 들으니 더 절절하고 웅장함에 왜 이 노래가 우승까지 가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는 토요일에 이어 승원의 첫 파트에서 눈물이 차올라 흐르기 직전, 평소 보지 못한 승원의 폭풍 눈물로 팬들 모두가 눈물을 흘려서 잊지 못할 무대였다. 다른 멤버들도 눈물을 꾹꾹 참고 있음이 보여 잠시지만 이들의 헤어짐에 맘이 더욱 아팠다.


듀엣 무대 [Shape of My Heart] 지훈과 승원의 목소리 조합이 너무 좋았고 [L'immensità] 이 곡도 원과 현우의 화음이 환상적이었다.

[Altrove e qui]는 평소와 다른 편곡으로 밴드의 연주가 더욱 돋보였다.

그리고 팬콘에 이어 선보인 그들의 댄스무대. [Mirotic]에서 객석의 떼창이 이어지고 아이돌 콘서트가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무대와 객석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열광적인 무대가 끝나고 멤버들의 간단한 소감이 이어졌다.

현우, 원, 승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지훈의 마지막 인사가 있었다.

지훈의 인사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오늘도 저는 팀원들 덕분에 여러분 덕분에 너무 행복했습니다. 제가 여러분들께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은 Never Break에 꼭꼭 담아놨어요. 한 번 시작된 음악은 멈출 수 없는 것이 마치 우리의 삶과 되게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지만 한 가지 다른 것은 음악은 일시정지를 누르면 정지가 되지만, 다음 플레이리스트로 가라고 하면 다음 플레이리스트로 가지만 우리는 그렇게 못해요. 한번 시작했기 때문에 끝까지 끝날 때까지 가는 겁니다. 여러분.

이 곡이 ‘우리’라는 곡이 몇 분짜리 곡일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굉장히 오래 될 것이라는 그런 생각을 하구요. 저는 오늘 이 무대를 마지막으로 잠시, 아주 잠시 다녀오지만 마치 한 곡에서 솔로, 솔로, 솔로, 듀엣, 3중창, 4중창 이렇게 합쳐지는 것처럼 다시 3중창을 또 듣고 계시다 보면 언젠가 다시 4중창을 들으실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팀원들 내 사랑하는 팀원들 여러분들이 간절히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너무나 문학적인 표현의 인사말에 감동이 훅 밀려왔다. 사랑하는 팀원들 간절히 지켜달라며 목이 메고 울컥하는 그의 목소리에 눈물이…….


그리고 지훈의 군 입대로 함께 생일을 보내지 못하는 승원과 현우의 간단한 생일파티가 있었다. 이어진 마지막 두곡 [꿈을 꾸는 별]과 [Shine]. 이 콘서트가 끝나면 당분간 완전체의 4중창을 들을 수 없음에 그들의 4중창에 집중했다. 꿈꾸별이 끝나고 샤인이 나올 때는 여름에 맘고생 했던 일이 떠올라 노래가 더욱 슬프게 느껴졌다.


마지막 무대 전, 지훈이 앵콜이 있을 거라는 안내 멘트.

“앵콜이 있는데, 오래 걸려요. 오늘은 두박자 쉬고 하겠습니다. 앵콜 짝짝 앵콜. 이렇게.”

센스 있는 그의 안내 멘트가 있었지만 팬들은 멤버들의 이름을 하나씩 불러가며 “김지훈 사랑해, 진원아 사랑해, 정승원 사랑해, 노현우 사랑해.”를 연호했다. 멤버들의 이름에 맞게 응원봉의 컬러도 중앙제어로 바꿔주고 감동이 느껴졌다.


앵콜로 [첫겨울]과 [시작].

[시작]에서는 팬들 모두가 하나가 되어 응원법을 큰소리로 외치고 내일이 없을 것 같은 마지막 무대였다. 흥겹고 활기찬 무대로 마지막을 꾸몄지만 콘서트가 끝나고 밖에서 만난 덕친들의 얼굴은 눈물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우리의 단독콘서트가 불과 일주일 전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긴 여운 속에서 지금도 허우적 거리고 있다.

입대한 지훈을 위해 남은 겨울이 더 춥지 않기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나의 덕질이 널 이롭게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