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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 아티스트

by Balbi


핑계 같지만 10월의 마지막 날은 일부러 글쓰기를 하지 않았다. 10월의 마지막 날만 되면 수없이 들려오는 그 노래로 뭔가를 더 추억해야 하는 특별한 날 같아서, 그러한 특별함을 무시하고 평범한 하루일뿐이라고 넘기고 싶었다. 11월이 시작되며 2024년을 마무리 한다는 마음으로 좀 더 차분히 글쓰기에 집중하려 했지만 첫날부터 덕질로 그러한 다짐이 지켜지지 못했다.


11월 1일. 그동안 특별한 의미 없는 평범한 하루였다.

오랜 시간 덕질하고 있는 아티스트의 데뷔 34주년 이라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라이트하게 그의 음반을 모으고 노래를 듣는 정도에 머물고 있던 덕질이 작년부터 시작된 리베란테 덕질로 인해 아주 조금 깊이 있어지며, 내년 35주년엔 꼭 그의 콘서트에 가야겠다는 다짐으로 다시 애정을 쌓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 덕질이라는 것! 왜 영역이 확장되는 것일까?

오래전에는 덕질의 대상이 한정적이었다. 내가 관심 있는 하나의 대상에만 관심이 갔었는데 지금은 범위가 확장되고 있음을 느낀다. 악기의 경우도 하나의 악기 연주자에게만 관심이 생기는 게 아니고 각 악기별 최애 연주자가 생기며 그들에 대한 팬심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 소셜 미디어 등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가 급증했다. 관심 있는 분야나 대상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진 덕분에 많은 정보를 빠른 시간 안에 취득할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나하나 알아갈수록 관심 분야와 대상에 더 깊이 빠지고 애정이 생겨난다.


이제는 영화, 드라마뿐 아니라 웹툰, 웹소설, 유튜버, 인플루언서, 게임 캐릭터, 스포츠 스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덕질 대상이 등장하고 있다. 미디어가 다양해지면서 팬들이 좋아하는 대상을 찾고 빠져들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많아졌다. 과거에는 연예인이나 유명인을 덕질하는 것이 주를 이루었지만, 요즘은 덕질 대상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게 변했다. 덕질이 더 이상 연예인이나 특정 콘텐츠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는 즐거움’으로 인식되고 있다.


덕질을 통해 취미 이상의 성취감을 느끼고, 일상 속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정서적 위로를 받는다. 특히 덕질 대상이 연예인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 스포츠, 취미 분야로 확장되면서 팬들은 자신이 진정으로 열정을 느끼는 대상을 자유롭게 덕질하며, 이 과정에서 자아실현과 만족감을 느낀다.


최근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새싹 아티스트를 알게 되어 그에 대한 팬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덕통사고’라고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갑작스레 빠지게 되어 덕질을 한다지만 나름의 이유를 분석해보면 분명 시작된 계기가 있다. 섬세한 그의 연주에 매료된 그때부터다. 언제 또 그의 섬세한 연주를 들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어서 아쉬움이 가득하지만 지금보다 더 성장할 그에게 마음을 담아 응원한다.


11월 달은 일 년 열두 달 중 가장 쓸쓸함이 묻어나는 달이었다. 크리스마스가 있고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는 12월은 휘황찬란하고 화려하게 느껴지는 것과 대비되어 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젠 그 쓸쓸함이 덜 느껴질 것 같다. 11월 1일. 오랜 아티스트와 새싹 아티스트의 데뷔일과 생일이라니! 쓸쓸함을 잊게 하는 덕질. 덕질이 우리를 빛나게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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