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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최고의 공연

by Balbi


#1.

단독콘서트가 지난주였다니 믿기지 않는다. 한 달 정도 훅 지나간 느낌이다. 매번 공연의 끝은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여운으로 허우적거린다. 11/9~10일 이틀간 있었던 공연이지만 첫날 하루만 다녀왔다. 콘서트는 올콘(모든 콘서트 관람)이 진리고 내가 안간 공연이 최고라더니 역시……. 그 말은 사실이었다.


지훈(리베란테)의 군 입대 이후 세 명의 멤버만 참여하는 단독 콘서트였다. 지난 6월에 팬콘서트가 있었기에 무리 없이 잘 진행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공연의 성격이 달라서인지 공연을 준비하는 멤버들 개개인은 큰 스트레스를 받는듯했다. 이것은 아티스트의 입장.


팬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공연이 기다려지기는 했지만, 그동안의 공연 전 설레고 떨렸던 마음이 느껴지지 않아서 왜지? 라는 물음이 떠오르게 했다. 4인의 완전체 무대가 그립고 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그러했던듯하다. 공연 전 공연이 잘 진행될 거라는 생각이 있었을 뿐 설렘이 없었기에 공연을 대하는 나의 자세와 마음은 무방비 상태였다.


그러나 공연이 시작되고 7~8분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들이 이 공연을 어떠한 마음으로 준비했고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오롯이 느껴졌다. 그들을 애정하는 마음은 변함없으나 무대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아서 였는지 감동은 그 어느 때보다 컸으며 그들의 실력이 한 단계 더 앞으로 나갔음에 흥분되고 기특했다.


내가 안간 공연이 최고라더니 둘째 날은 리더 지훈이 마지막 앵콜 무대에 아주 잠깐, 깜짝 등장함으로 이번 콘서트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 주었다. 너무나 큰 함박웃음을 짓는 그들의 모습에 행복하다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마음은 전달되는 것이기에 이 행복을 함께 나누고 즐기려 자꾸 공연장을 찾게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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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난 목요일 3학년 시작과 함께 학교 오케스트라에 들어가 바이올린을 하고 있는 둘째의 첫 오케스트라 공연이 있었다. 학교의 규모가 작으니 오케스트라의 규모도 정말 작다. 아이들이 각자 개인레슨을 받는 것도 아니고 학교에서의 악기 수업으로 합주를 한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했고 기대도 없었다.


둘째는 학교에서 보내준 까만 셔츠와 조끼, 까만 바지까지 올 블랙으로 챙겨 입으니 멋있었다. 머리까지 잔머리 없이 단정하게 빗어 넘겨 핀을 꽂으니 그 모습이 전문 연주자 같았다. 아침 등교와 함께 리허설을 한 아이들은 공연 전 몇 주 간은 저녁 6시까지 연습을 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불평 없이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이 기특했다.


공연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주기 위해 서둘러 학교로 향했다. 리허설 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공연에 집중하며 연주를 들으니 기대 이상으로 잘한다. 기대가 없었기에 그렇게 들렸을까? 25명 남짓 소수의 아이들과 객원 멤버로 함께 참여한 선생님들 덕분에 연주는 풍성했다. 공연이 맘에 들었는지 둘째는 졸업 때까지 쭉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겠단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큰 무대에서의 경험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무대에 섰을 때 친구들의 환호와 열띤 응원에 아이는 큰 힘을 얻는 듯 했고, 큰 공연을 잘 끝냈을 때의 성취감과 자신감은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속에 늘 품고 있는 문장 중 하나는 ‘마음을 다하되 기대는 하지 말 것’

모든 인생살이에 다 적용되는 문장이다.

기대하지 않았던 두 공연은 인생 최고의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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